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지역 숨은 보양 맛집, 산마루에서 찾은 인생 염소탕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워지는 날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음식이 있다. 어린 시절, 몸이 으슬으슬하고 기운이 없을 때면 어머니는 곰탕이나 설렁탕을 끓여주시곤 했다. 뽀얀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를 얹어 먹으면 온 몸에 따스한 기운이 퍼져 나가는 듯했다. 어른이 된 지금,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는 없지만, 그와 비슷한 따스함과 위로를 주는 음식을 찾아 나섰다. 고창 어딘가에 숨겨진 보양 맛집, ‘산마루’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사실 염소 요리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다. 특유의 향 때문에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산마루’는 직접 염소를 기르는 곳이라고 하니, 왠지 모를 믿음이 갔다. 직접 기른 염소로 요리한다면 신선도는 물론, 잡내를 잡는 비법 또한 남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들었다.

가게는 한적한 도로가에 자리 잡고 있었다. 화려한 간판이나 세련된 인테리어는 아니었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오히려 편안하게 다가왔다. 마치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이랄까. 낡은 듯 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외관에서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내공이 느껴졌다. 넓은 주차장은 넉넉하게 차들을 품고 있었고, 드문드문 보이는 손님들의 모습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은은하게 풍기는 염소탕의 향이 코끝을 간지럽혔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역한 냄새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구수하고 깊은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테이블은 이미 몇몇 손님들로 채워져 있었다. 대부분 연세가 지긋하신 어르신들이었는데, 탕 그릇을 앞에 두고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정겹게 느껴졌다. 마치 고향에 온 듯 푸근한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감쌌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살펴보니 염소전골, 염소탕, 염소수육 등 다양한 염소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염소전골을 주문했다. 1인분에 18,000원이라는 가격은 시골 치고는 다소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보양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직접 기른 염소라는 점이 가격에 대한 믿음을 더했다. 특(特)으로 주문하여 푸짐하게 즐기기로 했다.

주문이 끝나자, 밑반찬들이 하나 둘 테이블 위를 채웠다. 풋고추, 오이소박이, 깍두기, 갓김치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다. 특히 짱아찌는 짭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마치 할머니가 손수 만들어 주신 듯한 소박한 맛에 정겨움이 느껴졌다.

드디어 염소전골이 모습을 드러냈다. 큼지막한 냄비 가득 담긴 전골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깻잎과 부추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큼지막한 염소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붉은 양념장과 다진 마늘이 얹어져 있어 강렬한 비주얼을 자랑했다. 냄비가 끓기 시작하자, 매콤하면서도 고소한 향이 코를 찔렀다.

전골이 어느 정도 끓자, 직원분이 오셔서 먹기 좋게 손질해 주셨다. 큼지막한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주고, 깻잎과 부추를 섞어주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맛을 볼 차례. 국물부터 한 입 떠먹어보니, 깊고 진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염소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추운 날씨에 언 몸을 녹여주기에 충분했다.

고기는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웠다. 씹을수록 고소한 육즙이 흘러나왔고, 깻잎과 부추의 향긋함이 풍미를 더했다. 특히 양념장에 찍어 먹으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는 맛이었다.

염소고기는 칼슘이 풍부하고 몸이 냉한 사람에게 좋다고 한다. 보양식이라는 말에 걸맞게, 먹을수록 몸에 활력이 넘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으니, 마치 운동을 한 것처럼 온몸이 개운해졌다.

전골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볶음밥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남은 국물에 밥과 김치, 야채를 넣고 볶아주니, 또 다른 별미가 탄생했다. 볶음밥은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냄비 바닥에 눌어붙은 밥은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최고였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냄비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보양식을 먹은 듯한 만족감이 밀려왔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염소탕과 수육도 꼭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산마루’는 맛, 가격,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직접 기른 염소로 요리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다. 염소 특유의 잡내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고창에서 맛있는 염소 요리를 맛보고 싶다면, ‘산마루’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든든하게 채워진 배만큼이나 마음도 따스해졌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때면, 앞으로 ‘산마루’를 찾아야겠다. 그곳에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정겨운 분위기와 따뜻한 인심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푸짐하게 담긴 염소 전골의 모습
신선한 채소와 넉넉한 염소 고기가 어우러진 염소 전골
보글보글 끓고 있는 염소탕
깊고 진한 국물 맛이 일품인 염소탕
젓가락으로 집어 올린 염소 고기
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이 살아있는 염소 고기
뚝배기에 담겨져 나오는 염소탕
뜨끈한 국물에 몸보신 제대로 되는 염소탕 한 그릇
수육 한 접시
야들야들한 수육과 신선한 채소의 조화
정갈하게 담겨진 밑반찬
어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정갈한 밑반찬들
염소탕에 밥을 말아 한 입 가득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염소탕 한 그릇
볶음밥으로 마무리
전골의 마무리는 역시 볶음밥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