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평화로운 주말,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칠곡 왜관으로 향했다. 낙동강을 따라 흐르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훌쩍 넘어버렸다. 배꼽시계가 쉴 새 없이 울려대는 통에, 급히 ‘왜관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내 눈길을 사로잡은 한 곳, 바로 한미식당이었다. 이름에서부터 풍기는 독특한 분위기에 이끌려, 곧장 차를 돌려 그곳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좁은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니, 과연 소문대로 주변은 온통 미군 부대 관련 상점들로 가득했다. 마치 작은 미국 마을에 온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간판을 찾는데 애를 먹었지만, 이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한미식당’ 간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게 앞은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주차는 쉽지 않았다. 갓길에 요령껏 주차해야 했는데, 다행히 조금 떨어진 곳에 미군 부대 담벼락을 따라 마련된 주차 공간을 발견했다. 조금 걷는 수고로움은 감수해야 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주변 풍경을 더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1층은 이미 만석이었고, 2층으로 안내받았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다소 좁았지만, 벽면에 붙은 사진들을 구경하며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다. 사진 속에는 오래된 가게의 역사와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2층 창가 자리에 앉으니, 바깥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고민에 빠졌다. 비프 코던블루, 치즈시내소, 한미버거…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는 메뉴들뿐이었다. 특히 비프 코던블루는 이곳의 대표 메뉴라고 하니, 안 시켜볼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비프 코던블루와 함께 추억의 맛을 느껴볼 수 있다는 한미버거를 주문했다.
주문 후, 따뜻한 우동 국물과 기본 반찬이 나왔다. 직접 담근 듯한 깍두기와 고추 장아찌는 느끼할 수 있는 양식 메뉴와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특히 깍두기는 어릴 적 경양식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가족 단위 손님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은 함박스테이크나 스파게티를 주문하는 모습이었다. 2층에는 유아 의자도 마련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손님들을 배려한 세심함이 돋보였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비프 코던블루가 나왔다. 큼지막한 스테이크 위에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소스가 듬뿍 뿌려져 있었고, 옆에는 코울슬로와 밥, 완두콩, 옥수수가 함께 나왔다. 마치 어릴 적 생일날 먹던 고급 양식 레스토랑의 스테이크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이었다.

나이프를 들고 스테이크를 조심스럽게 잘랐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굽기였다. 입안에 넣으니, 부드러운 소고기와 녹진한 치즈, 짭짤한 햄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소스는 살짝 진한 서양식 소스였는데, 밥과 샐러드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아삭아삭한 코울슬로는 신의 한 수였다.
이어서 한미버거가 나왔다. 큼지막한 빵 사이에 두툼한 패티와 신선한 채소가 가득 들어 있었다. 빵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했고, 패티는 육즙이 풍부했다. 특히 패티 안에는 힘줄인지 뭔가가 씹혔는데, 그 식감이 오히려 독특하고 재미있었다. 소스는 달콤하면서도 살짝 매콤한 맛이 느껴졌는데, 패티와 채소의 맛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한미버거는 마치 어릴 적 빵집에서 팔던 추억의 햄버거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요즘처럼 화려하고 세련된 맛은 아니었지만,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맛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접시는 깨끗하게 비워져 있었다. 배는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스위트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했다. 달콤하면서도 쌉싸름한 커피는 입안을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듯했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1층으로 내려갔다. 1층에서는 여전히 치즈 냄새가 강하게 났다. 계산대 옆에는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출연했던 사진과 함께, 다양한 방송 출연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역시 유명한 곳은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산을 하는 동안, 사장님과 짧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사장님은 친절하게 가게 역사와 메뉴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특히 이곳은 오래전부터 미군 부대 앞에서 장사를 해왔다고 한다. 그래서 메뉴판에도 영어가 없다고. 하지만 곧 영어 메뉴판을 만들 계획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외국인 손님들도 더욱 편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가게를 나서면서, 왠지 모르게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맛있는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다. 비록 화려하고 세련된 맛은 아니었지만,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맛이 오히려 더 매력적이었다.
돌아오는 길, 나는 한미식당에서 포장해온 한미버거를 꺼내 먹었다. 식어도 여전히 맛있는 햄버거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었다.
비록 굳이 멀리서 찾아갈 정도의 맛집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왜관을 지나가는 길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특히 미군 부대 앞이라는 독특한 위치와 오래된 역사, 그리고 정겨운 분위기는, 다른 곳에서는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줄 것이다.
칠곡 왜관 맛집 한미식당에서, 나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다음에는 가족들과 함께 방문해서, 비프 코던블루와 치즈시내소를 꼭 맛보여주고 싶다. 그때는 또 어떤 새로운 추억이 만들어질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