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익산, 그중에서도 황등면은 예로부터 비옥한 토지와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하는 곡창 지대였다. 이런 배경 덕분에 황등시장에는 질 좋은 농산물을 활용한 향토 음식들이 발달했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이 바로 육회비빔밥이다. 백종원의 3대 천왕, 허영만의 백반기행 같은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시장비빔밥”은 황등 육회비빔밥의 명맥을 잇는 대표적인 맛집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미식 유튜버로서, 이 전설적인 맛을 직접 경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황등으로 향하는 길, 내 안에서는 도파민이 쉴 새 없이 춤을 췄다. 뇌는 이미 육회 속 철분과 단백질, 그리고 매콤한 양념이 선사할 쾌락을 예감하고 있었다. 마치 실험을 앞둔 과학자처럼, 나는 완벽한 미식 경험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의 아우라가 느껴지는 듯했다. 평일 점심시간, 익산 지역명 황등시장에 도착했을 때, 예상대로 식당 앞에는 웨이팅 줄이 늘어서 있었다. 파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동안, 후각은 이미 육회 특유의 고소한 향과 참기름 내음에 포획당했다.

10분 정도 기다렸을까,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선 식당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었다. 오픈 키친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요리사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펄펄 끓는 가마솥에서는 선짓국 육수가 쉴 새 없이 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열교환기처럼, 육수는 식당 전체에 깊고 구수한 풍미를 확산시키고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육회비빔밥을 주문했다. 메뉴는 단출했다. 육회비빔밥(보통, 특), 선지순대국밥, 모듬순대. 이런 곳일수록 ‘단일 메뉴’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육회비빔밥이 눈앞에 나타났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긴 비빔밥은 강렬한 붉은색을 뽐내고 있었다. 토렴한 밥 위에 각종 나물과 듬뿍 올린 육회 고명이 시각적으로도 풍성함을 더했다.

젓가락을 들기 전, 전체적인 조화를 살펴봤다. 밥은 미리 양념에 비벼져 나왔고, 그 위에는 신선한 육회와 채소가 얹혀 있었다. 언뜻 평범해 보이는 비빔밥이었지만, 묘하게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숟가락으로 한 움큼 크게 떠올려 맛을 보았다.

첫 맛은 은은한 단맛과 고소함이 느껴졌다. 뒤이어 육회의 신선함과 쫄깃한 식감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밥알은 선짓국으로 토렴되어 촉촉했고, 양념은 과하지 않으면서도 깊은 맛을 냈다. 캡사이신 성분이 살짝 감지되는 매콤함은 미각을 자극하며 식욕을 돋우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육회의 양이었다. 만 원이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푸짐하게 제공되었다. 마치 단백질 덩어리가 입안에서 폭발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비빔밥과 함께 제공되는 선짓국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뚝배기에 담겨 나오는 선짓국은 뜨거운 온도를 유지하며, 시각적으로도 식욕을 자극했다. 국물은 맑고 깔끔했으며, 후추 향이 살짝 느껴졌다. 선지는 신선하고 부드러웠으며, 잡내 없이 고소했다. 비빔밥 한 입, 선짓국 한 모금 번갈아 먹으니, 입안에서 다채로운 맛의 향연이 펼쳐졌다. 특히, 선짓국은 비빔밥의 매콤함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여, 더욱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마치 완충 용액처럼, 선짓국은 pH 농도를 적절하게 유지시켜 미각의 균형을 잡아주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식당 안은 손님들로 가득 찼다. 혼밥을 즐기는 현지 주민부터, 80년 전통의 맛을 찾아온 관광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비빔밥을 먹는 모습은 정겨운 풍경이었다. 분주한 와중에도, 사장님은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게 응대했다. 마치 효소처럼, 사장님의 친절함은 식당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었다.
어느새 비빔밥 한 그릇을 뚝딱 비워냈다. 위장 속에서는 세로토닌이 분비되며, 행복감을 선사했다. 뇌는 이미 “맛있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식당을 나서니, 오후 1시 30분이었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단 3시간 30분. 짧은 시간 동안만 운영하는 곳이기에, 더욱 귀하게 느껴졌다.

돌아오는 길, 입안에는 여전히 육회비빔밥의 풍미가 감돌았다. 황등 시장 “시장비빔밥”은 단순한 맛집을 넘어, 익산 지역명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공간이었다. 80년이라는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아마도 신선한 재료, 정성 어린 손맛, 그리고 변함없는 맛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80년의 역사에도 불구하고, 미흡한 위생 관리는 옥의 티였다. 그리고 육회의 질감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은, 오랜 전통과 저렴한 가격, 그리고 푸짐한 인심으로 충분히 상쇄되었다. 마치 촉매처럼, 단점마저도 이 맛집의 매력을 더욱 부각시키는 요소로 작용하는 듯했다.

결론적으로, 익산 황등 “시장비빔밥”은 한 번쯤 방문해볼 가치가 있는 맛집이다. 특히, 육회비빔밥은 저렴한 가격으로 푸짐한 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다음에는 꼭 선지순대국밥과 모듬순대를 먹어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와서도, 나는 한동안 “시장비빔밥”의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치 꿈을 꾼 듯, 황홀한 미각 경험은 오랫동안 뇌리에 각인되었다. 오늘 지역명 익산에서 진행한 미식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에서 새로운 미각 경험을 할 수 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총점: 4.5/5.0
한줄평: 80년 전통의 맛, 저렴한 가격, 푸짐한 인심. 익산에 간다면 꼭 들러야 할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