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제주도 숙소에 짐을 풀고 나니께 꼬르륵 배꼽시계가 난리 부르스를 치는 거 있지.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숙소 바로 옆에 밥집이 하나 있는 거 아니겠어? 이름은 ‘대들보’. 왠지 든든한 이름에 끌려서 문을 열고 들어갔지.
문을 열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건 시원하게 펼쳐진 제주 바다 풍경이라. 통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보니, “아, 내가 진짜 제주에 왔구나!” 실감이 팍 들더라니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에는 또 얼마나 운치 있을까. 어릴 적 듣던 팝송이 은은하게 흘러나오는 것도, 내 맘에 쏙 들었어.

자리에 앉으니 메뉴는 딱 하나, 한정식 정식이더라. 1인당 15,000원이라. 요즘 세상에 이런 가격에 제대로 된 밥상을 받을 수 있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몰라. 잠시 기다리니, 상다리가 휘어질 듯한 밥상이 눈앞에 떡 하니 나타났어.
반찬 가짓수가 어찌나 많은지, 젓가락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니까.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옥돔구이는 말할 것도 없고, 잡채, 해물탕, 고구마, 레몬 양배추 샐러드까지… 하나하나 정성이 가득 담긴 음식들이었어.

특히 옥돔구이는 정말 대박이었어. 어쩜 그렇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구웠는지. 입에 넣으니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더라. 짜지 않고 은은한 간도 내 입맛에 딱 맞았어. 9월 15일에 다른 식당에서 25,000원 주고 먹었던 옥돔구이보다 훨씬 크고 맛있었다니까!
가지 반찬도 잊을 수 없어. 사실 나는 가지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여기 가지 반찬은 어찌나 맛있던지. 남자친구도 가지가 제일 맛있다면서 싹싹 비우더라. 도대체 비법이 뭔지, 주방장님께 여쭤보고 싶을 정도였어.

다른 반찬들도 하나같이 솜씨가 좋았어. 간이 세지 않아서 집밥처럼 편안하게 먹을 수 있었지. 마치 시골 할머니가 손수 차려주신 밥상 같았어. 깻잎에 밥 한 숟갈, 옥돔구이 한 점 올려서 쌈 싸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돼지고기 수육도 빼놓을 수 없지. 야들야들하게 삶아진 수육은 잡내 하나 없이 깔끔했어. 새우젓에 콕 찍어 먹으니, 입 안에서 살살 녹는 거 있지. 쌈 채소에 쌈장 듬뿍 올려서 먹어도 꿀맛이었어.

사실 처음에는 리뷰가 별로 없어서 살짝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어. 이렇게 맛있고 푸짐한 밥상을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더라니까. 사장님도 어찌나 친절하신지, 부족한 반찬은 없는지 살뜰하게 챙겨주셨어.
밥을 먹고 나서는 멋진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바다 풍경을 감상했지. 따뜻한 햇살 아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싶었어. 그랜드 섬오름에 묵는다면, 해안 산책로를 따라 슬슬 걸어오기에도 딱 좋은 위치야.

7시 이후에는 문을 연 곳이 별로 없어서 걱정했는데, 대들보 덕분에 맛있는 저녁을 먹을 수 있었어. 너무 맛있어서 제주에 있는 동안 두 번이나 더 방문했다니까. 특히 부모님 모시고 오면 정말 좋아하실 것 같아. 다음 제주 여행 때는 꼭 다시 들러야지.

대들보, 이 집은 정말 음식, 경치, 서비스 삼박자를 다 갖춘 곳이야. 15,000원에 이런 훌륭한 밥상을 받을 수 있다니, 정말 가격 대비 최고라고 할 수 있지. 제주도 여행 가시는 분들께,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추하고 싶어. 후회는 절대 없을 거라 장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