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펼쳐지는 수제 맥주의 향연, 랜돌프비어 계명대점: 맛의 과학적 탐구와 특별한 순간이 있는 맛집 기행

드디어 랜돌프비어 계명대점에 도착했다. 며칠 전부터 이곳의 수제 맥주 효모 배양 과정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터라, 살짝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대학가 특유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 덕분인지, 가게 안으로 발을 들여놓기도 전에 젊음의 에너지가 느껴지는 듯했다. 다만, 예상대로 주차는 쉽지 않았다. 역시 ‘맛집’ 탐험에는 약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하는 걸까? 하지만 괜찮다.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서라면 이 정도 수고로움쯤이야.

가게 내부는 생각보다 넓었고, 붉은 벽돌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붉은 벽돌에는 흰색 페인트로 “RANDOLPH BEER”라는 글자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다. 마치 오래된 양조장이나 펍에 온 듯한 느낌이랄까? 벽돌이 주는 질감과 색감이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주었고, 은은한 조명이 아늑함을 더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다.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화장실 앞쪽에 앉았는데, 윗쪽 파이프에서 물방울이 간헐적으로 떨어지는 바람에 약간 신경이 쓰였다. 뭐, 이 정도는 맛있는 맥주로 충분히 잊을 수 있는 문제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와 피자가 눈에 들어왔다. 특히 1리터 수제 맥주와 피자 세트가 19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나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식사를 이미 하고 온 터라 피자를 맛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다음 방문을 기약하며 맥주 선택에 집중하기로 했다.

고민 끝에 바이젠 맥주를 주문했다. 바이젠은 밀 맥주 특유의 향긋함과 부드러움이 매력적인 맥주다. 잠시 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이젠이 나왔다. 맥주 표면에는 섬세한 거품이 층을 이루고 있었고, 황금빛 액체는 탄산 기포를 끊임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시각적인 아름다움은 미각적인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첫 모금을 입에 머금는 순간, 탄산 기포가 혀를 부드럽게 자극하며 기분 좋은 청량감을 선사했다. 은은한 과일 향과 함께 밀 맥주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졌다. 효모가 만들어낸 다양한 에스터와 페놀 덕분에 복합적인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바이젠 특유의 클로브 향과 바나나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독일의 작은 마을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맥주를 마시는 동안, 문득 맥주의 과학적 원리에 대한 탐구심이 발동했다. 맥주의 발효 과정은 효모가 당을 분해하여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하는 복잡한 생화학 반응이다. 특히 바이젠 맥주는 일반 맥주에 비해 높은 온도에서 발효되기 때문에, 효모가 더 많은 에스터와 페놀을 생성하여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맥주 한 잔에는 수많은 과학적 원리가 숨어 있는 것이다.

맥주와 함께 간단한 안주로 감자튀김을 주문했다. 갓 튀겨져 나온 감자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일어나 감자 표면에 형성된 갈색 크러스트는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짭짤한 소금과 고소한 기름의 조화는 맥주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했다. 감자튀김 표면에 남아있는 미세한 감자 전분 입자는 맥주의 탄산과 만나 입 안에서 미묘한 질감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마치 과학 실험을 하는 것처럼, 맥주와 안주의 조합을 분석하며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감자튀김과 맥주
짭짤하고 고소한 감자튀김은 맥주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옆 테이블에서는 하이볼을 마시는 손님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얼음이 가득 담긴 잔에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만든 하이볼은 보기만 해도 시원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하이볼을 조금 강하게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더욱 진한 맛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다음에는 꼭 하이볼을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후, 다른 손님들이 주문한 페퍼로니 피자가 나왔다. 짭짤한 페퍼로니가 듬뿍 올라간 피자는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고온의 오븐에서 구워진 피자 도우는 바삭했고, 페퍼로니에서 흘러나온 기름은 윤기를 더했다. 페퍼로니의 캡사이신 성분은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한다. 이른바 ‘매운맛’의 과학이다. 아쉽게도 배가 불러 피자를 맛보지 못했지만, 풍부한 비주얼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랜돌프비어 계명대점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1리터 맥주를 주문하면 독특한 병에 담아주는데, 마치 실험 도구처럼 보이는 이 병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다. 얼음으로 가득 채워진 통에 담겨 나오는 맥주와 잔은 시원함을 유지시켜 주었고, 테이블 위에 놓인 모습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이 되었다.

얼음 통에 담긴 맥주병과 잔
시원함을 유지시켜주는 얼음 통 덕분에 맥주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가게 안에는 대학생들로 보이는 젊은 손님들이 많았다.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보기 좋았다. 랜돌프비어는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기에 좋은 장소인 것 같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맥주를 마시니,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가게 문을 나섰다. 나오면서 보니 벽에 “ENJOY BEER”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랜돌프비어 계명대점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양한 종류의 수제 맥주와 맛있는 안주, 그리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나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다음에는 꼭 피자와 하이볼을 맛보러 다시 방문해야겠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랜돌프비어에서 마셨던 바이젠의 풍미가 계속해서 입안에 맴돌았다. 맥주의 과학적 원리를 탐구하고, 맛있는 맥주와 안주를 즐기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기억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대구 지역명에서 수제맥주 맛집을 찾는다면, 랜돌프비어 계명대점을 강력 추천한다. 실험 결과, 이 집 맥주는 완벽했다!

벽에 쓰여진
벽돌 벽에 새겨진 RANDOLPH BEER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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