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으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스치는 초록 물결에 마음까지 청량하게 물드는 듯했다. 목적지는 함양에서도 손꼽히는 맛집, ‘위성집’이었다. 상림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즐기는 숯불구이라니, 상상만으로도 벌써부터 입안에 침이 고였다.
위성집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넓은 야외 자리였다. 마치 캠핑장에 온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실내 좌석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었지만, 싱그러운 바람을 느끼며 식사하고 싶어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최근 리모델링을 거쳐 좌석이 더욱 많아졌다고 하니, 단체 회식 장소로도 제격일 듯했다. 이미지에서 보듯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메뉴판을 펼쳐 들고 한참을 고민했다. 닭목살, 돈미쫀득살, 키조개 관자… 하나같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메뉴들 앞에서 쉬이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다. 결국,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닭목살(소금, 고추장), 돈미쫀득살, 그리고 키조개 관자를 주문했다. 숯불에 구워 먹는 키조개 관자는 어떤 맛일까? 묘한 기대감이 들었다.
주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테이블 위로 숯불이 놓였다. 붉게 타오르는 숯을 바라보니 절로 마음이 설렜다. 곧이어 밑반찬들이 차려졌는데, 정갈한 모습에 다시 한번 감탄했다. 특히, 갓 무쳐낸 듯 신선한 겉절이는 보기만 해도 입맛을 돋우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닭목살이 숯불 위에 올려졌다.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닭목살은 소금구이와 고추장구이 두 가지 맛으로 즐길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담백한 소금구이가 더 좋았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었다. 고추장구이는 매콤한 양념이 숯불 향과 어우러져 밥 도둑이 따로 없었다.
돈미쫀득살은 이름처럼 쫀득한 식감이 매력적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나지 않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우러나왔다.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배어 풍미를 더했다. 뜨겁게 달궈진 불판 위에서 돈미쫀득살이 노릇노릇 익어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군침이 꿀꺽 삼켜지는 비주얼이었다.

기대했던 키조개 관자는 신선함 그 자체였다. 숯불에 살짝 구워 먹으니 쫄깃한 식감이 더욱 살아났다. 은은한 바다 향이 입안 가득 퍼지는 것이, 마치 바닷가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고기를 어느 정도 먹고 난 후, 매콤라면을 주문했다. 얼큰한 국물이 느끼함을 싹 잡아주었다. 면발도 쫄깃쫄깃해서 후루룩 넘어가는 식감이 좋았다. 숯불구이 후식으로 매콤라면은 최고의 선택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려는데, 사장님께서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네셨다. 친절하신 사장님 덕분에 더욱 기분 좋게 식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상림을 마주하고 있어 공기도 좋고, 맛도 좋은 위성집! 왜 함양 사람들이 이곳을 맛집으로 꼽는지 알 것 같았다.
참고로, 위성집에서는 백숙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방 토종닭 백숙은 진한 국물과 부드러운 닭고기의 조화가 일품이라고. 백숙을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 다음에는 꼭 백숙을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고동국과 묵 무침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고 하니, 백숙과 함께 곁들여 먹으면 더욱 푸짐한 한 상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위성집을 나섰다. 상림 숲의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잠시 산책을 즐겼다.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함양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위성집에 들러 숯불구이의 참맛을 느껴보길 바란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서 나무로 덧대어진 벽면에 붙어있는 메뉴판을 다시 한번 눈에 담았다. 검정색 바탕에 흰 글씨로 정갈하게 쓰여진 메뉴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닭목살 숯불구이 (소금/간장/고추장) 150g 11,000원, 닭안창살 150g 15,000원, 돈미쫀득살 180g 13,000원, 껍데기살 150g 14,000원, 키조개관자 150g 15,000원… 다음에는 껍데기살과 닭안창살에 도전해봐야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숯불 향이 은은하게 밴 옷깃을 여미며 다시 한번 위성집에서의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렸다. 함양의 숨겨진 보석 같은 맛집, 위성집. 다음번 함양 방문 때에도 꼭 다시 들러야 할 곳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두었다. 어쩌면 나는 위성집의 토속적인 고향의 맛을 잊지 못해 다시 함양을 찾게 될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