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의 맛이 살아 숨 쉬는 봉화, 청국장 단 하나의 메뉴로 승부하는 노포 맛집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영주 부석사를 찾았다. 아름다운 고찰의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 채 한참을 거닐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 있었다. 문득, 예전에 지인이 추천해줬던 봉화의 청국장집이 떠올랐다. 부석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고 했으니, 늦은 점심을 해결하기에 딱 좋을 듯했다. 봉화 지역 맛집이라고 했던가.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따라 차를 몰아 5km 정도 들어가니, 마치 숨겨진 보석처럼 아담한 식당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간판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풍겨져 나오는 정겨운 분위기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안으로 들어섰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식당 내부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었다. 테이블 몇 개가 놓인 작은 공간이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더욱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벽 한쪽에는 직접 담근 된장, 간장, 고추장을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는데, 그 모습에서 이곳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과 정성이 느껴졌다. 메뉴는 단 하나, 순두부 청국장이었다. 메뉴 선택의 고민 없이 곧바로 주문을 하고 나니, 곧이어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순두부, 그리고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청국장의 모습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과 순두부, 그리고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청국장의 모습

쟁반 위에 소담하게 담겨 나온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갈하고 신선했다. 특히 아삭한 콩나물은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고, 푹 익은 감자조림에서는 어릴 적 할머니가 해주시던 따뜻한 손맛이 느껴졌다. 젓가락을 멈출 수 없을 만큼 맛있는 반찬들이었다. 곧이어 순두부가 나왔다. 몽글몽글한 순두부에 양념간장을 살짝 뿌려 먹으니,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순두부만으로도 충분히 훌륭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청국장이 뚝배기에 담겨 나왔다. 자글자글 끓는 소리와 함께 코를 찌르는 듯한 청국장 특유의 향이 식욕을 자극했다. 뚝배기 안에는 청국장과 두부가 가득 들어 있었는데, 그 푸짐한 양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숟가락으로 크게 한술 떠서 맛을 보니, 짜지 않으면서도 깊고 진한 구수함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콩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했고, 부드러운 두부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청국장과 두부가 듬뿍 들어간 뚝배기의 모습
청국장과 두부가 듬뿍 들어간 뚝배기의 모습

나는 밥을 비벼 먹기 전에, 먼저 청국장 자체의 맛을 음미했다. 흔히 청국장 하면 떠오르는 쿰쿰한 냄새는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대신 깊고 구수한 향이 코를 즐겁게 했다. 콩은 푹 익어 부드러웠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두부 역시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한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청국장과 두부, 이 두 가지 재료만으로 이렇게 깊은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제 밥을 비벼 먹을 차례. 커다란 그릇에 밥을 담고, 청국장과 밑반찬들을 듬뿍 넣은 후, 고추장을 살짝 더해 쓱쓱 비벼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청국장의 구수한 맛과 밑반찬의 다채로운 풍미가 스며들어, 입 안에서 황홀한 맛의 향연이 펼쳐지는 듯했다. 특히 콩나물의 아삭한 식감과 감자조림의 달콤 짭짤한 맛이 청국장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쉴 새 없이 숟가락을 움직이며,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워냈다.

뚝배기 가득 담긴 청국장을 숟가락으로 떠올리는 모습
뚝배기 가득 담긴 청국장을 숟가락으로 떠올리는 모습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의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입맛에는 맞는지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모습에서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식당은 다소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지만, 그 덕분에 더욱 조용하고 한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산과 밭이 펼쳐져 있어,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은 단돈 7,000원이었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이렇게 푸짐하고 맛있는 청국장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게다가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사용한다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아주머니는 식당에서 직접 담근 청국장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장모님께서 워낙 청국장을 좋아하셔서 콩을 따로 구매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청국장을 만드는 듯한 풍경
전통적인 방식으로 청국장을 만드는 듯한 풍경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따뜻한 햇살 아래, 배부른 배를 두드리며 잠시 주변을 산책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다 보니,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봉화는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이 어우러진, 힐링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봉화 고향집식당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가득한 곳이었다.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먹던 따뜻한 밥상처럼, 소박하면서도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은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특히 짜지 않고 구수한 청국장은, 그동안 내가 먹어왔던 청국장과는 차원이 다른 깊은 맛을 자랑했다.

식당 내부의 정겨운 모습
식당 내부의 정겨운 모습

나는 이곳을 단순한 식당이 아닌, 고향의 따뜻한 정과 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봉화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봉화의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보시길 바란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차에 몸을 실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오늘 하루의 행복했던 기억들을 곱씹었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정이 가득했던 봉화에서의 시간은, 오랫동안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특히 고향집식당에서 맛보았던 청국장의 깊고 구수한 맛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내 미각을 자극하며, 봉화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비오는 날, 식당 외부에서 바라본 풍경
비오는 날, 식당 외부에서 바라본 풍경

봉화는 내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마음의 고향과 같은 곳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곳. 나는 앞으로도 종종 봉화를 찾아, 잊고 지냈던 고향의 정취를 느끼고, 삶의 여유를 되찾고 싶다. 그리고 그때마다 고향집식당에 들러, 변함없는 맛과 정을 느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

집으로 돌아온 후에도, 청국장의 여운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문득 청국장이 또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내일 당장 봉화로 다시 떠나고 싶다는 충동을 느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잠을 청했다. 다음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봉화 여행을 떠나, 고향집식당에서 맛있는 청국장을 함께 먹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빨갛게 양념된 콩나물 무침 반찬
빨갛게 양념된 콩나물 무침 반찬

봉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고향집식당을 방문해보세요. 분명 최고의 선택이 될 것입니다. 단, 둘째, 넷째 일요일은 휴무이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식당에서 직접 담근 청국장도 구매해보세요. 집에서도 봉화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봉화 맛집, 고향집식당에서 잊지 못할 미식 경험을 하시길 바랍니다.

메뉴 가격표
메뉴 가격표 (2024년 기준 가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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