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연구실을 벗어나 미각 세포를 자극할 만한 실험 대상을 찾아 나섰다. 이번에 선택한 곳은 분당 서현역, 그곳에 숨겨진 이탈리아의 손맛, “돈파스타”다. 간판부터가 심상치 않다. “don Pasta Pizz”라는 정감 넘치는 필기체는 마치 오래된 이탈리아 교외의 작은 레스토랑을 연상시킨다.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이곳은, 첫인상부터가 ‘아, 여기 뭔가 다르다’라는 느낌을 강하게 풍긴다. 붉은색 나무 문을 열고 들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것은 따뜻한 색감의 아늑한 공간이었다. 완벽한 오픈형은 아니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주방과 그 한켠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붉은 화덕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한다. 마치 연극 무대의 막이 오르기 직전의 설렘과 비슷한 감정이랄까.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다양한 피자와 파스타 메뉴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의 피자는 나폴리 피자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피자를 맛봐야 하지 않겠나.
고민 끝에 선택한 메뉴는 ‘살시치아’ 피자와 ‘루꼴라’ 스파게티. 살시치아 피자는 한국에서 흔히 맛보기 힘든 야생 브로콜리 잎을 함께 구워낸 독특한 피자라고 했다. 브로콜리 잎이 시래기 맛과 비슷하다는 설명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루꼴라 스파게티는 신선한 루꼴라와 모짜렐라 치즈가 듬뿍 들어간 파스타라고 하니, 맛이 없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문을 마치고 주변을 둘러보니, 가게 곳곳에 놓인 소품들이 눈에 띄었다. 80~90년대 빈티지 데체코 식기와 주방용품, 그리고 이탈리아에서 직접 가져온 듯한 아기자기한 소품들은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랄까.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피자가 나왔다.
살시치아 피자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16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진 도우는 마이야르 반응을 통해 먹음직스러운 갈색 크러스트를 뽐내고 있었다. 그 위에는 신선한 야생 브로콜리 잎과 살시치아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한 조각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니, 쫄깃한 도우의 식감과 함께 짭짤한 살시치아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브로콜리 잎이었다. 시래기처럼 은은한 풀 향을 내는 것이, 짭짤한 피자와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마치 복잡한 알고리즘으로 설계된 완벽한 조화라고나 할까.

다음은 루꼴라 스파게티. 신선한 루꼴라가 듬뿍 올려진 스파게티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였다. 면을 한 입 맛보니, 쫄깃한 식감과 함께 루꼴라의 향긋한 풍미가 느껴졌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모짜렐라 치즈였다. 마치 숨겨진 보물처럼, 면 사이사이에 듬뿍 숨어있는 모짜렐라 치즈는 스파게티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마치 미지의 물질을 탐험하는 과학자처럼, 면을 먹을 때마다 톡톡 터지는 모짜렐라 치즈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피자와 파스타를 정신없이 먹어 치웠다. 솔직히 말하면, 양이 아주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맛은 훌륭하다. 마치 잘 조율된 악기처럼, 모든 재료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의 친절한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메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물론, 불편한 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챙겨주는 모습에서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주인 아주머니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마치 성공적인 실험을 마치고 연구실로 돌아가는 과학자처럼, 발걸음이 가벼웠다.
돌아오는 길, 돈파스타에서 맛본 피자와 파스타의 풍미가 계속해서 입안을 맴돌았다. 이곳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이탈리아의 맛과 정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들도 맛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볼로냐 출장 경험이 있는 사람이 극찬했다는 라구 파스타는 꼭 먹어봐야겠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 아니, 피자는 완벽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먼저, 평일에는 점심시간에만 영업을 하고 토요일만 길게 영업을 한다는 점은 아쉬웠다. 또한, 음료 메뉴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가게 내부가 좁은 편이라 웨이팅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파스타는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정통 이탈리아의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분당 서현역에 위치한 “돈파스타”를 강력 추천한다. 분명, 당신의 미각 세포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곳은 콜라를 판매하지 않는다. 파스타의 맛을 해친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만약 콜라 없이는 식사를 못하는 사람이라면, 미리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음식 나오는 속도가 느린 편이니, 예약 시 미리 주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돈파스타는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다. 또한, 국제대회 참가 등으로 휴무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방문 전에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