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에 짐을 빼러 딸아이와 함께 공주에 가게 된 날. 6월의 뜨거운 햇볕이 얄미울 정도로 쏟아지더라고. 짐을 대충 정리하고 나니 시원한 게 너무 땡겼어. 딸아이도 나도 동시에 냉면! 을 외쳤지. 어디가 좋을까 고민하다가, 딸아이가 예전에 친구들이랑 맛있게 먹었던 냉면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면옥’으로 향했어.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더라.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테이블이 몇 군데 안 치워져 있어서 살짝 당황했어. 혹시 문 닫았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사장님께서 이모님들이 퇴근해서 혼자 하신다고 하시더라. 왠지 모르게 정감 가는 분위기였어. 기다리는 동안 메뉴판을 쓱 훑어봤지.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고민될 땐 역시 기본이지! 나는 물냉면, 딸아이는 비빔냉면을 시켰어. 만두도 하나 시켜볼까 하다가, 일단 냉면 맛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지.
드디어 냉면 등장!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냉면 비주얼이 아주 깔끔했어.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냉면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육수가 정말 깔끔하다고 강조하시더라고. 살얼음이 동동 띄워진 냉면은 아니었지만, 육수 한 모금 들이켜보니 정말 깔끔하고 개운한 맛이었어. 면발도 너무 차갑지 않아서 좋았고, 쫄깃하면서도 질기지 않아서 딱 내 스타일이었지. 식초나 겨자를 넣지 않고 그대로 먹어도 간이 딱 맞았어.
딸아이의 비빔냉면도 맛을 봤는데, 고소하면서도 감칠맛이 살아있는 비빔장이 정말 맛있더라. 딸아이도 나도 정신없이 비빔냉면을 흡입했지.

사장님께서 작은 국그릇에 냉육수를 따로 내어주시는데, 비빔냉면을 어느 정도 먹다가 육수를 부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더라. 마치 맛있는 라면 국물 마시듯이 계속 숟가락이 갔어.
사실 별 기대 없이 그냥 검색해서 간 집이었는데, 오랜만에 딸아이와 나 모두 만족한 냉면집이었어.
다른 테이블 보니까 만두도 많이들 시키는 것 같더라고. 다음에는 만두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어. 혼자 와서 만두 먹는 사람들을 위해 1인분에 2개만 주문도 가능하다니, 혼밥러들에게도 희소식이지?

회냉면도 맛있다는 평이 많던데, 매콤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딱일 것 같아. 나는 워낙 깔끔한 물냉면을 좋아해서 다음에도 물냉면을 먹겠지만, 회냉면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긴 해.
아, 그리고 여기 면을 직접 뽑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런지 면에서 메밀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면이 질기지 않아서 좋았어. 양도 꽤 많아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지.
사장님도 정말 친절하셔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어. 내가 사진 찍는 걸 보시더니, 만두도 서비스로 주시겠다고 하시더라. 이미 배가 너무 불러서 정중하게 거절했지만, 정말 감사했어.
가게는 약간 낡은 느낌이 있지만, 그게 오히려 더 정겹게 느껴졌어. 마치 어릴 적 동네 냉면 맛집에 온 것 같은 기분이랄까?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건 조금 아쉬웠지만, 맛있는 냉면으로 모든 게 용서됐지.
다만, 구도시에 위치해서 주차가 조금 불편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것 같아. 가게 앞에 있는 도로에 주차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을 수도 있으니 말이야.

참고로, 여름에는 냉면만 주문이 가능한 것 같아. 내가 갔을 때는 설렁탕이나 소머리곰탕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냉면 못 먹는 사람들은 다른 메뉴를 시켜도 괜찮을 것 같아.
솔직히 말해서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깔끔하고 시원한 육수, 쫄깃한 메밀면,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까지, 모든 게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기분 좋게 냉면 한 그릇 뚝딱 해치울 수 있는 곳이야. 공주에 갈 일 있다면, 특히 더운 여름날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어.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혹시 계피 향에 민감한 사람들은 참고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육수에 계피 향이 살짝 나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더라고. 나는 부산 밀면을 좋아해서 그런지, 계피 향이 거부감 없이 느껴졌어. 오히려 더 맛있게 느껴졌지.
냉면 위에 올라가는 고명으로 해초가 들어가는 것도 특이했어. 나는 미역국을 별로 안 좋아해서 처음에는 좀 거부감이 들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냉면 맛을 전혀 방해하지 않더라. 그냥 무 맛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
나오는 길에 커피 자판기가 있었는데, 아쉽게도 작동이 안 되더라. 커피 한 잔 뽑아 마시고 싶었는데.
우리면옥, 공주 냉면 맛집으로 인정! 다음에도 공주에 갈 일 있으면 꼭 다시 들러야겠어. 그땐 꼭 만두도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사장님, 서비스로 만두 못 먹은 거 잊지 않으셨죠? 다음에 가면 꼭 챙겨주세요!
혹시 공주에서 냉면 맛집 찾는다면, 주저 말고 우리면옥으로 고고! 시원한 냉면 한 그릇 먹고 더위 날려버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