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그 이름만 들어도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는 도시. 오래된 기억 속 풍경처럼, 잔잔한 그리움이 스미는 곳이다. 충청감영이 자리했던 관아공원, 그 푸른 숨결이 감도는 곳에 숨겨진 작은 보석 같은 공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름하여 ‘예반72’. 수제 돈가스의 깊은 맛을 품고 있다는 그곳으로, 나는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점심시간, 11시 30분쯤 도착했음에도 이미 몇몇 테이블은 손님으로 채워져 있었다. 아담한 공간, 테이블은 대략 다섯 개 남짓. 붐비는 시간대를 피하려면 서둘러야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던 터라, 다행히 기다림 없이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테이블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니, 은은한 조명 아래 아늑하고 정갈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창밖으로는 관아공원의 싱그러운 풍경이 어렴풋이 비쳐, 잠시나마 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쫀득한 자연산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다는 치즈 모듬카츠, 육즙 가득한 제주도야지 안심카츠, 수량 한정이라는 특카츠… 쉽게 결정하기 어려웠다. 잠시 망설인 끝에,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제주도야지 안심카츠를 주문했다. 왠지 이 곳에서는 제주도의 푸른 바람과 흑돼지의 풍미가 어우러진 특별한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문을 마치고 잠시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물수건과 함께 작은 컵에 담긴 깨가 나왔다. 고소한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나무 봉으로 깨를 곱게 갈아 소스에 섞으니, 눅진하면서도 풍부한 향이 더욱 깊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주도야지 안심카츠가 눈앞에 나타났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튀김옷, 핑크빛 속살을 드러낸 안심, 그리고 정갈하게 담긴 밥과 반찬들.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돈가스 한 점을 조심스레 집어 들었다. 젓가락 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함,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조화가 느껴졌다. 튀김옷은 얇고 바삭했으며, 고기는 육즙을 가득 머금고 있었다.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씹히는 안심의 감촉과 함께 풍부한 육즙이 터져 나왔다. 이것이 진정한 ‘겉바속촉’이구나!
함께 제공된 녹차 소금은 신의 한 수였다. 짭짤하면서도 은은한 녹차 향이 돈가스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깔끔한 뒷맛을 선사했다. 와사비를 살짝 올려 먹으니, 알싸한 풍미가 더해져 돈가스의 맛을 한층 끌어올렸다.

돈가스와 함께 나온 샐러드는 신선한 채소와 상큼한 드레싱이 어우러져 입안을 깔끔하게 정돈해 주었다. 깍두기는 아삭한 식감과 적당히 익은 맛이 일품이었고, 돈가스의 느끼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밥과 반찬은 부족하면 얼마든지 더 제공해 준다는 친절한 안내에 마음까지 풍족해지는 기분이었다.
음식을 음미하는 동안, 가게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4 테이블밖에 없는 작은 공간이라, 금세 웨이팅이 생겼다. 역시, 맛있는 곳은 어떻게든 소문이 나는 법인가 보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직원분께서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맛있게 드셨어요?” 짧은 인사였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따뜻함에 기분 좋게 답례했다.
예반72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오랫동안 기억될 특별한 경험이었다. 맛있는 음식, 아늑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 이 모든 것이 완벽하게 어우러져 깊은 만족감을 선사했다.

충주에서 돈가스를 먹고 싶다면, 망설임 없이 예반72를 추천하고 싶다. 제주도 흑돼지의 풍미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안심카츠는 물론, 다른 메뉴들도 분명 훌륭한 맛을 선사할 것이다. 단, 테이블이 많지 않아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12시 이전에 방문하거나, 조금 늦은 점심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일까.
최근 안림동에도 예반72가 오픈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에서는 저녁 시간까지 영업을 한다고 하니, 돈가스와 함께 시원한 맥주 한잔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안림동 지점을 방문하여 또 다른 맛과 분위기를 경험해 봐야겠다.
충주에서의 짧은 미식 여행, 예반72는 내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바삭한 튀김옷 속 촉촉한 육즙, 은은한 녹차 소금의 향, 그리고 따뜻한 미소로 맞아주던 직원분들의 친절함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던 그곳에서, 나는 행복한 미식의 순간을 만끽했다. 충주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예반72는 반드시 다시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그 맛과 향, 그리고 따뜻한 기억을 잊지 못할 것 같다.

돌아오는 길, 관아공원을 잠시 거닐었다. 푸른 나무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예반72에서 느꼈던 행복한 기분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충주의 숨겨진 맛집, 예반72. 그곳은 단순한 돈가스 가게가 아닌, 맛과 감동, 그리고 추억을 선물하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어쩌면 맛이라는 것은 단순히 미각으로 느끼는 감각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 음식을 먹는 순간의 분위기, 함께하는 사람, 그리고 그곳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모두 어우러져 하나의 완전한 경험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예반72에서의 돈가스는, 내게 그런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충주를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 창밖으로 스치는 풍경들을 바라보며 예반72에서의 기억을 곱씹었다. 다음에 충주에 방문할 때는 꼭 특로스가츠를 먹어봐야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그 맛있는 돈가스를 나누고 싶다.

충주 지역명의 작은 돈까스 가게에서 맛본 행복. 그 기억을 안고, 나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는 언제나 예반72의 따뜻한 온기가 남아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