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양구, 그 첩첩산중에 자리한 작은 동네. 도시의 번잡함과는 거리가 먼, 정겹고 푸근한 인심이 느껴지는 곳이지요. 며칠 전,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함께 양구에 다녀왔는데, 잊을 수 없는 맛집을 하나 발견했답니다. 바로 “수영감자탕”이라는 곳인데, 이야기가 어찌나 구수하고 맛깔스러운지, 지금부터 풀어놓을까 합니다.
양구에 도착하자마자 친구 녀석이 배고프다며 난리를 치는 통에,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친구가 어릴 적부터 자주 갔었다는 감자탕집으로 향하게 되었어요. 사실 감자탕은 흔한 음식이지만, 왠지 모르게 친구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에 이끌려 발걸음을 옮겼죠.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와 함께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찌르더군요. 아, 이 냄새! 마치 어릴 적 할머니 댁에 가면 풍겨오던 정겨운 냄새와 비슷했어요.

벽에 붙어 있는 메뉴판을 보니, 감자탕 가격이 참 착하더군요. 요즘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데, 이런 가격에 감자탕을 맛볼 수 있다니! 저희는 세 명이서 감자탕 ‘대’자를 시켰습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소주도 한 병 시켰죠. 감자탕에는 역시 소주 아니겠어요? 메뉴판 옆에는 전화번호와 함께, “음식가지고 장난 않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는데, 왠지 모르게 믿음이 갔습니다. 요즘 세상에 저렇게 솔직하게 써붙이는 집은 드무니까요.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어요. 김치, 깍두기, 양파절임 등 소박하지만 정갈한 반찬들이었는데, 하나같이 맛깔스러워 보였습니다. 특히 깍두기는 어찌나 시원하고 아삭한지, 감자탕이 나오기도 전에 몇 개를 집어먹었는지 몰라요.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감자탕이 나왔습니다. 큼지막한 냄비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 감자탕의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어요. 돼지 등뼈 위에 듬뿍 올려진 시래기와 깻잎, 그리고 팽이버섯이 어우러져 정말 먹음직스러워 보였습니다. 특히 양구에서 유명하다는 시래기가 듬뿍 들어간 것이 눈에 띄었는데, 시래기 특유의 구수한 향이 식욕을 자극하더군요. 사진으로 봤을 땐 평범해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그 양이 어마어마했어요.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 감자탕을 보니, 저절로 침이 꼴깍 넘어갔습니다. 국자로 국물을 한 숟갈 떠서 맛을 보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진하고 깊은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줬어요. 돼지 뼈에서 우러나온 깊은 육수에, 시래기의 구수한 맛이 더해져 정말 환상의 조화를 이루더군요. 텁텁하지 않고 개운하면서도 깔끔한 맛이, 딱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돼지 등뼈에 붙어 있는 살코기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젓가락으로 살짝만 건드려도 뼈에서 쏙 빠져나왔습니다. 살코기를 시래기에 싸서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더군요. 잡내 하나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정말 훌륭했습니다. 특히 시래기는 어찌나 부드러운지, 마치 실크처럼 입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렸어요.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딱 그 맛이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며 감자탕을 먹으니, 이야기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어릴 적 추억부터 시작해서, 요즘 사는 이야기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었죠. 맛있는 음식과 좋은 친구들이 함께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더군요.

감자탕을 다 먹고 난 후에는, 볶음밥을 빼놓을 수 없겠죠? 남은 국물에 밥과 김가루, 야채를 넣고 볶아주는데, 그 냄새가 어찌나 고소한지! 볶음밥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어요.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을 긁어먹는 재미도 쏠쏠했죠. 정말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까지 싹싹 긁어먹었답니다.
수영감자탕은 늦은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덕분에, 저희처럼 늦게 도착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죠.

수영감자탕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덧 어둑어둑해졌더군요. 하늘에는 별들이 반짝이고,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습니다. 양구의 밤은 도시의 밤과는 달리,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였어요.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양구에서 맛본 수영감자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시골 할머니가 정성껏 차려주신 밥상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맛이었죠. 양구에 다시 가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서 감자탕 한 그릇 뚝딱 해치우고 와야겠습니다. 혹시 양구에 가실 일이 있다면, 수영감자탕에 꼭 한번 들러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속이 다 편안해지는,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아, 그리고 사장님께서 어찌나 친절하신지, 마치 오랜 단골손님처럼 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다음에 또 방문하겠다고 약속하고 가게 문을 나섰네요. 양구는 정말 정겨운 곳이에요. 수영감자탕 덕분에 더욱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