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의 섬세한 손길, 창원 상남동에서 맛보는 장어덮밥의 깊은 풍미 여행

오랜만에 창원에 머무는 지인을 만날 겸, 미식 경험을 찾아 나섰다. 목적지는 2년 연속 미슐랭 가이드에 선정되고, 6년 연속 블루리본을 수상했다는 나고야식 장어덮밥 전문점, ‘슌사이쿠보 창원’이었다. 상남동의 골든플라자에 위치해 있었는데, 주차는 건물 맞은편에 하고 잠시 걸어야 했다. 은은한 조명이 감도는 외관은, 그 자체로 맛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검은색 외벽에 걸린 나무 간판에는 정갈한 글씨체로 상호가 적혀 있었다. 입구 옆 작은 정원은 도심 속 작은 오아시스 같은 느낌을 주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정갈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나를 맞이했다. 나무를 주재료로 사용한 인테리어는 편안함을 주었고, 은은하게 흐르는 음악은 식사 시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 같았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하게 배치되어 있어, 혼자 방문했음에도 전혀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홀에는 프라이빗한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키오스크를 통해 메뉴를 살펴보니, 히츠마부시 외에도 다양한 덮밥 메뉴가 준비되어 있었다. 연어덮밥도 몹시 궁금했지만, 이날은 왠지 대표 메뉴인 히츠마부시를 맛보고 싶었다. 오전 11시 30분이라는 비교적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이미 몇몇 메뉴는 품절된 상태였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잠시 고민 끝에 히츠마부시를 주문했다.

히츠마부시 뚜껑
정갈하게 덮인 히츠마부시 뚜껑은 음식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잠시 후,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이 눈앞에 놓였다. 히츠마부시는 나무 뚜껑이 덮인 채로 나왔는데, 그 뚜껑을 여는 순간,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장어의 모습이 드러났다. 촘촘하게 짜인 라탄 덮개의 질감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했고, 뚜껑을 여는 순간 퍼져 나오는 은은한 장어의 향은 후각을 자극했다.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히츠마부시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4가지로 안내받았다. 먼저, 덮밥을 4등분 하여 첫 번째 조각은 그대로 맛을 음미해 보았다. 젓가락으로 살포시 든 장어는 부드러웠고, 입안에 넣는 순간, 은은한 숯불 향과 함께 장어 특유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장어에는 잔가시 하나 없이 완벽하게 손질되어 있었고, 비린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달콤 짭짤한 양념은 장어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었다. 밥알 한 톨 한 톨에도 양념이 고루 배어 있어, 그 조화가 완벽했다.

두 번째 조각은 함께 제공된 깻잎, 와사비, 김 가루를 곁들여 먹어 보았다. 향긋한 깻잎과 톡 쏘는 와사비, 고소한 김 가루가 더해지니, 장어의 느끼함은 사라지고 더욱 산뜻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재료들의 신선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느낌이었다. 특히 와사비의 알싸함은 장어의 풍미를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히츠마부시 한상차림
정갈한 한상차림은 눈으로도 미식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세 번째 조각은 따뜻한 녹차 육수를 부어 먹었다. 짭짤했던 장어덮밥이 녹차 육수와 만나니, 부드럽고 따뜻한 맛으로 변신했다. 마치 오차즈케를 먹는 듯한 느낌이었다. 녹차의 은은한 향은 입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는 역할을 했다. 뜨거운 국물에 밥알이 살짝 풀어지면서 더욱 부드러운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마지막 남은 한 조각은, 가장 맛있었던 방법으로 즐기기로 했다. 고민 끝에, 나는 깻잎, 와사비, 김 가루를 곁들여 먹는 방법을 선택했다. 역시, 신선한 재료들이 장어의 풍미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 같았다. 슌사이쿠보의 히츠마부시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정갈함과 섬세함이 느껴지는 ‘작품’과도 같았다.

식사를 마치기 전, 식전에 제공되었던 튀김이 떠올랐다. 바삭하고 고소한 튀김은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었다. 3천 원을 추가하면 같은 양으로 추가 주문이 가능하다는 안내에, 잠시 고민했지만, 이미 배가 부른 상태라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은, 튀김옷이 두껍지 않아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슌사이쿠보의 메뉴 가격은 미슐랭 선정 식당 치고는 저렴한 편이지만, 일반 장어덮밥과 비교하면 다소 비싸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음식의 퀄리티와 분위기, 서비스를 고려하면 충분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생일 기념으로 방문했다는 한 방문객은, 점심시간에 만석이라 룸으로 예약했음에도 홀에 배정받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스처럼 제공되는 샐러드, 튀김, 디저트는 만족스러웠다고 한다. 특히, 추천 메뉴인 스테미너 덮밥에 들어가는 숯불고기는 숯불 향이 좋고 양념도 짜지 않아 밥과 함께 먹기 좋았다고 한다.

또 다른 방문객은, 슌사이쿠보 본점인 이자카야 때부터 꾸준히 방문해 왔다고 한다. 분점임에도 불구하고 본점과 음식 퀄리티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에서도 특유의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칭찬했다. 그는 일본에서 먹었던 장어덮밥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극찬했다.

프라이빗한 식사 공간
홀에는 프라이빗한 가림막이 설치되어 있어, 혼자서도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슌사이쿠보에서는 히츠마부시 외에도 연어덮밥, 민찌카츠 등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다. 특히, 민찌카츠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라고 한다. 다음 방문 때는 다른 메뉴들도 꼭 맛보고 싶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직원분들의 친절한 서비스에 다시 한번 감동했다. 테이블을 정리하는 손길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느껴졌고, 나가는 길에는 밝은 미소로 인사를 건네주셨다. 슌사이쿠보는 맛뿐만 아니라, 서비스 또한 훌륭한 곳이었다.

슌사이쿠보는 창원에서 특별한 미식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었다. 섬세한 손길로 만들어낸 장어덮밥의 풍미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창원 지역 맛집을 찾는다면, 슌사이쿠보를 강력 추천한다.

슌사이쿠보 외관
밤이 되면 은은한 조명이 슌사이쿠보의 외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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