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어디론가 훌쩍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이 일었다. 목적지는 청도. 드라이브 코스로도 좋고, 무엇보다 혼밥하기에도 부담 없는 맛집들이 곳곳에 숨어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홀로 떠난 길, 네비게이션에 ‘오소재’를 찍고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꼬불꼬불한 길을 한참 올라가니 저수지가 눈 앞에 펼쳐졌다. 초록색으로 우거진 산과 잔잔한 물결이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힐링이었다. 바로 이거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완벽한 장소라는 확신이 들었다. 식당 바로 앞에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주차 걱정 없이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놓였다. 오늘도 혼밥 성공 예감!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생각보다 넓고 깔끔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혼자 온 손님도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창밖으로는 푸르른 저수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마치 그림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곳의 가장 큰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혼밥도 분위기 좋은 곳에서 해야 제맛이지.

메뉴판을 훑어보니 콩국수, 비빔국수, 군만두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다. 콩국수가 이 집의 대표 메뉴라는 정보를 입수했기에 망설임 없이 서리태 콩국수를 주문했다. 콩국수는 늦봄부터 초가을까지만 맛볼 수 있는 계절 메뉴라고 하니, 지금이 아니면 맛볼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주문 후 잠시 기다리는 동안, 식당 안을 둘러봤다. 테이블 위에는 설탕이 가득 담긴 통이 놓여 있었다. 전라도 지방에서는 콩국수에 설탕을 넣어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이곳 역시 그런 스타일을 따르는 듯했다. 나는 콩국수 본연의 맛을 즐기는 편이라 설탕은 넣지 않기로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서리태 콩국수가 나왔다.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겨 나온 콩국수는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뽀얀 콩 국물 위에는 얼음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마치 빙수 같은 비주얼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얼음이 조금 더 곱게 갈렸으면 더욱 예뻤을 것 같다는 생각도 잠시 스쳤지만, 맛만 좋으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

젓가락으로 콩 국물과 면을 잘 섞은 후, 드디어 첫 입을 맛봤다. 진하고 고소한 콩 국물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서리태 특유의 담백한 맛과 콩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면발은 쫄깃하고 탱탱해서 콩 국물과의 조화가 완벽했다. 콩비린내는 전혀 나지 않았고, 정말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었다.
몇 번을 더 맛보니, 쌓여있던 얼음이 녹으면서 콩 국물의 농도가 점점 짙어졌다. 처음에는 살짝 묽은 듯했던 콩 국물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진하고 꾸덕해지는 것이 신기했다. 마치 콩국 빙수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콩국수를 먹는 동안, 창밖으로는 산들거리는 바람에 흔들리는 댓잎들이 눈에 들어왔다. 시각과 후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맛의 파노라마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혼자 떠나온 여행이었지만, 전혀 외롭지 않았다. 오히려 혼자만의 시간을 오롯이 즐길 수 있어서 더욱 행복했다.
함께 나온 반찬들도 콩국수와 잘 어울렸다. 특히, 잘 익은 김치는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삭하고 매콤한 김치를 콩국수와 함께 먹으니, 질릴 틈 없이 계속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군만두를 추가로 주문했다. 이 집 군만두가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군만두가 나왔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군만두는 정말 훌륭했다. 특히, 만두 속이 꽉 차 있어서 씹는 맛이 좋았다. 주문제작한 만두피를 사용한다고 하니, 그 정성이 더욱 느껴졌다.

군만두를 간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나갔다. 콩국수와 군만두의 조합은 정말 최고였다. 혼자서 콩국수와 군만두를 모두 해치우니, 정말 배가 불렀다. 하지만 맛있어서 남길 수가 없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정말 친절하게 맞아주셨다. 후기에서는 불친절하다는 평도 있었는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기분이 좋았다. 역시, 사람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식당을 나서기 전, 다시 한번 저수지 풍경을 눈에 담았다. 푸르른 자연 속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힐링하니, 스트레스가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혼자 떠나온 청도 여행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다음에 또 혼자 드라이브를 하다가 청도에 들르게 된다면, 주저 없이 오소재를 방문할 것이다. 그 때는 비빔국수도 한번 먹어봐야겠다. 새콤달콤한 비빔국수도 콩국수 못지않게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군만두는 무조건 추가!
혼자 밥 먹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오소재는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인데다가,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풍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혼자여도 괜찮아! 라는 말을 되뇌며, 다음 혼밥 장소를 찾아 떠나본다.
오소재 맛집 정보:
* 영업 기간: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계절 메뉴 전문점)
* 영업 시간: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브레이크 타임 없음)
* 주요 메뉴: 서리태 콩국수, 비빔국수, 군만두
* 주차 공간: 넓은 주차장 완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