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뜨끈한 국물 한 사발! 마포역 미슐랭 설렁탕 맛집에서 서울의 깊은 맛을 느끼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뜨끈한 국물이 어찌나 간절하던지! 원래 전날의 메뉴 선택이 살짝 아쉬웠던 터라, 오늘 점심은 무조건 성공해야겠다는 다짐으로 마포 맛집 탐방에 나섰다. 레이더망에 포착된 곳은 바로 70년 전통의 설렁탕 노포, 마포옥! 미쉐린 빕구르망에 몇 년째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간판을 보고는 망설일 필요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마포역 1번 출구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접근성도 훌륭했다.

가게 앞에 도착하니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외관이 눈에 띄었다. 간판에는 ‘한우양지설렁탕’이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고, 미쉐린 마크가 자랑스럽게 붙어있는 모습. 괜히 더 기대감이 솟아올랐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1층은 주방이 있어서 그런지 테이블이 몇 개 없었고, 2층과 3층에도 자리가 마련되어 있는 듯했다. 평일 저녁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 다행히 자리가 넉넉해서 바로 2층으로 안내받았다. 혼밥하는 손님들을 위한 2인 테이블도 있어서 부담 없이 혼자 와도 좋을 것 같았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훑어보니, 설렁탕과 수육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탕 종류만 해도 기본 양지탕부터 명품 양지탕, 우삼겹탕, 차돌탕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다. 가격대는 확실히 좀 있는 편! 기본 양지탕이 19,000원이라니, 솔직히 살짝 놀랐다. 하지만 이왕 온 거, 제대로 즐겨보자는 생각에 고기 고명이 듬뿍 들어간다는 명품 양지탕(25,000원)을 주문했다. 옆 테이블에서는 차돌 수육을 시켜놓고 술 한잔 기울이는 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다음에는 꼭 차돌 수육에 소주 한 잔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마포옥 메뉴
마포옥의 메뉴판. 설렁탕 종류도 다양하고, 수육도 정말 맛있어 보인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밑반찬이 세팅됐다.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고기를 찍어 먹을 간장 소스가 전부. 겉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김치였지만, 묘한 감칠맛이 느껴져서 자꾸만 손이 갔다. 나중에 알고 보니, 신김치와 파김치는 따로 요청해야만 제공된다고 한다. 이런 귀한 정보를 놓칠 수 없지! 바로 직원분께 신김치와 파김치를 부탁드렸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명품 양지탕이 등장했다. 뚝배기 안에는 뽀얀 국물과 함께 두툼한 양지 고기가 듬뿍 들어 있었다. 파도 송송 썰어져 올라가 있어서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맑은 곰탕 느낌이었는데, 실제로 보니 뽀얀 사골국물과 고기 삶은 육수를 섞은 듯한, 설렁탕과 곰탕의 중간쯤 되는 비주얼이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깊고 진한 고소함이 입안 가득 퍼졌다. 잡뼈를 섞지 않고 사골로만 고아낸 국물이라 그런지, 느끼함 없이 깔끔하고 담백했다.

명품 양지탕
보기만 해도 든든해지는 명품 양지탕! 뽀얀 국물과 듬뿍 들어간 고기가 예술이다.

고기 한 점을 집어 들어 맛보니, 진짜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았다. 두툼한데도 어찌나 부드러운지, 씹을 필요도 없이 그냥 스르륵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혹시 질기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같이 나온 간장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더욱 살아났다. 고기 양도 꽤 많아서, 6천 원 더 주고 명품으로 시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본적으로 밥이 말아져서 나오는데, 따로국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미리 주문할 때 밥을 따로 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나는 토렴된 밥을 좋아해서 그대로 먹었는데, 뜨끈한 국물과 밥이 어우러져 더욱 맛있었다. 밥알 하나하나에 국물이 잘 배어 있어서, 입에 넣는 순간 행복감이 밀려왔다.

국물 맛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 처음에는 파를 넣지 않고 그대로 먹다가 중간에 파를 듬뿍 넣어 먹으니 또 다른 맛이었다. 향긋한 파 향이 국물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려 줬다. 테이블에는 후추도 준비되어 있어서, 취향에 따라 후추를 살짝 뿌려 먹어도 좋다.

명품 양지탕 속 고기
두툼하게 썰린 양지 고기! 육질이 정말 부드럽고 쫄깃하다.

함께 제공된 김치 삼총사도 빼놓을 수 없다. 깍두기는 아삭아삭하고 시원했고, 기본 김치는 적당히 익어서 설렁탕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했다. 특히, 따로 요청해서 받은 신김치와 파김치는 진짜 레전드였다. 신김치는 묵은지의 깊은 맛이 느껴졌고, 파김치는 알싸하면서도 매콤한 맛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이 파김치가 설렁탕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제대로 했다.

먹다 보니 국물이 점점 줄어들었는데, 직원분께 말씀드리니 흔쾌히 국물을 더 가져다주셨다. 인심도 후하시지! 육수를 아낌없이 리필해주시는 덕분에, 마지막까지 뜨끈하고 진한 국물을 즐길 수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가격이 좀 부담스럽다고 생각했지만, 먹어보니 전혀 아깝지 않았다. 최고급 한우만을 사용하고, 70년의 노하우로 우려낸 육수의 깊은 맛을 생각하면 오히려 감사한 가격이라고 느껴졌다. 괜히 미쉐린 가이드에 선정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깍두기와 김치
설렁탕과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는 깍두기와 김치! 특히 신김치와 파김치는 꼭 먹어봐야 한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김치와 파김치는 처음 한 번만 제공된다는 점이다. 맛있어서 계속 먹고 싶었는데, 추가 주문이 안 된다고 하니 살짝 아쉬웠다. 그리고 직원분들이 친절하지 않다는 평도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다행히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었다.

마포옥에서 명품 양지탕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나니,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비 오는 날씨에 딱 어울리는 최고의 메뉴였다. 속도 든든하고, 몸도 따뜻해지니, 정말 제대로 보양한 느낌이었다. 왜 사람들이 마포옥을 서울 설렁탕 맛집이라고 부르는지, 왜 미쉐린 가이드에서 계속 선정하는지 알 것 같았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보니, 포장 판매도 하고 있었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다음에는 꼭 부모님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다음 방문 때는 꼭 차돌 수육에 소주 한 잔 기울여야지! 아, 그리고 탕에 곁들이는 김치가 맛이 없을 수도 있는데, 파김치와 신김치를 꼭 요청해서 함께 먹어보길 추천한다.

마포옥 외관
70년 전통의 마포옥 외관. 미쉐린 마크가 눈에 띈다.

마포에서 맛있는 설렁탕 한 그릇 하고 싶다면, 주저 말고 마포옥에 방문해보세요!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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