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침이 싹 도는 의왕시 석기사랑 부대찌개, 추억이 방울방울 맺힌 맛집 기행

어릴 적, 꼬깃꼬깃 용돈을 쥐고 달려가던 그 동네 분식집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맛과 정으로 뭉쳐진 곳이 있다. 바로 산본과 의왕 사이, 그 경계선 어름에 자리 잡은 “석기사랑” 이라는 곳이지. 옛날 이름은 “석기정”이었다는데, 이름이야 뭐가 중요하랴. 15년 넘게 이어진 나의 단골집, 오늘은 그 진한 부대찌개 맛보러 발걸음을 옮겨봤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예전 오락기 있던 자리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푸근한 사장님의 인상이 반긴다. “아이고,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따스함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옛날에는 사장님께서 아이들을 참 좋아하셔서, 가게 한 켠에 게임용 컴퓨터 두 대나 놔두셨었다지. 초등학생 시절, 친구 손잡고 와서 외상으로 부대찌개도 맘껏 먹고 그랬는데. 세월이 참 덧없어라.

석기사랑 간판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석기사랑 간판. since 1965라니, 역사가 어마어마하다.

자리에 앉으니, 나무 상자에 담긴 티슈와 수저통이 눈에 띈다. 낡았지만 정갈한 모습이, 이 집의 오랜 역사를 말해주는 듯하다. 테이블에 앉아 곰곰이 메뉴를 훑어보니, 부대찌개 말고도 삼겹살도 꽤나 유명하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하지만 오늘은, 그 옛날 추억이 깃든 부대찌개를 맛보기로 굳게 다짐했으니, 다른 메뉴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겠다.

주문이 들어가자, 사장님은 능숙한 손놀림으로 밑반찬을 내어주신다. 콩나물 무침, 깍두기, 어묵볶음… 하나하나 맛깔스러운 것이, 역시 손맛 좋은 사장님 솜씨는 여전하구나 싶다. 특히, 잘 익은 깍두기는, 잊을 수 없는 이 집만의 비법이 담겨있는 듯, 묘하게 자꾸만 손이 간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부대찌개가 나왔다. 돌솥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러운지! 햄, 소시지, 두부, 김치, 그리고 이 집만의 특별한 재료인 냉이까지 푸짐하게 들어있다.

보글보글 끓는 부대찌개
돌솥 안에서 부대찌개가 끓는 모습은 정말이지 참기 힘들다.

국자로 찌개를 휘저으니, 향긋한 냉이 향이 코를 찌른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재료지만, 나는 이 냉이 덕분에 석기사랑 부대찌개를 잊을 수 없다. 냉이 특유의 쌉싸름한 향이, 부대찌개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한층 더 깊은 맛을 내는 것이다.

뜨끈한 국물 한 숟갈을 떠서 입에 넣으니, 온몸이 사르르 녹는 듯한 기분이다.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국물, 햄과 소시지의 짭짤함, 김치의 시원함, 그리고 냉이의 향긋함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옛날 엄마가 끓여주시던 그 맛 그대로다.

라면 사리도 빼놓을 수 없지.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을 후루룩 면치기하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때는 라면 사리 하나 더 추가하는 게 어찌나 큰 행복이었던지. 지금은 배부르게 먹고 싶은 만큼 먹을 수 있지만, 그때 그 시절의 설렘은 잊을 수가 없다.

밥 한 공기를 뚝딱 비우고, 깍두기 국물에 밥을 비벼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어릴 적에는 이 깍두기 국물에 밥 비벼 먹는 게 어찌나 맛있었는지. 지금도 그 맛은 변함이 없다.

냉이가 듬뿍 들어간 부대찌개
향긋한 냉이가 듬뿍 들어간 부대찌개. 이 집만의 비법이다.

배부르게 밥을 먹고, 사장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장님은 여전히 나의 세 남매 이름을 기억해주시고, 안부도 물어봐 주신다. 이런 따뜻한 정이, 내가 이 집을 15년 넘게 찾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계산을 하고 가게 문을 나서니, 어느덧 어둑한 밤이 되었다. 따뜻한 부대찌개 덕분에,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기분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문득 유학 시절, 아빠가 보내주셨던 냉동 부대찌개가 생각났다. 사장님께서 직접 얼려주신 부대찌개였다는데, 타지에서 맛보는 고향의 맛은, 그 어떤 음식보다 귀하고 소중했다.

석기사랑,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니다. 나의 추억과 정이 깃든 소중한 공간이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에서, 변치 않는 맛과 따뜻한 정을 이어가 주셨으면 좋겠다. 다음에는 회사 동료들과 함께 와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기울여야겠다.

테이블 풍경
정겨운 나무 상자 티슈 케이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아, 그리고 혹시 냉이 향을 싫어하는 분들이 있다면, 삼겹살도 괜찮은 선택일 거다. 부대찌개를 즐기지 않는 아이들과 함께 와도, 삼겹살이라면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참고로, 예전에는 “석기정”이라는 이름으로 오랫동안 운영해오셨는데, 최근에 “석기사랑”으로 상호가 변경되었다고 한다. 혹시 “석기정”을 검색하고 찾아오는 분들이 있다면, “석기사랑”으로 찾아오면 된다. 그리고 또 하나! 체인점도 생겼다고 하니, 혹시 다른 지역에 사는 분들이라면, 가까운 체인점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하지만, 이 본점만의 특별한 맛과 분위기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을 거다.

삼겹살 구이
다음에는 꼭 삼겹살을 먹어봐야지. 김치와 함께 구워 먹으면 정말 꿀맛일 듯하다.

아참, 예전만큼 양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글쎄… 내 생각에는 여전히 푸짐하다. 맛도 예전 그대로 변함없고 말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식당답게, 신뢰가 가는 곳이다.

오늘도 석기사랑에서, 맛있는 부대찌개와 함께 행복한 추억을 한 아름 안고 돌아간다. 의왕시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라.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푸짐한 부대찌개 한 상
밑반찬도 하나하나 맛깔스럽다. 특히 깍두기는 정말 최고!
냉이가 듬뿍 올라간 부대찌개
냉이와 라면의 조화. 상상만 해도 군침이 싹 돈다.
부대찌개 근접샷
보글보글 끓는 부대찌개. 햄, 소시지, 두부, 김치, 그리고 냉이까지 푸짐하게 들어있다.
각종 재료가 듬뿍 들어간 부대찌개
햄, 소시지, 김치, 냉이… 이 조합, 정말 칭찬해!
라면 사리 투하!
마무리는 역시 라면 사리! 꼬들꼬들하게 익은 라면은 정말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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