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날, 뜨끈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지만, 현실은 잠시 짬을 내어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 문득 머릿속을 스치는 한 단어, ‘우동’. 쫄깃한 면발과 깊은 국물 맛이 추위를 녹여줄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강동구 길동에 위치한 자가제면 우동 전문점 ‘코시’로 향했다.
가게 문을 열자 따뜻한 기운이 온몸을 감쌌다. 은은하게 퍼지는 멸치 육수 향은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따뜻한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듯했다.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우동 메뉴들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결국 ‘가마토리붓카케우동’이라는 독특한 이름에 이끌려 주문했다. 곁들여 먹을 튀김도 포기할 수 없어 모듬 가츠 세트도 함께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깔끔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왔다. 은은한 조명 아래 차분한 피아노 음악이 흐르고 있어 편안한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혼자 온 손님들을 위한 바 테이블도 마련되어 있어, 혼밥족에게도 부담 없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 한쪽 벽면에는 우동 면을 만드는 과정을 담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는데,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했다. 사진 속 면발들은 윤기가 흐르고 탱탱해 보여, 우동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의 사진처럼, 카운터 뒤편으로는 가지런히 정돈된 식기류와 소품들이 보였다. 깨끗하게 관리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신뢰감은, 음식을 맛보기도 전에 이미 만족감을 주었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우동이 나왔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모습에 절로 군침이 돌았다. 뽀얀 우동 면발 위에는 큼지막한 닭튀김이 올려져 있었고, 간 무와 생강, 쪽파가 곁들여져 있었다. 우선 국물부터 한 모금 맛보았다. 멸치와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는 깊고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짜지 않고 은은한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48시간 숙성했다는 자가제면 면발은 정말이지 예술이었다. 젓가락으로 집어 올리자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졌고, 입안에 넣으니 쫄깃함을 넘어선 쫜득한 식감이 그대로 전해졌다. 마치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면발은, 내가 그동안 먹어왔던 우동 면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동에 곁들여진 닭튀김 역시 훌륭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고기는,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튀김옷은 기름지지 않고 담백했으며, 닭고기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에서 볼 수 있듯, 튀김옷의 색깔이 맑고 깨끗한 것만 봐도 신선한 기름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닭튀김을 우동 국물에 살짝 적셔 먹으니, 바삭함과 촉촉함이 어우러져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함께 주문한 모듬 가츠 세트도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등심 돈까스, 치즈 돈까스, 새우튀김, 유부초밥 등으로 구성된 세트는, 다양한 맛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등심 돈까스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돼지 등심 특유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고, 튀김옷은 느끼하지 않고 바삭했다. 돈까스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의 사진에서처럼, 단면을 보면 두툼한 고기 두께를 확인할 수 있다. 얇은 튀김옷과 두툼한 고기의 조화는, 최고의 돈까스 맛을 선사했다. 곁들여 나온 양배추 샐러드는 신선하고 아삭했으며,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치즈 돈까스는 쭉 늘어나는 치즈의 비주얼이 압권이었다. 따뜻할 때 먹으니, 고소한 치즈의 풍미가 더욱 강하게 느껴졌다. 에서처럼, 튀김옷 안을 가득 채운 치즈는, 먹는 즐거움을 더했다.
새우튀김은 큼지막한 새우의 크기에 놀랐다. 튀김옷은 바삭했고, 새우는 탱글탱글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새우의 풍미는, 신선한 재료를 사용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했다. 함께 나온 유부초밥은 밥에 양념이 잘 되어 있어, 별 기대 없이 먹었는데도 꽤 맛있었다.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유부의 맛은,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소이라떼님의 리뷰처럼, 예상치 못한 유부초밥의 맛에 감탄했다.
식사를 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와 함께 돈까스를 먹는 가족, 연인끼리 우동을 즐기는 모습,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를 하는 사람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코시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한 식기류도 준비되어 있어, 가족 외식 장소로도 안성맞춤일 것 같았다. 실제로 31개월 아기와 함께 방문한 손님이 아기 식기류 덕분에 편하게 식사했다는 리뷰도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추운 날씨에 방문했지만, 코시에서의 식사는 나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쫄깃한 우동 면발과 바삭한 튀김, 그리고 친절한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만족스러웠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버터우동이라는 독특한 메뉴가 궁금했는데, 다음 방문 때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는데, 직원분께서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해주는 코시. 나는 이곳을 강동구 최고의 우동 맛집으로 자신 있게 추천한다. 추운 날씨에 따뜻한 음식이 생각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란다. 48시간 숙성한 자가제면 면발의 쫜득함과 깊은 육수의 감칠맛은, 분명 당신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이다. 길동 도서관에 갈 때마다 생각날 것 같은, 매주 가고 싶은 그런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