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순천에 나들이를 갔다가, 맛집이라고 소문난 “알트로”라는 이탈리아 식당에 들렀어. 젊은 친구들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던데, 나는 뭐, 맛있는 거 먹는 게 제일 좋은 할매 아니겠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앤티크한 소품들이 눈에 확 들어오더라. 낡은 악기들을 리폼해서 장식해 놓은 게, 세월의 흔적과 멋스러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게 참 독특했어. 마치 옛날 영화 속에 들어온 기분이랄까.

노출 콘크리트 벽이 주는 거친 느낌과, 곳곳에 놓인 오래된 소품들이 묘하게 어울리면서 고전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더라. 2층도 있는 것 같았는데, 아쉽게도 내가 갔을 때는 운영을 안 하고 있었어. 요즘 시국이 시국인지라, 어쩔 수 없지. 그래도 1층만으로도 충분히 아늑하고 멋스러워서, 밥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어.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보니, 파스타 종류가 참 다양하더라고. 뭘 먹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리가토니 파스타랑 감자 뇨끼를 시켰어. 샹그리아도 한 잔 곁들이면 딱 좋을 것 같아서 같이 주문했는데, 샹그리아는 내 입맛에는 조금 안 맞았던 것 같아. 너무 기대를 했던 탓일까, 으흠.
주문하고 나니, 기다리는 시간이 조금 길게 느껴지긴 했어. 아무래도 주방 직원분들이 두 분밖에 안 되시는 것 같더라고. 그래도 음식은 끊이지 않고 계속 나와서, 기다리는 동안 짜증나거나 하지는 않았어. 오히려, ‘얼마나 맛있게 만들어 주시려고 이렇게 정성을 들이시나’ 하는 생각에 기대감이 더 커지더라.

제일 먼저 나온 건 리코타 샐러드였어. 유자 베이스에 발사믹 소스를 뿌려져 나왔는데, 상큼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는 데 아주 그만이더라. 양상추랑 치커리도 얼마나 신선한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정말 좋았어. 같이 나온 바게트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져서, 샐러드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더라. 같이 간 친구는 조금 딱딱하다고 하던데, 나는 딱 좋았어. 역시 입맛은 다 다른가 봐.

그 다음으로 나온 건 내가 제일 기대했던 감자 뇨끼였어. 겉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지고, 속은 쫀득쫀득한 게, 정말 환상적인 맛이더라. 크림 소스도 얼마나 부드럽고 고소한지, 뇨끼랑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더라고. 빵을 따로 추가해서 뇨끼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다고 해서, 빵도 추가했는데, 정말 후회 없는 선택이었어. 빵에 크림 소스를 듬뿍 찍어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는 게, 정말 꿀맛이더라. 베이컨이랑 버섯 같은 건더기를 올려서 먹어도 정말 맛있어. 뇨끼는 꼭 시켜야 하는 메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어!

리가토니 파스타는 딱 상상하는 그 맛이었어. 꾸덕하고 진한 로제 소스가 면에 잘 배어 있어서, 정말 맛있게 먹었어.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누구나 좋아할 만한 무난하면서도 맛있는 파스타였어.

마지막으로 나온 건 스테이크였어. 겉은 기름에 바싹 굽고, 속은 촉촉하게 구워서 나왔는데, 겉바속촉의 정석이더라. 내가 원래 웰던 아니면 잘 못 먹는 입맛인데, 겉이 바삭바삭해서 그런지,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었어. 같이 간 친구도 맛있다고 칭찬하더라. 돌판에 나오는 게 아니라 접시에 담아져 나와서, 먹다 보면 식는다는 게 조금 아쉬웠지만, 우리가 음식을 너무 많이 시켜서 그런 것 같아. 적당히 시켰으면 식기 전에 다 먹었을 텐데. 스테이크 옆에 같이 나온 페스토는, 음… 내 입맛에는 조금 밍밍했어. 수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테이크 시즈닝 때문에 페스토 맛이 잘 안 느껴지더라고. 메뉴 중에 깻잎 페스토 파스타가 있는 걸 보면, 깻잎 페스토인 것 같기도 한데, 바질이랑 차이점을 잘 못 느껴서, 으흠.

둘이서 스테이크 세트메뉴에 뇨끼 하나 추가해서 먹었는데, 정말 배부르게 잘 먹었어. 뇨끼가 없었으면 조금 부족했을 것 같긴 한데, 뇨끼 덕분에 딱 기분 좋게 배부르더라. 다 먹고 카페는 못 가겠는 정도? 가격은 2인 69,000원 나왔는데, 가격 대비 음식 퀄리티는 정말 만족스러웠어.
참, 가게에 거미줄이 쳐져 있는 걸 보니, 청결 부분은 조금 신경 쓰셔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주방이 오픈되어 있는데, 조리용 장갑 없이 조리하시는 모습도 봤어. 위생에 조금 더 신경 써주시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도 음식 맛은 정말 훌륭했어. 특히, 뇨끼는 정말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 풀떼기 싫어하는 사람들은, 단품으로 파스타나 뇨끼, 스테이크 시켜서 먹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다음에 순천에 또 가게 되면, 깻잎 페스토 파스타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왠지 엄마가 해주시던 깻잎 장아찌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맛이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따뜻한 환영과 친절한 분위기도 정말 좋았어. 매니저분들도 사려 깊고 친절하셔서, 밥 먹는 내내 기분이 좋았어. 한국에서 이탈리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었다고나 할까. 순천에서 맛있는 바질 페스토 파스타를 찾기는 쉽지 않다고 하던데, 알트로 파스타는 정말 맛있었어.

아, 그리고 메뉴에 표시되지 않은 돼지고기 요리가 있을 수도 있으니, 주문하기 전에 꼭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돼지고기를 안 먹어서, 미리 물어보고 주문했거든.
전체적으로, 알트로는 맛있는 음식과 아늑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었어. 데이트 코스로도 좋고, 친구들끼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기에도 딱 좋은 곳이야. 순천에 가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순천 맛집이야. “알트로”에서 맛있는 이탈리아 음식 드시고,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