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기운이 없는 날이었다. 며칠 전부터 뜨끈한 국물에 갓 지은 밥 한 그릇이 간절했는데, 마침 지인이 광주 근교에 아는 사람만 간다는 추어탕집을 추천해줬다. 혼밥 레벨이 만렙인 나지만, 왠지 오늘은 새로운 곳에서 따뜻한 밥 한 끼 제대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큰 기대 없이, 묵직한 뚝배기 한 그릇에 위로받고 싶어 길을 나섰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찾아간 곳은, 정말이지 ‘숨은’ 맛집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곳이었다. 도심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 지역, 낡은 기와집이 정겹게 맞아주는 풍경.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에서부터 왠지 모를 깊은 맛이 느껴지는 듯했다.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긴 했지만,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이미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침 자리가 하나 나서 겨우 주차를 하고 안으로 들어섰다. 혼밥러에게 주차는 언제나 큰 도전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오래된 집을 개조해서 만든 듯한 공간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지만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는 않았지만,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충분히 마련되어 있었다. 다행히 혼자 온 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조용히 창가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메뉴는 추어탕을 중심으로 청국장, 추어튀김, 고구마 추어 돈가스 등 다양했다. 아이들을 위한 메뉴도 준비되어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나의 목표는 오직 하나, 뜨끈한 추어탕이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추어탕을 주문했다. 9천 원이라는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요즘 칼국수 한 그릇도 9천 원은 줘야 하는데, 이 정도면 훌륭한 가성비라고 생각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가득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돌솥밥과 함께 김치, 깍두기, 나물, 젓갈 등 정갈한 밑반찬들이 함께 나왔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갓 튀겨져 나온 듯한 추어튀김이었다. 따끈따끈한 튀김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혼자 왔는데도 이렇게 푸짐하게 나오다니,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돌솥밥 뚜껑을 여니,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이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고 있었다. 밥알 한 톨 한 톨이 살아있는 듯 찰기가 느껴졌다. 밥을 그릇에 퍼 담고,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를 만들어 놓았다. 숭늉처럼 구수한 누룽지는 추어탕과 환상의 궁합을 자랑할 것이다.

드디어 추어탕 차례. 뚝배기 안에는 진한 갈색 국물과 함께 시래기, 미꾸라지, 갖은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에서는 구수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향이 올라왔다. 숟가락으로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진하고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살짝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텁텁함 없이 깔끔하게 느껴졌다.
나는 산초를 좋아해서 조금 넣어 먹으니 특유의 향긋함이 더해져 더욱 맛있었다. 들깨가루, 마늘, 고추를 취향에 맞게 넣어 먹으면 또 다른 풍미를 즐길 수 있다. 개인적으로 마늘과 고추를 듬뿍 넣어 먹는 것을 좋아한다. 얼큰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주기 때문이다.
밥을 추어탕에 말아 김치와 함께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특히 직접 담근 듯한 김치는 적당히 익어 아삭하면서도 시원했다. 추어탕과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깍두기 또한 달콤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젓갈을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감칠맛이 느껴졌다.
함께 나온 추어튀김도 별미였다. 갓 튀겨져 나온 튀김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다. 미꾸라지 특유의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튀김을 간장 소스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더욱 살아났다. 2인 이상 주문 시 서비스로 제공된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혼자 온 나는 아쉽지만, 반 접시를 추가로 주문했다.

정신없이 추어탕과 밥, 반찬을 번갈아 먹다 보니 어느새 뚝배기가 바닥을 드러냈다. 뜨끈한 국물과 밥을 남김없이 싹 비우니, 속이 든든해지는 기분이었다. 땀까지 살짝 나는 것이, 정말 제대로 몸보신을 한 느낌이었다. 역시 기운 없을 땐 뜨끈한 국물 만한 게 없다.

마지막으로 돌솥에 남아있던 누룽지를 먹었다. 뜨끈하고 구수한 누룽지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역할을 했다. 짭짤한 젓갈을 조금 올려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숭늉처럼 부드러운 누룽지를 먹으니, 소화도 잘 되는 기분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니, 사장님께서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냐는 질문에, 너무나 맛있게 잘 먹었다고 답했다. 사장님께서는 다음에 또 오라며 환하게 웃어주셨다. 친절한 서비스에 기분까지 좋아졌다. 혼자 왔지만, 전혀 불편함 없이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하늘은 맑고 햇살은 따뜻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니, 온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는 듯했다. 역시 밥심은 위대하다. 혼자였지만, 맛있는 음식과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힐링을 하고 돌아왔다.
큰집추어탕은 혼밥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는 곳이었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고, 무엇보다 눈치 보지 않고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였다. 혼밥 레벨 만렙인 나에게도, 이곳은 혼밥하기 좋은 곳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손님이 몰려 주차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맛있는 추어탕을 맛보기 위해 그 정도 수고는 감수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추어탕 바로 맞은편 부동산에 점심시간 주차가 가능하다는 꿀팁도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큰집추어탕은 맛, 가격,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히 뜨끈한 돌솥밥과 진한 추어탕 국물은, 지친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앞으로 기운이 없거나 몸보신이 필요할 때, 종종 이곳을 찾게 될 것 같다. 오늘도 혼밥 성공!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 괜스레 힘이 솟는 기분이었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 특히 혼자 먹는 밥은,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복잡한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오직 음식에만 집중하며 나 자신을 돌보는 시간. 이것이 바로 혼밥의 매력 아닐까. 다음에는 청국장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총평:
* 진하고 깊은 맛의 추어탕과 갓 지은 돌솥밥의 조화가 훌륭하다.
* 푸짐한 밑반찬과 친절한 서비스가 만족도를 높여준다.
*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편안한 분위기다.
* 점심시간에는 주차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 몸보신이 필요하거나 뜨끈한 국물이 생각날 때 추천한다.
재방문 의사:
* ★★★★★ (별 다섯 개!)
혼밥 난이도:
* ★☆☆☆☆ (혼밥 초보도 OK!)

큰집추어탕 정보:
* 메뉴: 추어탕, 청국장, 추어튀김, 고구마 추어 돈가스 등
* 가격: 추어탕 9,000원
* 주차: 가능 (점심시간 혼잡)
* 브레이크 타임: 15:00~16:30
* 특징: 돌솥밥 제공, 추어튀김 서비스 (2인 이상 주문 시)
* 분위기: 정겨운 시골집 분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