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50년 가까운 세월이 켜켜이 쌓인 을지로 골목, 그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설렁탕 노포 이남장을 향하는 발걸음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기대하게 되는 탓이다. 1970년대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이남장은, 변함없는 맛과 정겨운 분위기로 수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자리 잡은 진정한 의미의 맛집이다.
을지로3가역 1번 출구에서 나와 몇 걸음 걷다 보면,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낡은 벽돌 건물, 빛바랜 간판, 그리고 그 아래를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께 따뜻한 온기가 온몸을 감싼다. 테이블 간 간격은 다소 좁지만, 오히려 이러한 북적거림이 노포 특유의 활기찬 분위기를 더한다. 1층과 2층으로 나뉜 공간은, 혼밥을 즐기는 사람부터 단체 손님까지 다양한 이들을 포용한다. 벽면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듯, 여러 유명 인사들의 사진과 감사장이 빼곡하게 걸려 있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설렁탕, 내장탕, 수육 등 다양한 메뉴들이 눈에 띄었지만, 역시 이곳의 대표 메뉴는 단연 설렁탕이다. 일반 설렁탕과 특 설렁탕 중 고민하다가, 푸짐한 고기 양에 이끌려 특 설렁탕을 주문했다. 가격은 다소 높은 편이지만, 농구선수 손바닥만 한 양지 한 덩어리가 통째로 들어간다는 말에 기대를 품었다. 잠시 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뚝배기가 눈앞에 놓였다. 뽀얀 국물 위로 큼지막한 고기 덩어리와 파가 듬뿍 올려진 모습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비주얼이었다.

가장 먼저 국물 한 숟갈을 떠 맛보았다. 깊고 묵직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인위적인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오랜 시간 정성껏 끓여낸 육수의 깊은 풍미가 그대로 느껴졌다. 은은하게 퍼지는 육향은 마치 고향에 온 듯한 푸근함을 선사했다. 밥은 토렴된 상태로 탕 안에 들어가 있었고, 국물 온도도 적당해서 바로 먹기 편했다. 파를 듬뿍 넣어 풍미를 더하고, 후추를 살짝 뿌려 알싸한 맛을 더하니, 그 맛이 한층 더 깊어졌다.

고기는 젓가락으로 들기 힘들 정도로 큼지막했다. 마치 스테이크를 연상시키는 두툼한 크기에 감탄하며,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국물에 적셔 먹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오랜 시간 푹 삶아낸 덕분에, 입안에서 살살 녹는 듯한 느낌이었다. 특히 특 설렁탕에는 우설이 함께 들어 있어,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었다. 고소하면서도 쫄깃한 우설은, 설렁탕의 풍미를 한층 더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설렁탕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김치와 깍두기다. 이남장의 김치와 깍두기는 설렁탕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다. 겉절이 스타일의 김치는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일품이었다. 특히 감칠맛이 풍부해, 설렁탕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큼지막하게 썰어낸 깍두기는 시원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적당히 익어,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 또한 훌륭했다. 김치와 깍두기는 테이블에 놓인 항아리에서 먹을 만큼 덜어 먹을 수 있어, 눈치 보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설렁탕을 먹는 중간중간, 김치와 깍두기를 곁들여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뜨끈한 설렁탕 국물에 밥을 말아, 김치를 올려 먹으니, 입안에서 행복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깍두기를 한 입 베어 물고, 설렁탕 국물을 들이켜니, 입안이 깔끔하게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특히 이남장의 설렁탕은 간이 살짝 되어 있어, 짜게 먹는 사람이라면 소금과 후추를 더 넣어 먹으면 좋다. 테이블마다 소금, 후추, 파 등이 준비되어 있어, 취향에 맞게 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 또한 마음에 들었다.
어느덧 뚝배기 바닥이 보이기 시작했다. 푸짐한 양 덕분에 배가 불렀지만, 워낙 맛이 좋아 숟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남은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나서야, 비로소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계산을 하기 위해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에는 연세 지긋하신 사장님께서 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맛있게 드셨어요?”라는 사장님의 따뜻한 인사에,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남장은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이 아닌, 시간과 추억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었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변함없는 맛을 유지하며, 수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정직한 재료와 정성 어린 손맛에 있었다. 또한, 노포 특유의 정겨운 분위기와 따뜻한 서비스 또한, 이남장을 특별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물론, 아쉬운 점도 없지 않았다. 매장이 오래된 탓에, 깔끔한 느낌은 다소 부족할 수 있다. 또한,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비좁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들은 이남장이 가진 매력에 비하면 사소한 것들일 뿐이다.

이남장을 나서며, 왠지 모를 든든함과 따뜻함이 느껴졌다. 단순히 배를 채운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경험을 한 덕분일 것이다. 을지로에서 맛보는 이남장의 설렁탕은, 단순한 음식을 넘어, 시간과 추억을 맛보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라며, 다음번 방문을 기약했다.

총평:
* 맛: 깊고 묵직한 육수, 부드러운 고기, 환상적인 김치와 깍두기의 조화
* 가격: 다소 높은 편이지만, 푸짐한 양과 훌륭한 맛을 고려하면 납득할 만함
* 분위기: 노포 특유의 정겨움과 활기 넘치는 분위기
* 서비스: 따뜻하고 친절한 서비스
* 추천 메뉴: 설렁탕 (특), 수육
팁:
* 평일 점심시간에는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시간을 잘 맞춰 방문하는 것이 좋다.
* 혼밥을 즐기는 사람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 밥과 소면은 무한리필이 가능하다.
* 주차 공간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결론적으로, 이남장은 서울에서 맛보는 최고의 설렁탕 중 하나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시간과 추억을 공유하고 싶다면, 이남장을 방문해 보길 강력 추천한다. 50년 전통의 깊은 맛과 정겨운 분위기는, 분명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