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 그거 별거 아닌데, 가끔은 묘하게 용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특히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맛집은 괜히 주눅 들 때가 있는데, 오늘은 그런 걱정 없이 든든하게 몸보신할 수 있는 곳을 발견했다. 바로 계양구 장기동에 자리 잡은 장기리추어탕이다. 아라뱃길을 따라 드라이브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이 곳, 왠지 모르게 끌리는 이름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문을 열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오늘의 혼밥도 성공을 외치며!
넓찍한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올려다보니, 2층 건물 전체가 식당이었다. 외관에서부터 느껴지는 넉넉함이랄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졌다. 1층은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는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어르신들이나 다리가 불편한 분들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세심한 배려가 느껴지는 곳은 왠지 음식 맛도 좋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샘솟는다.

2층으로 올라가니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자리와 좌식 자리가 모두 마련되어 있어서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혼자 온 나는 창가 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초록빛 논밭 풍경이 정말 평화로웠다. 저 멀리 계양역도 보이는 것이, 위치가 조금 외진가 싶었는데 오히려 이런 한적함이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메뉴는 추어탕을 기본으로 추어튀김, 돈까스, 칼국수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추어탕을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한 메뉴가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혼자 왔으니 추어탕(12,000원)과 추어튀김 소(9,000원)를 주문했다. 가격은 예전에 비해 조금 오른 것 같지만,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겠지. 그래도 맛만 있다면야!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겉절이 김치, 깍두기, 다진 마늘, 청양고추, 쌈장, 그리고 풋고추까지 푸짐하게 차려졌다. 특히 겉절이 김치가 정말 예술이었다. 젓갈 향이 은은하게 풍기는 것이,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다. 깍두기도 시원하고 아삭해서 추어탕과의 조합이 기대됐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어탕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뽀얀 국물 위에는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시래기가 숨어 있었다. 국물 한 숟갈을 떠서 맛보니, 정말 진하고 걸쭉했다. 미꾸라지를 곱게 갈아 넣었는지 뼈도 하나 없이 부드러웠다.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국물 맛이 일품이었다.
테이블에 놓인 다진 마늘과 청양고추를 듬뿍 넣고, 들깨가루도 아낌없이 뿌렸다. 얼큰하고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밥 한 공기를 말아서 깍두기 하나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쌀쌀한 날씨에 뜨끈한 추어탕 국물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느낌이었다. 마치 보약 한 그릇을 마시는 듯한 기분이었다.

추어튀김도 기대 이상이었다. 보통 추어튀김은 잘게 썬 미꾸라지를 튀겨서 내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특이하게도 고추 안에 미꾸라지를 넣어 튀겨서 내왔다. 바삭한 튀김옷 안에 숨어있는 미꾸라지의 고소함과 고추의 매콤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튀김옷도 느끼하지 않고 바삭해서 정말 맛있었다. 추어탕과 함께 먹으니 더욱 든든했다.
혼자였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오히려 창밖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롭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당 직원분들도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혼밥족에게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른들 입맛에 딱 맞는 곳이라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한쪽에는 커피와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었다. 따뜻한 치커리차 한 잔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했다. 식사 후 여유롭게 차를 마실 수 있다는 점도 장기리추어탕의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장기리추어탕, 혼밥하기에도 좋고 가족 외식 장소로도 손색없는 곳이다. 진한 추어탕 국물과 맛있는 밑반찬, 그리고 평화로운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아라뱃길 근처에 갈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총평:
* 맛: ★★★★★ (진하고 걸쭉한 추어탕 국물이 일품. 추어튀김도 굿!)
* 분위기: ★★★★☆ (넓고 쾌적한 공간. 창밖 풍경이 아름답다.)
* 혼밥 지수: ★★★★★ (혼자 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 1인 식사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 가성비: ★★★☆☆ (가격은 조금 있지만, 맛과 양을 고려하면 괜찮은 편.)
* 재방문 의사: 100% (다음에는 부모님 모시고 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