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으로 향하는 길, 왠지 모르게 뜨끈한 국물이 당기는 날이었다. 혼자 떠나는 드라이브였기에, 부담 없이 혼밥 할 만한 곳을 물색하던 중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이 있었으니. 바로 고즈넉한 한옥에서 추어탕을 즐길 수 있다는 “춘향골”이었다. 무안 맛집이라는 타이틀에 걸맞은 곳일까? 반신반의하며 핸들을 꺾었다.
네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니, 정말 그림 같은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붉은 벽돌이 깔린 길 양 옆으로는 푸릇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었고, 그 길 끝에는 기와지붕을 얹은 한옥 한 채가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함이 감돌았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주변 경관이 정말 아름다웠다. 연못에는 연잎이 떠 있었고, 정원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장식들이 놓여 있었다.
주차를 하고 천천히 한옥으로 걸어갔다. 나무 문을 열자, 은은한 나무 향이 코 끝을 간지럽혔다. 에서 봤던 신발 벗는 곳에 가지런히 놓인 신발들이 정갈한 느낌을 더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밖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더 아늑하고 따뜻한 공간이 펼쳐졌다. 삐걱거리는 나무 마루 소리가 정겹게 느껴졌다. 혼자 왔음에도 전혀 어색함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메뉴는 단 두 가지, 추어탕과 메기탕. 잠시 고민했지만, 첫 방문이니만큼 대표 메뉴인 추어탕을 주문했다. 벽에 붙은 메뉴판 참고)에는 추어탕 가격이 11,000원으로 적혀 있었다. 최근에 가격이 오른 듯했지만, 맛만 있다면야 괜찮았다. 메뉴를 주문하고 나니, 사장님 부부께서 정겹게 맞아주셨다.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 듯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음식을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정갈한 반찬들이 하나 둘씩 놓였다. 과 9에서 볼 수 있듯이, 반찬은 소박했지만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멸치볶음, 김치, 나물 등 익숙한 반찬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집밥 같은 따뜻함이 느껴졌다. 특히 튀긴 마늘쫑 같은 반찬은 독특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어탕이 나왔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국물은 진하고 걸쭉했으며, 미꾸라지의 향긋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숟가락으로 한 입 떠먹으니, 입 안 가득 퍼지는 깊고 풍부한 맛! 텁텁하지 않고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미꾸라지를 갈아 넣은 덕분에 국물이 정말 진했다.
밥 한 공기를 통째로 말아 후루룩 먹으니, 순식간에 뚝배기가 비워졌다. 솔직히 말해서, 반찬은 평범한 수준이었지만 추어탕 자체가 워낙 훌륭했기에 모든 것이 용서됐다. 예전에 이쑤시개가 나왔다는 리뷰가 있어 살짝 걱정했지만,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깔끔하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아까와는 또 다른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따뜻한 햇살 아래 한옥 지붕이 더욱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과 10에서 볼 수 있듯, 한옥 내부는 앤티크한 가구들로 꾸며져 있었다. 겉모습뿐만 아니라 내부 인테리어도 훌륭했다. 천장의 나무 기둥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했다.
무안cc에서 라운딩을 마친 후 방문하기에도 좋은 위치였다. 실제로 골프복을 입은 손님들도 꽤 있었다.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았는데, 부모님이나 외국인 손님을 모시고 오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 속에서 한국의 전통적인 맛을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혼자 밥을 먹는 동안, 사장님 부부께서 따뜻하게 말을 걸어주셨다. 혼자 여행 왔냐고 물어보시며, 무안의 다른 볼거리도 추천해주셨다. 덕분에 더욱 즐거운 혼밥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따뜻한 관심이 큰 힘이 된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춘향골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특별한 경험이었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맛있는 추어탕을 먹으며, 잠시나마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를 즐길 수 있었다. 무안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다음에는 얼큰한 메기탕과 미꾸라지 튀김, 그리고 구기자 동동주에도 도전해봐야겠다.
돌아오는 길,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졌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무안 춘향골, 혼자여도 괜찮은 곳, 맛과 분위기 모두를 만족시키는 곳. 전남 무안 지역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