결초보은 시장의 숨은 보석, 오 대추 닭강정에서 맛보는 달콤한 추억 한 조각, 보은 여행 맛집

보은으로 향하는 길, 굽이치는 산길을 따라 차창 밖 풍경은 점점 짙은 녹음으로 물들어갔다. 목적지는 오로지 하나, 오래전부터 벼르고 별렀던 ‘오대추 닭강정’이었다. 충청북도 보은은 예로부터 대추의 고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 그 명성에 걸맞게 대추를 활용한 닭강정은 어떤 맛일까? 설렘과 기대감이 뒤섞인 채, 나는 결초보은 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 활기 넘치는 상인들의 목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형형색색의 농산물과 먹거리들이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나는 오직 닭강정만을 생각하며 곧장 가게를 찾아 나섰다. 멀리서도 한눈에 띄는 간판, “오대추 닭강정”이라는 큼지막한 글씨가 나를 반겼다. 과 에서 보았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하얀색 간판에 검은색 글씨로 쓰여진 상호는 정갈하면서도 한눈에 들어왔고, 간판 옆에는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포장 주문도 용이해 보였다.

가게 안은 생각보다 아담했다. 에서 보았던 것처럼, 한쪽 벽면에는 닭강정 상자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고, 그 앞으로는 포장을 기다리는 손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테이블이 몇 개 놓여 있어, 매장에서 바로 맛볼 수도 있었지만, 나는 포장을 선택했다. 갓 튀겨져 나온 닭강정을 들고, 따뜻한 햇살 아래 벤치에 앉아 맛보는 상상을 하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와 에서 보았던 메뉴판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순살 닭강정(보통맛, 매운맛, 간장맛)과 순살 후라이드, 그리고 반반 메뉴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었다. 고민 끝에, 나는 가장 기본인 순살 닭강정 보통맛을 주문했다. 대추의 풍미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과 에서처럼 칠판에 손글씨로 적힌 메뉴도 정감 있었다.

주문 후, 닭강정이 나오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리 전화로 주문해두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나는 출발 전 미리 전화 주문을 해두었다. 덕분에, 가게에 도착하자마자 따끈따끈한 닭강정을 받아들 수 있었다. 에서처럼 포장 비닐봉투를 받아 들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코를 찌르는 달콤한 냄새에 나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켰다.

결초보은 시장 근처, 잠시 차를 세울 만한 곳을 찾아 닭강정 포장 상자를 열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닭강정, 그 위에는 잘게 부순 견과류와 대추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에 있던 메뉴 사진과 거의 흡사한 모습이었다. 젓가락으로 닭강정 한 조각을 집어 입으로 가져갔다.

바삭! 경쾌한 소리와 함께 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닭고기는 브라질산이라고 들었지만, 잡내 하나 없이 쫄깃하고 부드러웠다. 닭강정 양념은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은은한 대추 향이 느껴졌다. 과하지 않은 단맛 덕분에,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었다. 맵지 않아 아이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닭강정 한 조각, 한 조각을 음미하며 보은의 풍경을 눈에 담았다. 파란 하늘, 뭉게구름, 그리고 초록빛으로 가득한 산들, 그 모든 풍경이 닭강정의 맛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듯했다. 에서 보았던 결초보은 시장의 정겨운 모습과 에서 보았던 현대적인 계산대의 모습이 묘하게 어우러져,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어느새 닭강정 한 상자를 뚝딱 비워냈다. 양이 꽤 많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바삭한 튀김옷과 촉촉한 닭고기, 그리고 달콤한 대추 양념의 조화는 가히 환상적이었다. 닭강정을 다 먹고 난 후에도, 입안에는 은은한 대추 향이 오랫동안 맴돌았다.

충남 공주에서 드라이브 겸 보은으로 닭강정을 사러 온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거짓이 아니었다. 만석 닭강정을 10대 때부터 즐겨 먹었다는 사람의 평처럼, 오대추 닭강정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맛이었다. 식어도 맛있다는 평처럼, 남은 닭강정은 다음 날 아침까지 든든하게 책임져 주었다.

보은에 다시 방문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다음번에는 꼭 넉넉하게 포장해와서, 가족들과 함께 오대추 닭강정의 맛을 나누고 싶다. 그때는 보은대추 막걸리도 함께 곁들여, 더욱 풍성한 만찬을 즐겨야겠다. 과 처럼 가게 내부는 소박하지만, 그 맛은 절대 소박하지 않다.

보은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오대추 닭강정을 맛보기를 추천한다. 결초보은 시장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맛보는 닭강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소중한 추억 한 조각으로 기억될 것이다. 달콤한 대추 향이 가슴 깊이 스며드는 그 맛,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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