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여행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거다. 이번 하동 여행도 마찬가지였다. 북천 코스모스 메밀꽃 축제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지. 드넓은 들판에 펼쳐진 꽃들의 향연은 내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꽃밭을 거닐며 사진도 찍고, 벤치에 앉아 가을바람을 느끼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혼자 밥을 먹어야 했는데, 딱히 떠오르는 식당이 없었다. 그때 눈에 띈 곳이 바로 북천 전통시장 안에 자리 잡은 “북천식육식당”이었다. 왠지 정겨운 이름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겉모습은 소박했다. 간판 글씨는 조금 바랬지만, 그 모습에서 오랜 시간 이 자리를 지켜온 식당의 역사가 느껴졌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훨씬 깔끔한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이미 삼삼오오 모여 앉아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혼자 온 손님은 나뿐인 것 같아 살짝 어색했지만, 애써 태연한 척 빈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혼밥 레벨이 이 정도는 돼야 어디 가서 혼자 밥 좀 먹는다고 할 수 있지.
메뉴판을 보니 삼겹살, 목살 같은 구이류와 식사류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혼자 왔으니 구이는 좀 그렇고…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메뉴판 한켠에 큼지막하게 쓰여 있는 “산더미 야채오리 불고기”라는 메뉴에 시선이 멈췄다. 왠지 이 집의 대표 메뉴일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그래, 오늘은 산더미 오리불고기로 혼밥 도전을 해보는 거야!
“사장님, 산더미 오리불고기 1인분 되나요?” 조심스럽게 여쭤보니, 사장님은 흔쾌히 “그럼요! 혼자 오셨으니 양 많이 드릴게요!”라고 답해주셨다. 왠지 모를 친절함에 마음이 놓였다. 역시 혼밥은 맛도 중요하지만, 분위기도 중요하다는 사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산더미 오리불고기가 테이블 위에 놓였다. 맙소사! 정말 이름처럼 산더미처럼 쌓인 야채와 오리고기의 비주얼에 입이 떡 벌어졌다.

싱싱한 청경채와 향긋한 황금팽이버섯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그 아래에는 먹음직스러운 오리고기가 숨어 있었다. 얼른 불판 위에 올려 구워지기를 기다렸다.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와 함께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가 나의 식욕을 더욱 자극했다.
드디어 오리불고기가 어느 정도 익자, 젓가락을 들고 야채와 함께 크게 한 입 먹어봤다. 캬! 이 맛이야! 오리고기의 쫄깃함과 신선한 야채의 아삭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쌈으로 싸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일품이었다.

사장님은 직접 텃밭에서 기른 상추를 가져다주시며, “오늘 아침에 딴 싱싱한 상추예요. 많이 드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셨다. 싱싱한 쌈 채소는 아낌없이 리필해주시는 인심 덕분에 더욱 푸짐하고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 왔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오리불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남은 양념에 볶음밥을 해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사장님, 볶음밥 1인분 추가요!” 볶음밥을 주문하자, 사장님은 능숙한 솜씨로 밥과 김치, 김 가루, 참기름 등을 넣고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어주셨다. 불판에 눌어붙은 볶음밥을 긁어먹는 재미는 정말 꿀맛이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하자, 사장님은 “맛있게 드셨어요?”라고 물으시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이셨다. “네,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덕분에 혼자서도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었어요.”라고 답하며 식당을 나섰다.
북천식육식당은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의 친절함과 푸근한 인심 덕분에 더욱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부담 없이 방문하여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곳. 하동 북천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참, 북천식육식당은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라고 한다. 다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방문해서 삼겹살 파티를 즐겨봐야겠다. 벌써부터 군침이 도는걸?
여행에서 만나는 맛있는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그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경험하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북천식육식당에서의 식사는 내게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인심 덕분에 하동에서의 혼자 여행은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게 마무리될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코스모스 밭을 바라보며, 나는 다시 한번 혼자 여행하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있는 음식을 만나게 될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하동 북천 맛집 탐방, 오늘도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