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콩국수를 즐겨 먹는 편은 아니다. 어릴 적 할머니가 맷돌로 곱게 갈아 만들어주시던 그 맛은 잊을 수 없지만, 밖에서 사 먹는 콩국수는 어딘가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았다. 콩 특유의 비린 맛이 느껴지거나, 너무 묽어서 밍밍하거나. 그래서 여름이 와도 콩국수 맛집을 찾아다니는 수고는 잘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SNS에서 우연히 용인에 있는 한 콩국수집 사진을 보게 됐다. 뽀얀 크림색 국물이 마치 라떼 같다는 후기가 눈에 띄었다. 콩국수를 라떼처럼? 도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게다가 ‘혼밥’하기에도 괜찮다는 정보에 솔깃했다.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콩국수라니, 이건 못 참지. 그렇게 나는 용인 콩게미로 향하는 차에 몸을 실었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콩국수만 있다면!

도착하니 예상대로 웨이팅이 있었다. 주차장은 꽤 넓었지만, 이미 차들로 가득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식당 입구에는 대기 등록을 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놓여 있었다. 내 앞에 70팀이나 있다니! 하지만 콩국수라는 메뉴 특성상 회전율이 빠르다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기다려 보기로 했다. 대기 공간에는 선풍기가 여러 대 설치되어 있었고, 시원한 얼음물도 준비되어 있었다.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졌다. 혼자 온 나는 잠시 차에 들어가 에어컨 바람을 쐬며 기다렸다.
45분쯤 지났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다가왔다는 알림이 떴다. 서둘러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키오스크에서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았다. 크림 콩국수와 까망 콩국수 중에 고민하다가, 둘 다 맛보고 싶어서 크림 콩국수를 선택했다. 만두도 하나 추가했다. 혼자 왔지만, 이 정도는 괜찮잖아?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온 나에게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오히려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혼밥의 어색함을 덜어주는 듯했다. 잠시 후, 내 번호가 화면에 떴다. 푸드코트처럼 직접 음식을 받아오는 시스템이었다. 쟁반에 크림 콩국수와 만두, 그리고 반찬으로 열무김치와 고추 장아찌가 함께 나왔다.

드디어 크림 콩국수를 맛볼 차례. 뽀얀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정말 크림처럼 부드러운 식감에 놀랐다. 콩의 입자가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마치 스프를 먹는 듯했다. 콩비린내는 전혀 없고,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왜 다들 ‘크림 콩국수’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았다. 면은 굵은 면이었는데, 콩국물과 잘 어울렸다. 쫄깃한 식감도 좋았다.
먹다 보니 살짝 느끼함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이때 고추 장아찌가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큼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었다. 열무김치도 깔끔하고 시원해서 콩국수와 잘 어울렸다. 콩국수에 고추 장아찌를 곁들여 먹는 건 처음이었는데, 정말 신의 한 수였다.

만두는 평범한 고기만두였지만, 콩국수와 함께 먹으니 든든했다. 만두피는 쫄깃했고, 속은 육즙이 가득했다. 혼자서 콩국수와 만두를 다 먹으니 배가 불렀다. 양이 적은 편은 아닌 듯했다.
다 먹고 난 후에는 퇴식구에 쟁반을 반납해야 한다. 모든 것이 셀프 서비스라는 점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맛있는 콩국수를 먹을 수 있다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까망 콩국수도 꼭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부모님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분명 좋아하실 것 같다.
용인 콩게미, 웨이팅이 길다는 점과 모든 것이 셀프 서비스라는 점은 아쉽지만, 콩국수 맛 하나는 정말 최고였다. 특히 크림처럼 부드러운 콩국물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분위기라, 앞으로 종종 찾게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밥 팁:
* 혼자 방문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다.
*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지만, 혼자 식사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 주문부터 음식 수령, 반납까지 모두 셀프 서비스다.
*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넉넉히 잡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 혼자서 콩국수와 만두를 시켜도 부담스럽지 않다.
총평:
* 맛: ★★★★★ (크림처럼 부드러운 콩국물은 정말 최고!)
* 가격: ★★★☆☆ (셀프 서비스임을 감안하면 살짝 비싼 느낌)
* 분위기: ★★★★☆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활기찬 분위기)
* 혼밥 지수: ★★★★☆ (혼자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곳)
재방문 의사: 100% (다음에는 까망 콩국수도 꼭 먹어봐야지!)

꿀팁:
* 오픈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대기 등록을 하는 것이 좋다. (10시 30분부터 포장 판매 시작)
* 주차장이 넓지만, 혼잡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 콩국물 포장 판매도 하고 있으니, 집에서도 콩게미 콩국수를 즐길 수 있다.
* 꿀스틱을 챙겨가서 면을 다 먹고 남은 콩국물에 넣어 먹으면 마치 라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