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숨은 보석, 부산 수미식당에서 맛보는 제철 해산물의 향연 (부산진역 맛집)

오랜만에 평일 낮, 쨍한 햇살이 쏟아지는 날이었다. 문득 싱싱한 회가 너무나 간절해졌다. 마치 보물찾기라도 하듯, 스마트폰 지도를 켜고 좁은 골목길을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다 낡은 벽돌 건물에 붉은 글씨로 큼지막하게 쓰인 “秀味”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드디어 찾았다! 바로 오늘 나의 미각을 황홀하게 해줄 부산진역 맛집, 수미식당이다.

겉모습부터가 범상치 않았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벽돌 외관과 빛바랜 간판은 이곳이 숨겨진 내공을 지닌 곳임을 짐작게 했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보이는 식당 내부는 정갈하게 정리된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 있었다. 마치 오랜 친구 집에 방문한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예상대로 정겨운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수미식당 외부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秀味’ 간판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인근 동구청 직원분들이 많이 찾는 듯했다.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나는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보았다. 메뉴는 매일 바뀌는 듯, 벽에 붙은 칠판에 ‘오늘의 메뉴’가 적혀 있었다. 바지락국, 청국장, 시락국 등 익숙하면서도 정겨운 이름들이 눈에 띄었다. 순간 고민했지만, 오늘의 목표는 ‘회’였기에, 사장님께 제철 회를 부탁드렸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 위를 채워나갔다. 콩나물 무침, 김치, 톳나물, 멸치볶음 등 집에서 먹는 듯한 소박한 반찬들이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톳나물의 짭짤하면서도 바다 향이 느껴지는 맛이 일품이었다. 하나하나 맛을 음미하며 메인 메뉴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정갈한 밑반찬
어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정갈한 밑반찬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철 회가 등장했다. 얇게 썰린 회는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그날그날 시장에서 가장 좋은 제철 생선을 가져오신다고 한다. 내가 방문한 날은 도다리와 밀치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셨다.

젓가락으로 도다리 한 점을 집어 입에 넣으니, 입안 가득 퍼지는 은은한 단맛과 쫄깃한 식감이 환상적이었다. 신선한 재료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특별한 맛! 밀치 역시 찰진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수미식당의 회는 ‘선어회’ 스타일이라 더욱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윤기가 흐르는 도다리, 밀치회
입안에서 살살 녹는 제철 도다리와 밀치회.

사장님께서 알려주신 팁대로, 깻잎에 회 한 점 올리고, 마늘과 쌈장을 살짝 얹어 먹으니, 그 맛은 더욱 풍성해졌다. 깻잎의 향긋함, 마늘의 알싸함, 그리고 쌈장의 감칠맛이 회의 신선함과 어우러져 최고의 맛을 만들어냈다.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며, 순식간에 회 한 접시를 비워냈다.

회를 다 먹어갈 때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꼴뚜기(호래기) 한 접시를 내어주셨다. 갓 잡아 올린 듯, 싱싱한 꼴뚜기는 젓가락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꿈틀거렸다. 초장에 살짝 찍어 입에 넣으니, 톡톡 터지는 식감과 함께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정말 꿀맛이었다!

싱싱한 꼴뚜기(호래기)
사장님의 인심이 느껴지는 싱싱한 꼴뚜기 서비스.

수미식당에서는 계절마다 다양한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봄에는 도다리, 여름에는 하모, 가을에는 전어, 겨울에는 대방어 등 사계절 내내 신선하고 맛있는 해산물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사장님께서 직접 통영에서 공수해온 하모를 손질하는 모습은, 그 정성과 자부심을 느끼게 했다.

뿐만 아니라, 수미식당은 점심시간에 제공되는 백반도 인기가 많다. 특히 바지락국은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 맛이 일품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꼭 점심시간에 방문해서 바지락국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깻잎에 싸 먹는 회
향긋한 깻잎에 싸 먹는 회는 그야말로 환상의 조합!

수미식당의 또 다른 매력은 푸짐한 인심과 따뜻한 분위기다. 나이 지긋하신 사장님 부부는 친절하고 푸근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혼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장님 덕분에 전혀 어색하지 않고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저녁 시간에는 술을 즐기시는 손님들이 많아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한다. 조용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다면, 점심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한, 메뉴에 가격이 적혀 있지 않으니, 주문 전에 사장님께 가격을 문의하는 것이 좋다.

신선한 해산물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지는 해산물.

수미식당은 부산진역 1번 출구에서 가까운 골목길에 위치해 있다. 찾기 쉽지 않은 곳에 있지만, 한 번 방문하면 그 맛과 분위기에 매료되어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어설픈 자갈치 시장 횟집보다 훨씬 훌륭한 맛과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 문을 나서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다음에 또 오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그 따뜻한 인사에, 나는 왠지 모르게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 단순한 식당을 넘어, 정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곳. 바로 수미식당의 매력이다.

수미식당 내부
정갈하고 깔끔한 식당 내부.

오늘 나는 수미식당에서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따뜻한 정과 맛있는 음식으로 가득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부산진역 근처에서 맛있는 횟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수미식당을 방문해보자.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수미식당 외부 전경
밤에 더욱 빛나는 수미식당의 간판.

수미식당 방문 Tip:

* 그날그날 제철 해산물 메뉴가 다르므로, 방문 전에 전화로 문의하는 것이 좋다.
* 점심시간에는 백반, 저녁시간에는 회와 해산물 안주를 즐길 수 있다.
* 가성비를 중시하는 사람보다는, 신선한 재료와 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 혼자 방문해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골목길에 위치해 있으므로, 주차는 다소 어려울 수 있다.

다양한 밑반찬
매일 조금씩 바뀌는 다양한 밑반찬.
생선구이
겉바속촉 생선구이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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