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마당 한가운데 멍석 깔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장어 구워 먹던 추억이 있지. 그 시절 그 맛을 잊지 못해, 장어만 보면 괜스레 마음이 설레고 입에 침이 고이곤 한다니까. 며칠 전부터 왠지 모르게 몸도 찌뿌둥하고 기운도 없는 게, 영락없이 장어 생각이 간절하더라고.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꼭 장어를 먹으러 가야겠다!’ 결심했지.
송파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하남에 꽤나 유명한 장어집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길을 나섰다. 서하남 IC를 빠져나오니, 멀리서도 큼지막한 간판이 한눈에 들어오더라. 2층 건물 전체가 식당인데, 어찌나 웅장한지 마치 궁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어. 주차장도 널찍하니, 차 대기도 얼마나 편하던지. 역시, 맛집은 주차장부터 다르다니까.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정육식당처럼 운영되는 시스템이 눈에 띄었어. 싱싱한 장어가 1층에 쫙 깔려 있는데, 어찌나 큼지막하고 힘이 넘치던지! 5만원대부터 10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장어를 직접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 마치 내가 어부라도 된 듯, 제일 싱싱하고 튼실한 놈으로 골라봤지.
장어를 고르고 2층으로 올라갔더니, 넓고 깔끔한 식당 내부가 눈에 들어왔어.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고, 천장에 매달린 환풍시설도 튼튼해 보여서, 연기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더라. 군데군데 보이는 창문으로는 바깥 풍경도 감상할 수 있어서, 답답함 없이 탁 트인 느낌이었어.

자리에 앉으니, 직원분께서 숯불을 가져다주셨어. 활활 타오르는 참숯을 보니, 벌써부터 군침이 싹 도는 거 있지. 상차림비는 1인당 4천원인데, 쌈 채소부터 시작해서 깻잎 장아찌, 샐러드, 쌈무, 생강 채, 마늘, 쌈장까지, 아주 푸짐하게 차려지더라고. 특히 깻잎 장아찌는 짜지도 않고 향긋하니, 장어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장어가 불판 위에 올라갔어. 두툼한 장어 살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하며, 코를 찌르는 고소한 냄새하며… 아, 정말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던가! 직원분들이 능숙한 솜씨로 장어를 구워주시니, 나는 편안하게 젓가락만 들고 기다리면 돼.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잘 익은 장어 한 점을 깻잎 장아찌에 싸서 입에 넣으니… 아, 정말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이더라.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어찌나 고소하고 담백한지! 쌈 채소에 싸서 마늘, 생강 채 듬뿍 넣어 먹어도 정말 꿀맛이야. 특히, 장어 특유의 느끼함을 생강 채가 잡아주니, 질리지 않고 계속 먹을 수 있겠더라.

장어를 정신없이 먹다 보니, 문득 장어탕 맛도 궁금해지더라고. 하지만, 이미 배가 너무 불러서 장어탕은 포기하고, 대신 잔치국수를 시켜봤어. 멸치 육수가 어찌나 진하고 시원하던지, 느끼한 속을 싹 가라앉혀 주는 게, 정말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더라.

배불리 먹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8명이서 술까지 실컷 마셨는데 50만원 정도밖에 안 나왔더라고. 장어 퀄리티에 비하면 정말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해. 다음에는 가족들이랑 다 같이 와서 몸보신 제대로 해야겠다 싶었지.
참, 여기는 대중교통으로는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둔촌 주공 재건축이 완료되면 지하철 연장도 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아올 수 있겠네. 그리고 주차장도 넓고 대리 부르기도 편해서,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딱 좋을 것 같아. 골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성대 CC에서 라운딩하고 와도 좋고!

오랜만에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 몸에 활력이 넘치는 게 느껴지더라. 역시, 장어는 나에게 최고의 보양식이야. 하남까지 찾아간 보람이 있었어.
다음에 또 몸이 찌뿌둥하거나 기운이 없을 때, 주저 없이 풍천장어를 찾아갈 것 같아. 그때는 꼭 장어탕도 먹어봐야지. 혹시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장어가 땡긴다면, 이번 주말에 하남으로 드라이브 한번 떠나보는 건 어때?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이고, 이 맛은 꼭 봐야 하는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