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며칠 전부터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돼지 부속구이의 유혹에 이끌려 상봉으로 향했다. 낯선 골목길을 헤쳐 나가는 동안, 곱창 가게들 사이로 길게 늘어선 줄이 눈에 띄었다. 바로 오늘 나의 목적지, 소문으로만 듣던 돼지부속 전문점이었다. 웨이팅 기계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카카오톡 알림을 기다리며,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에 괜스레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기다림 끝에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문을 열고 들어선 내부는 생각보다 아담했지만, 테이블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마치 오래된 친구 집에 놀러 온 듯 편안하게 느껴졌다. 벽에 붙은 메뉴판은 간결했다. 돼지 부속 모듬 한 근이 18,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요즘 같은 시대에 이런 가성비는 정말 귀하다.
자리에 앉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듬 한 근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화려한 한 상이 차려졌다. 숯불이 들어간 불판 위에는 돼지 껍데기를 포함한 다채로운 부위의 고기가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다. 곁들여 나오는 파채는 도시락 통에 담겨져 나왔는데, 고추장 양념에 버무려진 모습이 어찌나 먹음직스럽던지. 얼른 구워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불판 위에서 돼지 껍데기가 노릇하게 익어가는 동안, 참지 못하고 소맥부터 한 잔 들이켰다. 캬! 이 맛이지. 드디어 잘 익은 껍데기를 콩고물에 듬뿍 찍어 입으로 가져갔다. 쫀득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돼지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어서 뽈살, 염통, 턱살 등 다양한 부위를 맛봤다. 부위마다 다른 식감과 풍미가 정말 매력적이었다. 특히, 양념된 파채를 구워 함께 먹으니 돼지고기의 느끼함은 싹 가시고, 향긋한 파 향과 달콤한 양념이 어우러져 환상의 조합을 자랑했다.
고기를 먹는 동안, 사장님의 친절함에 감동했다. 혹시라도 고기를 태울까 봐 걱정하며, 직접 구워주시기도 하고, 먹는 방법도 자세히 설명해주셨다. 덕분에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특히, 불판의 화력이 너무 강해서 조금 불편했는데, 사장님께서 수시로 불 조절을 도와주셔서 감사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술잔을 기울이며,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어느덧 배는 불러왔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모듬 반근을 추가로 주문했다. 처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 이번에는 쌈으로 즐겨봤다. 신선한 상추에 잘 익은 고기와 파채, 마늘, 쌈장을 듬뿍 넣어 크게 한 쌈!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매장이 좁고 환기가 잘 안 돼서 연기가 자욱했고, 냉방 시설이 부족해서 조금 더웠다. 특히, 파채가 생고기와 함께 버무려져 나오는 점은 위생상 조금 아쉬웠다. 파가 익기 전에 먹게 되는 경우가 있어서 조금 찝찝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을 모두 잊게 할 만큼 맛과 가성비가 훌륭했다.
계산을 하고 나오면서, 사장님께 봉일천 장군집과의 관계를 여쭤봤다. 그랬더니, 사모님께서 봉일천 장군집 사장님의 가족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어쩐지, 봉일천에서 먹던 그 맛과 비슷하다 했더니, 역시 이유가 있었다. 뜻밖의 사실에 놀라움과 함께 더욱 깊은 만족감을 느꼈다.

상봉에서 만난 봉일천의 맛.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 신선한 돼지 부속구이를 맛볼 수 있는 곳. 왁자지껄한 분위기 속에서 술 한잔 기울이며 하루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곳. 비록 완벽한 곳은 아니지만, 정겨운 분위기와 훌륭한 맛 덕분에 앞으로도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조금 일찍 방문해서 웨이팅 없이 즐겨야겠다.

상봉 맛집 탐험은 언제나 즐겁다. 특히, 이렇게 숨겨진 보석 같은 곳을 발견했을 때는 더욱 그렇다. 삼겹살이 지겨울 때, 색다른 돼지고기를 맛보고 싶을 때,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게 즐기고 싶을 때, 이곳을 강력 추천한다. 단, 웨이팅은 각오해야 한다. 그리고 4명 이상 방문하기에는 조금 비좁을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시길 바란다.

오늘도 맛있는 음식과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들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가성비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벌써부터 기대된다. 상봉에서의 돼지부속 맛집 탐험은 성공적이었다. 봉일천의 향수를 느끼고 싶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