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숨은 보석, 경주 라멘 맛집에서 만난 인생 백호면

경주에 볼일이 있어 나선 길, 왠지 모르게 뜨끈한 국물이 간절하더라고. 그래, 오늘은 라멘이다! 싶어서 근처 맛집을 찾아봤지. 숱한 검색 끝에 내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바로 ‘대호당’이라는 라멘집이었어. 이름부터가 왠지 모르게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했지. 황리단길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 안에 숨어있다니, 이런 곳이야말로 진짜 경주 로컬 맛집 아니겠어?

가게 앞에 다다르니, 쨍한 하늘 아래 노란색 작은 건물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일본식 기와지붕까지 얹혀 있으니,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잠시 헷갈릴 정도였어. 가게 입구에는 빨간색 어닝이 덮여있고, 그 아래 가지런히 놓인 의자들이 왠지 모르게 정겹게 느껴졌어.

대호당 외부 전경
대호당 외부, 일본식 가옥을 연상시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침 가게 바로 근처에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올 수 있었지. 차에서 내리자마자 풍겨오는 꼬숩한 라멘 냄새에 발걸음이 저절로 빨라지더라. ‘OPEN’이라고 쓰인 네온사인 불빛이 어찌나 반갑던지! 나무로 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날 감싸 안는 것 같았어.

점심시간이 살짝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웨이팅은 없었어. 키오스크가 놓여 있어서, 그걸로 주문을 하면 되는 시스템이더라. 메뉴를 쭉 훑어보니,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했어. 다 맛있어 보이는걸 어떡해!

키오스크 메뉴 화면
다양한 라멘 메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키오스크

고민 끝에, 이곳의 대표 메뉴라는 ‘백호면’을 하나 시키고, 매콤한 게 땡겨서 ‘적호면’도 하나 추가했지. 혹시 양이 부족할까 싶어 사이드 메뉴도 하나 시킬까 했지만, 일단 라멘 맛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어.

가게 내부는 아담했는데, 4인 테이블이 두 개 정도 있고, 나머지는 다찌석으로 되어 있더라. 혼자 온 손님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분위기라 좋았어. 나는 다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았지. 테이블 위에는 휴대폰 무선 충전기도 있더라. 사장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부분이었어.

주문을 마치고, 반찬은 셀프라는 안내에 따라 직접 가져왔어. 깔끔하게 정리된 반찬 코너에는, 라멘과 곁들여 먹기 좋은 단무지와 김치가 준비되어 있었지. 라멘 먹을 때 김치 없으면 섭섭하잖아?

셀프 반찬 코너
깔끔하게 준비된 셀프 반찬 코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라멘이 나왔어. 뽀얀 국물에 차슈, 계란, 김, 파 등이 듬뿍 올라간 백호면의 비주얼은 정말이지 예술이었지.

백호면
뽀얀 국물이 인상적인 백호면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봤는데, 이야… 진짜 곰탕처럼 뽀얗고 깊은 국물이 속까지 따뜻하게 해주는 거 있지. 돼지 뼈로 우려낸 육수라고 하는데, 잡내는 하나도 없고, 정말 깔끔하고 담백했어.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사골국처럼,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맛이었어.

면도 얼마나 쫄깃쫄깃한지, 후루룩후루룩 면치기 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면에 국물이 쫙 배어 있어서, 면만 먹어도 정말 맛있었어. 차슈는 또 어떻고. 야들야들 부드러운 차슈가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을 거야.

같이 시킨 적호면은, 백호면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어. 맵찔이인 나에게는 살짝 매콤했지만, 맛있게 매운 정도라 계속 땡기더라. 매운 라멘 좋아하시는 분들은 꼭 한번 드셔보시길!

라멘에 올라간 반숙 계란도 정말 훌륭했어. 노른자가 어찌나 촉촉한지, 입에 넣으니 스르륵 녹아 없어지는 것 같았어. 라멘 국물에 톡 터뜨려 먹으니, 고소함이 두 배가 되더라.

라멘 속 반숙 계란
촉촉한 반숙 계란은 라멘의 풍미를 더해준다.

사실, 처음에 라멘이 나왔을 때는 양이 좀 적어 보이는 듯했는데, 먹다 보니 은근히 배가 부르더라. 그래도 혹시나 싶어, 밥 한 숟갈만 달라고 부탁드렸지. 남은 국물에 밥 말아 먹으니, 이야… 이거 완전 꿀맛이잖아! 국물이 맛있으니, 밥을 말아도 맛있는 건 당연한 건가.

워낙 정신없이 먹어서, 순식간에 라멘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어. 정말이지,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어버렸지 뭐야.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면서, 왠지 모르게 든든해지더라.

계산을 하려고 보니, 가격도 정말 착하더라.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격으로 이렇게 훌륭한 라멘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감동이었어. 사장님 인심도 좋으시고, 음식 맛도 최고고, 가격도 착하고… 여기는 정말 경주 숨은 맛집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거야.

다음에 경주에 또 오게 된다면, 무조건 다시 들러야겠다고 다짐했어. 그때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지. 츠케멘도 맛있다고 하던데…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지네.

대호당 입구
따뜻한 분위기의 대호당 입구

혹시 경주 여행 가시는 분들, 황리단길에서 맛있는 거 뭐 먹을까 고민하지 마시고, 경주 라멘 맛집 ‘대호당’에 꼭 한번 들러보세요.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제가 아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참, 그리고 여기 사장님, 일본에서 라멘 유학까지 다녀오신 라멘 장인이라고 하시더라. 역시, 그냥 맛있는 게 아니었어.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라멘, 꼭 한번 맛보시길!

대호당 메뉴 안내
가게 앞에 세워진 메뉴 안내판

아, 그리고 가게가 골목 안에 있어서 찾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 지도 잘 보고 가셔야 해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