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바깥 바람이나 쐬볼까 하고 나섰던 길이었어. 목적지도 없이 핸들을 잡고 동네를 휘젓고 다니다가, 문득 울릉도 생각이 간절해지더라고. 푸른 바다 내음이 코끝을 간지럽히는 듯하고, 갓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이 입 안에서 맴도는 것 같았지. “에라 모르겠다, 울릉도 맛을 찾아 떠나보자!” 그렇게 맘먹고 부릉부릉 시동을 걸었지.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찍고 달리는데,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거 있지.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도 어찌나 정겹던지. 논밭 옆으로 기차가 지나가는 풍경을 보니 어릴 적 소풍 가던 기억도 새록새록 떠오르고 말이야.

드디어 목적지에 가까워졌는지, 푸른 바다 대신 푸릇한 논밭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드넓게 펼쳐진 평야를 보고 있자니 마음까지 탁 트이는 기분이었지. 저 멀리 보이는 정자는 마치 그림 속 한 장면 같았어.

꼬불꼬불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드디어 목적지인 울릉도 맛집이 눈에 띄었어. 순환로에서 살짝 벗어난 골목길에 자리 잡고 있어서, 처음에는 ‘이런 곳에 식당이 있을까?’ 싶었지. 하지만 왠지 모르게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이 들면서 기대감이 샘솟기 시작했어.
가게 앞에 차를 대려니 마땅한 주차 공간이 없더라고. 뭐, 이런 노포 맛집들은 원래 주차가 쉽지 않으니 익숙한 일이지. 골목 어귀에 차를 조심스레 세워두고, 드디어 식당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딸랑~” 정겨운 종소리가 울리면서,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어. 문을 열고 들어서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박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지. 화려하진 않지만, 정겹고 따뜻한 분위기가 마음을 사로잡았어.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라 그런지, 다행히 테이블은 여유가 있었어.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앉으니, 따뜻한 보리차가 먼저 나왔어.
메뉴판을 보니, 여러 가지 정식 메뉴들이 눈에 띄었어.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기본인 ‘울릉도 정식’을 주문했지. 역시 이런 곳에선 기본 메뉴를 먹어봐야 그 집의 진짜 실력을 알 수 있는 법이거든.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울릉도 정식이 눈앞에 펼쳐졌어.

반찬 가짓수가 어찌나 많던지, 쟁반 가득 빈틈없이 차려진 모습에 입이 떡 벌어지고 말았어.
갓 지은 윤기 자르르한 쌀밥에, 구수한 된장찌개, 그리고 갖가지 정갈한 반찬들… 정말 시골 할머니 댁에서 밥 먹는 듯한 푸근한 느낌이 들었어.
먼저 된장찌개부터 한 숟갈 떠먹어 봤지.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깊고 진한 된장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는데, 정말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바로 그 맛이었어. 어찌나 구수하고 맛있던지, 밥에 쓱쓱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고.
반찬들도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느껴졌어. 짭짤한 깻잎 장아찌는 밥도둑이 따로 없고, 아삭아삭한 오이소박이는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였지. 특히 기억에 남는 건,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인 톳나물 무침이었어. 바다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게, 정말 울릉도에서 갓 잡아 올린 톳으로 만든 것 같았어.
밥 한 숟갈, 반찬 한 입 번갈아 먹다 보니, 어느새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워냈지. 워낙 인심이 좋으셔서, 밥을 더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시더라고. “인심 한번 후하시네!” 배는 불렀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서 어찌 욕심이 안 나겠어. 밥 한 공기를 더 부탁드려서, 남은 반찬들과 함께 깨끗하게 비워냈지.
밥을 다 먹고 나니, 사장님께서 따뜻한 숭늉을 가져다주셨어. 구수한 숭늉으로 입가심을 하니, 속이 다 편안해지는 기분이었지. 정말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은 것 같아서, 배도 부르고 마음도 따뜻해졌어.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시더라고. “맛있게 드셨어요?” 하고 물어보시는 모습에, 괜히 마음이 뭉클해졌어.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고향 생각도 나고, 너무 좋았어요.” 하고 진심을 담아 말씀드렸지.
식당을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발걸음이 가벼워지는 기분이었어. 맛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따뜻한 인심을 느껴서 그런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분명 행복한 기분이었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득 4년 전 울릉도를 여행했던 기억이 떠올랐어. 그때도 배가 너무 고픈 상태였는데, 우연히 들른 식당에서 따뜻한 밥 한 끼를 얻어먹었던 적이 있었거든.

그때 그 식당 사장님도 정말 친절하셨는데, 오늘 방문한 식당 사장님도 못지않게 따뜻한 분이셨어. 역시 울릉도 사람들은 인심이 좋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
다음에 또 울릉도 음식이 생각날 때, 주저 없이 이 식당을 찾을 것 같아. 그때는 꼭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와서, 이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누고 싶어.
혹시 여러분도 정겨운 집밥이 그리울 때, 혹은 울릉도의 맛을 느끼고 싶을 때, 이 숨은 맛집을 한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려요. 분명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아참, 가게가 골목 안에 있어서 찾기 힘들 수도 있으니, 네비게이션을 꼭 켜고 가시는 걸 잊지 마세요! 그리고 주차는 골목 들어가기 전에 미리 해두시는 게 편할 거예요.

돌아오는 길에는 근처에 있는 다리도 한번 건너봤어.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하면서도 시원한 기분이 들었지.

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울릉도 정식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어.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나는, 그런 따뜻한 밥상이었지. 다음에 꼭 다시 가서, 그 푸근한 인심과 맛있는 음식을 다시 한번 느껴봐야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