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을 계획하면서 가장 기대했던 것 중 하나는 바로 흑돼지 맛집 탐방이었다. 수많은 맛집들 중에서 고심 끝에 선택한 곳은 성산에 위치한 ‘영일흑돼지’. 2주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두었다. 제주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성산으로 향했다.
저녁 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식당 안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식당 외관은 깔끔한 흰색 벽돌 건물에 검은색 간판으로 포인트를 주어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따뜻한 조명이 식욕을 자극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도착했음에도 잠시 기다려야 했다. 기다리는 동안 식당 내부를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넓지 않아 5인 이상 단체 손님은 조금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셋이었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았다. 테이블은 검은색 대리석으로 되어 있었고, 테이블마다 환풍 시설이 잘 갖춰져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흑돼지 오겹살, 목살, 갈매기살 등 다양한 부위가 있었지만, 우리는 2인 세트와 흑돼지 고추장찌개를 주문했다. 메뉴판 옆에는 델몬트 주스병을 재활용한 물병이 놓여 있었는데,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정겨움이 느껴졌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이 차려졌다. 깻잎 장아찌, 갓김치, 묵은지, 쌈 채소 등 정갈하게 담긴 밑반찬들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특히 멜젓은 흑돼지와 환상적인 조합을 자랑했다. 멜젓은 비리지 않고 깊은 감칠맛이 느껴졌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흑돼지가 등장했다. 선홍빛을 뽐내는 흑돼지 목살과 오겹살, 갈매기살은 보기만 해도 신선함이 느껴졌다. 각 부위에는 앙증맞은 팻말이 꽂혀 있어 어떤 부위인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영일흑돼지’의 가장 큰 장점은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준다는 점이다. 전문적인 솜씨로 구워주는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흑돼지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직원분은 고기를 굽는 동안 각 부위별 특징과 맛있게 먹는 방법 등을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잘 달궈진 불판 위에 흑돼지 목살을 올리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노릇노릇하게 익어가는 흑돼지를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직원분은 능숙한 솜씨로 고기를 뒤집고 자르며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도록 정성을 다했다. 돼지 기름으로 불판을 코팅하는 모습에서 장인의 향기가 느껴졌다.

드디어 흑돼지 목살 한 점을 입에 넣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입안 가득 퍼지는 육즙과 쫄깃한 식감은 정말 최고였다. 멜젓에 찍어 먹으니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더욱 풍부하게 느껴졌다. 깻잎 장아찌에 싸서 먹으니 향긋한 깻잎 향이 흑돼지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목살을 순식간에 해치우고 오겹살을 구워 먹었다. 오겹살은 껍데기 부분의 쫄깃함과 살코기의 부드러움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껍데기 부분은 콜라겐이 풍부하여 피부 미용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갈매기살을 구워 먹었다. 갈매기살은 돼지 한 마리당 얼마 나오지 않는 특수 부위라고 한다. 쫄깃하면서도 꼬들꼬들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돼지 특유의 잡내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고기를 먹는 중간에 흑돼지 고추장찌개가 나왔다. 뚝배기에 담겨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정말 먹음직스러웠다. 찌개 안에는 큼지막한 흑돼지 고기와 두부, 야채 등이 듬뿍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떠먹으니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흑돼지의 느끼함을 싹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밥을 말아서 쓱쓱 비벼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움이 남았다. 너무 맛있어서 더 먹고 싶었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영일흑돼지’는 단순히 흑돼지를 판매하는 식당이 아닌, 정성과 진심을 담아 고객에게 최고의 맛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사장님의 친절한 설명과 직원분들의 정성 덕분에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식당 내부가 협소하여 테이블 간 간격이 좁다는 점, 그리고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이다. 하지만 흑돼지 자체의 퀄리티와 서비스를 고려하면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 성산에서 흑돼지 맛집을 찾는다면 ‘영일흑돼지’를 강력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다음 제주 여행 때도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