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이 늙은 몸뚱이 이끌고 새벽부터 어딜 다녀왔냐고라? 아침부터 속이 영 껄끄리해서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먹고 싶어 염창역 근처 양평신내서울해장국에 다녀왔지 뭐여. 새벽 공기가 쌀쌀하니께 따뜻한 국물이 더 땡기더라니.
간판 불빛이 환하게 켜진 걸 보니 24시간 영업하는 집이 분명하구먼. 이런 곳은 택시 기사 양반들이 많이 찾는 숨은 맛집이라 기대감을 안고 문을 열었지. 문을 열자마자 훅 풍겨오는 뜨끈한 국물 냄새가 아주 코를 찔렀어.

가게 안은 새벽 시간인데도 꽤 북적거렸어. 혼자 와서 묵묵히 해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친구끼리, 가족끼리 온 사람들도 있더라고.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아침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겠지. 다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뜨끈한 국물로 속을 달래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정겹기도 하고 그랬어.
자리를 잡고 앉으니 메뉴판이 눈에 들어왔어. 해장국 종류도 여러 가지, 뚝배기 불고기, 육개장, 오모가리 김치찌개까지 있더라고. 해장국 못 먹는 사람도 충분히 다른 메뉴를 고를 수 있겠어. 나는야 당연히 양평해장국으로 시켰지. 얼큰한 국물에 선지랑 양이 듬뿍 들어간 게 땡겼거든.

주문하자마자 깍두기, 김치, 마늘종 같은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아주 푸짐하니 맘에 쏙 들었어. 특히 깍두기가 알맞게 익어서 얼마나 맛있던지.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깍두기에서 시원한 맛이 아주 일품이야. 겉절이 김치도 얼마나 맛깔나던지, 밥 나오기 전에 몇 점 집어먹었더니 입맛이 확 도는 거 있지. 짭짤한 된장에 풋고추 푹 찍어 먹으니께 밥 생각이 더 간절하구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양평해장국이 나왔어.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아주 예술이여. 얼큰한 냄새가 코를 찌르고, 큼지막한 선지랑 양이 듬뿍 들어간 게 보기만 해도 속이 다 풀리는 기분이랄까. 파 송송 썰어 넣은 것도 잊지 않으셨구먼.

먼저 국물부터 한 숟갈 떠먹어 봤어. 캬~ 이 맛이지!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속을 확 풀어주는 기분이야. 전날 술도 안 마셨는데, 왠지 모르게 해장이 되는 것 같더라고. 국물이 어찌나 시원한지, 땀이 뻘뻘 나는 거 있지.
양이랑 선지도 얼마나 푸짐하게 들어있는지 몰라. 쫄깃쫄깃한 양은 씹을수록 고소하고, 부드러운 선지는 입에서 살살 녹는 듯했어. 특히 이 집 선지는 퍽퍽하지 않고 촉촉해서 정말 맛있어. 선지 못 먹는 사람도 이 집 선지는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밥 한 공기 턱 말아서 깍두기 올려 먹으니, 이야~ 세상 부러울 게 없더라. 뜨끈한 국물에 밥이 스르륵 풀리면서 깍두기의 아삭한 식감이 더해지니, 정말 꿀맛이었어. 밥 한 숟갈 뜨고, 국물 한 모금 마시고, 깍두기 한 입 베어 물고. 아주 정신없이 먹었지 뭐여.
먹다가 부족하면 직원분들이 알아서 척척 채워주시는 것도 아주 맘에 들었어. 반찬통 끌고 다니면서 빈 접시 보이면 “더 드릴까요?”하고 물어보시는데, 인심이 아주 후하셔. 밥 한 공기 뚝딱 비우고 국물이 좀 남았는데, 국물 더 드릴까요 물어보시더라고. 인심이 어찌나 좋으신지, 선지까지 듬뿍 넣어 새로 끓여다 주셨어. 아이고, 배불러.

다른 테이블 보니까 해내탕이라는 것도 많이 드시더라고. 다음에는 해내탕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꼬물이 만두도 많이들 시켜 먹던데, 피가 얇고 쫄깃쫄깃하다고 하니 그것도 한번 먹어봐야 쓰겄어.

계산하고 나오면서 보니, 새벽 2시부터 4시까지는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하더라고. 24시간 영업인 줄 알고 아무 때나 가면 낭패 볼 수 있으니께, 꼭 시간 확인하고 가야 해.

나오는 길에 가게 앞에 주차된 차들을 보니,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더라고.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은 게 흠이지만, 그거 감수하고서라도 먹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야.
집에 와서도 자꾸 생각나는 양평신내서울해장국! 조만간 또 가서 해내탕이랑 꼬물이 만두도 먹어봐야 쓰겄어. 뜨끈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뚝딱 비우니, 속도 든든하고 기분도 좋고, 역시 이 맛에 서울 사는 거 아니겠어?

아, 그리고! 계산대 옆자리는 왠지 모르게 명당처럼 느껴지더라니까. 다음에 가게 된다면 꼭 그 자리에 앉아서 먹어야겠어.
오늘도 맛있는 밥 한 끼 먹고 힘내서 살아야지. 다들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건강하게 지내시구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