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옅은 안개가 채 가시지 않은 무안의 일로전통시장은 활기찬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어슬렁어슬렁 시장 구경을 마치고 아침 식사를 위해 ‘일로장터백반’ 집으로 향했다. 간판에는 ‘오늘저녁 방영’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낡은 간판에서 느껴지는 세월의 흔적은 왠지 모를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아침 식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나무로 마감된 벽면과 정겨운 테이블 배치가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백반을 주문했다.

잠시 후, 커다란 쟁반 가득 정갈하게 담긴 반찬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15가지가 넘는 다채로운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젓갈부터 나물, 김치까지, 전라도의 풍성한 인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듯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밥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했다.
가장 먼저 젓갈을 맛보았다. 짜지 않고 깊은 감칠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젓갈 특유의 비릿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은은한 단맛이 여운을 남겼다. 이어서 나물들을 맛보았다. 쌉쌀한 맛, 향긋한 맛, 고소한 맛 등 다양한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특히,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점이 인상적이었다.

고등어조림과 조기찌개는 이 집의 대표 메뉴라고 한다. 냄새부터가 남달랐다. 고등어조림은 적당히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고등어 살에 깊숙이 배어 있었다. 살은 부드러웠고, 뼈는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조기찌개는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국물이 일품이었다. 조기의 담백한 맛과 풋풋한 채소의 향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자아냈다.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반찬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과 맛은 마치 어머니가 차려주신 밥상 같았다. 투박하지만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값비싼 재료나 화려한 기교는 없었지만, 소박하면서도 깊은 풍미가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는데, 주인 할아버지께서 환한 미소로 맞아주셨다. “맛있게 드셨소?” 라는 질문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라고 답했다. 할아버지께서는 “다음에 또 오랑께.” 라며 정겨운 인사를 건네셨다.

일로장터백반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맛집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 속에서 푸짐한 전라도 백반을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따뜻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다. 무안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은 곳이다.
총평:
* 맛: 젓갈류의 깊은 감칠맛과 신선한 나물의 향긋함이 인상적이다. 고등어조림과 조기찌개는 비린 맛없이 깊은 풍미를 자랑한다.
* 메뉴: 백반 단일 메뉴이지만, 15가지가 넘는 다양한 반찬을 맛볼 수 있다.
* 서비스: 주인 할아버지의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인사가 인상적이다. 서빙을 담당하는 외국인 직원도 서툰 한국어지만 친절하게 응대한다.
* 분위기: 시골의 정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아쉬운 점:
* 어린 아이들이 먹을 만한 반찬이 다소 부족할 수 있다.
* 일부 반찬은 정갈한 맛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 가격이 다소 인상되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팁:
* 일로전통시장 구경 후 방문하면 더욱 좋다.
* 아침 일찍 방문하면 비교적 한적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 반찬의 양이 많으므로, 남기지 않도록 적당히 덜어 먹는 것이 좋다.
재방문 의사:
* 무안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꼭 다시 들르고 싶다.

일로장터백반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무안의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풍성한 인심과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운 사람들에게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와 따뜻한 정은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