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영등포 시장 골목을 헤매었다. 화려한 불빛 아래 늘어선 상점들은 문을 굳게 닫았지만, 묘하게도 활기 넘치는 기운이 감돌았다. 마치 깊은 잠에 빠지기 전, 마지막 숨을 고르는 도시의 모습 같았다. 목적지는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한우 국밥집. 며칠 전부터 SNS에서 심심찮게 보이던 곳이라, 은근한 기대감을 품고 발걸음을 옮겼다.
영등포 시장역 4번 출구에서 나와 6분 정도 걸었을까. 3층 건물 전체를 사용하는 꽤 큰 규모의 식당이 눈에 들어왔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1층에는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는 망설임 없이 키오스크 앞으로 향했다. 메뉴는 한우 국밥 단 하나. 12,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한우’라는 두 글자에 홀린 듯 주문을 마쳤다.

자리에 앉자마자, 뜨겁게 김이 피어오르는 뚝배기가 눈 앞에 놓였다. 붉은 기름이 몽글몽글 떠 있는 국물 위로 송송 썰린 파가 넉넉하게 뿌려져 있었다. 마치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육개장과 흡사한 비주얼이었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휘저으니, 큼지막한 소고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인심 좋은 사장님의 넉넉한 손길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첫 맛은 익숙하면서도 깊었다. 집에서 먹던 육개장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한우 특유의 풍미가 은은하게 느껴졌다. 묵직하면서도 약간의 단맛이 감도는 국물은, 오랜 시간 푹 고아낸 듯 깊은 맛을 자랑했다. 시래기처럼 보이는 배추잎과 숭덩숭덩 썰어 넣은 무는, 국물의 시원함을 더했다. 콩나물이 없어 다소 아쉬웠지만, 배추잎과 무가 그 빈자리를 충분히 채워주었다.
소고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니,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했다. 한 입 베어 무니, 질기지 않고 부드럽게 씹혔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삶아낸 듯, 깊은 맛이 느껴졌다. 마치 고기를 좋아하는 자식들을 위해 아낌없이 재료를 넣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듯했다. 만 원이 넘는 가격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자랑했다.

함께 제공되는 깍두기와 김치 또한 훌륭했다. 깍두기는 적당히 익어 단맛과 감칠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아삭한 식감 또한 일품이었다. 국밥과의 궁합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김치는 무난했지만, 살짝 아쉬운 감칠맛은 깍두기가 완벽하게 보완해주었다. 깍두기, 김치 모두 경기미를 사용해서 그런지 밥 자체도 맛있다.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듯, 고소한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다양한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머리가 희끗한 노신사부터, 셔츠 차림의 직장인, 그리고 편안한 복장의 젊은이들까지. 모두 각자의 이유로 이곳을 찾았겠지만, 뜨끈한 국밥 한 그릇에 담긴 위로를 느끼고 있다는 점은 같아 보였다. 혼밥을 즐길 수 있는 바 형식의 자리도 마련되어 있어, 부담 없이 방문하기 좋았다. 실제로 혼자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2층은 손님들로 가득했다. 9시 이후에는 술 손님들이 많아 다소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 손님들이 꽤 많다는 것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몇몇 외국인들이 능숙한 젓가락질로 국밥을 먹고 있었다. 한류의 영향인지, 아니면 단순히 맛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국밥이라는 한국적인 음식이 외국인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이 신기했다.
이곳은 24시간 영업이라는 점 또한 큰 장점이다. 늦은 밤, 갑자기 뜨끈한 국밥이 생각날 때,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또한, 국밥 외에도 다양한 식사 메뉴와 수육 같은 안주 메뉴도 판매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영등포 뉴타운 지하 쇼핑몰 6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 또한 훌륭하다. 다만, 주차는 영남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3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층 혼밥 테이블 간 간격이 다소 좁아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키오스크 주문 방식이 어르신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키오스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몇몇 볼 수 있었다.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익숙한 것을 지켜나가는 것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1등급 한우를 사용하여 3일 동안 푹 고아 만든 국밥은, 깊고 진한 맛을 자랑한다. 푸짐한 건더기와 넉넉한 인심은,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워준다. 특히,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은, 술 마신 다음 날 해장으로도 제격이다. 실제로, 내가 방문했을 때에도, 아침부터 해장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덧 새벽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차가운 밤공기가 뺨을 스쳤지만, 뱃속은 뜨끈한 국밥 덕분에 따뜻했다. 늦은 밤, 영등포 시장에서 만난 한우 국밥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지친 하루를 위로해주는 따뜻한 선물과 같았다.
이곳은 영등포 맛집으로 오랫동안 명성을 이어온 곳이라고 한다. 2010년에는 국밥을 판매하여 3층 건물을 지었다고 하니, 그 맛과 서비스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맛집 목록에도 올라 있다고 하고, 2020년에는 생방송 투데이에서 우거지 한우 국밥으로 소개되기도 했다고 한다. 본점은 이곳 영등포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직영점은 역삼점, 논현점, 홍대입구점, 문래점 4곳을 운영하고 있다.
다음에는 순두부 국밥에 도전해봐야겠다. 순두부 국밥은 한우 국밥에 고기를 조금만 넣은 대신에 순두부를 넣은 메뉴라고 한다. 날계란도 하나 제공된다고 하니, 기호에 따라 넣어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만약 매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순두부 국밥을 추천한다.

진한 한우 국밥이 생각난다면, 육개장 스타일의 얼큰한 한우 국밥을 추천한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절여진 시래기와 고기가 듬뿍 담긴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속이 풀리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간간이 들러, 어르신들처럼 반주와 함께 국밥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한우 국밥. 풍부한 건더기와 넉넉한 고기는, 언제나 만족스러운 식사를 선사한다. 자극적인 간과 매콤함은, 입맛을 돋우고, 깍두기는 너무 맛있게 익어 리필은 필수다. 저녁에는 2층만 운영하며, 9시 이후에는 술 손님들이 많아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오늘도 맛나게 먹고 갑니다. 영등포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추천합니다. 24시간 영업이니, 언제든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습니다. 뜨끈한 국밥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