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일 반차를 쓰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대전 유성으로 향했다. 오늘 나의 발길을 이끈 곳은 바로 ‘유성만두’. 평소 만두를 즐겨 먹는 나에게 지인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던 곳이라, 며칠 전부터 그 맛이 얼마나 특별할지 잔뜩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노란색 간판에 큼지막하게 적힌 ‘유성만두’라는 글자가 멀리서부터 눈에 띄었다. 간판 옆에는 만두 사진이 함께 붙어 있어 더욱 식욕을 자극했다. 마치 어릴 적 동네 어귀에 있던 만둣집 같은 친근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사를 하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가게 뒷편에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다행히 자리가 있어 주차를 무사히 마쳤지만, 나갈 때 보니 다른 차들 때문에 약간의 혼잡이 있었다. 다음에는 가게 앞 골목에 주차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테이블마다 손님들이 만두를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만두국, 냉만두국, 군만두 등 다양한 만두 요리가 있었다. 특히 냉만두국이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는데, 다른 곳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메뉴라 더욱 궁금해졌다. 하지만 나는 뜨끈한 국물이 당겨 일반 만두국을 주문하고, 남편은 궁금했던 냉만두국을 주문했다. 그리고 사이드 메뉴로 군만두도 하나 추가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본 반찬이 나왔다. 김치와 동치미, 양파절임 간장으로 구성된 소박한 차림이었지만,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특히 동치미는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다. 테이블 한 켠에는 후추와 소금, 간장 등의 양념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만두국이 나왔다. 뽀얀 사골 국물에 큼지막한 만두가 옹기종기 담겨 있고, 그 위에는 김 가루와 채 썬 계란, 송송 썬 파가 예쁘게 올려져 있었다. 마치 그림 같은 비주얼에 감탄하며 사진을 찍고, 드디어 첫 숟가락을 들었다. 국물은 깊고 진한 사골 맛이 느껴지면서도, 전혀 느끼하지 않고 깔끔했다. 마치 오랜 시간 정성 들여 끓인 듯한 깊은 맛이었다.

만두는 얇은 피에 속이 꽉 차 있었다. 젓가락으로 살짝 가르니, 다진 고기와 야채, 당면이 푸짐하게 들어 있었다. 한 입 베어 무니 입안 가득 퍼지는 풍성한 식감과 육즙이 정말 환상적이었다. 만두 속에는 씻은 김치가 들어 있어, 느끼함은 전혀 없이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더했다. 간은 슴슴한 편이라, 함께 나온 양파절임 간장을 살짝 찍어 먹으니 더욱 감칠맛이 느껴졌다.
남편이 시킨 냉만두국도 맛을 보았다. 살얼음이 동동 뜬 시원한 육수에 만두와 채 썬 오이, 당근, 김 가루가 올려져 있었다. 보기만 해도 더위가 싹 가시는 듯했다. 국물은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했고, 쫄깃한 만두와 아삭한 채소의 조화가 훌륭했다. 더운 여름에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함께 나온 김치와 동치미도 정말 훌륭했다. 김치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깊은 맛이 났고, 동치미는 시원하고 깔끔해서 만두와 정말 잘 어울렸다. 특히 동치미는 살얼음이 동동 떠 있어,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만두를 먹다가 살짝 느끼해질 때쯤 동치미 국물을 마시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군만두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갓 구워져 나온 군만두는 뜨거운 김을 내뿜으며,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기름 향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만두 속은 찐만두와 동일했지만, 튀겨지면서 더욱 풍부한 맛과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군만두가 정말 맛있었는데, 남편은 바삭한 식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찐만두가 더 맛있다고 했다. 역시 입맛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다.

식사를 하는 동안, 아쉬운 점도 있었다. 가게 안에 파리가 계속 날아다니면서 만두를 넘봐서 신경이 쓰였다. 하지만 만두를 빚는 곳에는 선풍기를 계속 틀어놓고 있어, 만두에 파리가 앉을 일은 없을 것 같았다.
정신없이 만두를 먹다 보니 어느새 그 많던 만두국과 군만두를 싹 비웠다. 정말 배부르고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도 분명히 이 정통 손만두의 깊은 맛에 감탄하실 것 같다.

유성만두는 첫째 주, 셋째 주 일요일에 휴무라고 하니, 방문 전에 꼭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후문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유성만두에서 맛있는 만두를 먹고 나오니, 어릴 적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따뜻한 만두국, 엄마가 끓여주시던 시원한 냉만두국… 유성만두는 단순한 맛집을 넘어, 소중한 추억을 되살려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대전 유성에 방문한다면, 꼭 한번 들러서 따뜻한 만두 한 그릇과 함께 추억을 되새겨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