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오늘따라 왠지 모르게 칼칼한 국물이 당기는구먼.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예전에 손녀딸이 “할머니, 요즘 쌍리단길이 핫하다는데 한번 가보실래요?”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르지 뭐유. 젊은 애들 노는 데를 내가 뭣하러 가나 싶었지만, 새로운 동네 구경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을 겸, 용기를 내서 길을 나섰슈.
골목길을 요리조리 헤매다 보니, 낯선 풍경 속에 숨어있는 보석 같은 식당 하나가 눈에 띄었어라. 이름하여 ‘완니’. 간판부터가 범상치 않더니,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이야… 여기가 정말 한국 맞아? 싶더라니까. 은은한 조명 아래 이국적인 소품들이 놓여 있는데, 마치 내가 동남아 어느 작은 식당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지 뭐유.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보니, 세상에, 처음 보는 음식 이름들이 가득하더라고. 똠양꿍, 팟타이, 아롱사태 쌀국수… 뭘 골라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지. 옆 테이블에서 뿜빠뽕 커리를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나도 모르게 침이 꼴깍 삼켜지더구먼. 결국, 며느리가 추천해준 똠양꿍 하나랑, 손주 녀석들이 좋아할 만한 아롱사태 쌀국수를 시켰어.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디어 똠양꿍이 나왔어. 새빨간 국물에 새우랑 버섯, 채소가 듬뿍 들어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입맛이 확 도는 거 있지. 국물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이야…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이잖아! 새콤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아주 기가 막히더라니까. 톡 쏘는 레몬그라스 향이 코를 간지럽히고, 칼칼한 고추의 매운맛이 입안을 얼얼하게 만드는 것이,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

아롱사태 쌀국수는 또 어떻고. 뽀얀 국물에 야들야들한 아롱사태가 듬뿍 올라가 있는데, 국물 맛이 어찌나 깊고 진한지,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이 절로 나더라니까. 쌀국수 면도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후루룩후루룩 계속 입으로 들어가. 아롱사태는 입에서 살살 녹고, 국물은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것이, 정말 보약이 따로 없더라고.

옆 테이블에서 뿜빠뽕 커리를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자꾸 눈길이 가더라고. 부드러운 게 튀김에 코코넛 밀크와 커리가 어우러진, 보기만 해도 군침이 싹 도는 비주얼이었어. 다음에는 꼭 뿜빠뽕 커리를 먹어봐야겠다고 다짐했지.

음식을 먹는 동안, 젊은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음식 설명도 해주시고, 맛은 괜찮은지 물어봐주시는데, 이야… 정말 친절하시더라. 덕분에 더 기분 좋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어. 가게 안은 오픈 키친이라, 음식 만드는 모습도 직접 볼 수 있었는데, 위생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에 더욱 믿음이 갔지.

솔직히 말하면, 팟타이는 조금 아쉬웠어. 기대했던 것만큼 특별한 맛은 아니었고, 약간 심심한 느낌이 들었거든. 그래도 다른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서, 팟타이의 아쉬움은 금세 잊혀졌지. 다음에는 다른 메뉴를 시켜서 먹어봐야겠어.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는데,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이, 정말 행복하더라고. 쌍리단길에 이런 맛집이 숨어있었다니, 이제라도 알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젊은 사람들만 가는 곳인 줄 알았는데, 나처럼 나이 든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곳이었어.
집에 돌아와서 손주들에게 자랑했더니, 자기도 데려가 달라고 난리야. 조만간 손주들 데리고 다시 한번 가야겠어. 그때는 뿜빠뽕 커리 꼭 먹어봐야지! 혹시 쌍리단길에 갈 일 있으면, 완니에 꼭 한번 들러봐.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외식 장소로도 정말 좋을 것 같아. 가게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으니, 가족끼리 오붓하게 식사하기에 딱이지. 동남아 음식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방문해 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네. 특히, 저처럼 고향의 맛을 그리워하는 분들이라면, 완니에서 꼭 한번 식사해보시길 바라요. 분명 따뜻한 추억을 떠올리게 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