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와 수리산 자락을 걸었다. 짙푸른 녹음이 눈을 시원하게 씻어주는 듯했지만,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히니 슬슬 배가 고파왔다. 산에서 간단히 요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산 후에는 어김없이 든든한 식사가 당기는 법. 친구 녀석도 같은 생각인지, 수리산 등산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자자한 코다리찜 전문점이 있다고 귀띔해줬다.
가게 옆은 마침 식당 중축 공사가 한창이었다. 낡은 건물이 번듯하게 바뀌는 모습에서, 이곳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었다. ‘어부네 코다리찜’, 예전에는 “자성화 코다리찜”으로 불렸다는 이곳은, 이미 군포를 넘어 전국구 맛집으로 발돋움한 곳이라고 한다. 작은 가게에서 시작해 이제는 50여 개의 가맹점을 거느린 어엿한 기업으로 성장했다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졌다.

점심시간을 살짝 비껴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나무 테이블은 왁자지껄한 이야기 소리와 맛있는 냄새로 가득했고,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발걸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메뉴판을 보니 코다리조림 외에도 다양한 메뉴가 있었지만, 역시 대표 메뉴인 코다리조림을 주문했다.
잠시 후,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다리찜이 테이블 위에 놓였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붉은 양념에 뒤덮인 코다리, 그 위에는 큼지막한 떡이 넉넉하게 올려져 있었다. 코다리 특유의 꼬득꼬득한 식감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조화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게 했다.

젓가락을 들어 코다리 살점을 조심스럽게 발라냈다. 촉촉하고 부드러운 속살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입 맛보니, 입안 가득 퍼지는 매콤한 양념과 쫄깃한 코다리의 조화가 환상적이었다. 특히 이곳만의 특별한 비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양념은, 단순한 매운맛이 아닌, 깔끔하면서도 칼칼하고, 은은한 단맛까지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었다.
함께 나온 김에 코다리찜과 콩나물을 듬뿍 올려 싸 먹으니, 그 맛이 더욱 일품이었다. 김의 고소함과 콩나물의 아삭함이 매콤한 코다리찜과 어우러져, 입안에서 다채로운 향연이 펼쳐지는 듯했다. 콩나물 외에도 톳과 고추 장아찌 등 정갈한 밑반찬들이 곁들여져, 풍성한 식감을 더했다. 특히 간장 양념에 절인 청양고추는, 톡 쏘는 매운맛이 느끼함을 잡아주어 코다리찜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어느새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지만,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었다. 매운맛을 달래기 위해 시원한 물을 들이켜고, 다시 코다리찜을 공략했다. 쫀득한 떡을 양념에 듬뿍 찍어 먹으니, 묘하게 중독성 있는 맛이 혀끝을 자극했다.
정신없이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접시. 하지만 아쉬워할 틈도 없이, 후식으로 황태국이 나왔다. 뽀얀 국물에 담긴 황태와 두부를 보니, 매운 기운이 가시는 듯했다. 국물 한 모금을 들이켜니,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서니, 기분 좋은 포만감이 밀려왔다. 어부네 코다리찜, 왜 이곳이 군포 맛집으로, 나아가 전국적인 맛집으로 인정받는지 알 수 있었다.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파는 곳이 아닌, 친절한 서비스와 푸짐한 인심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다소 비좁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공기밥이 별도라는 점은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사람에게는 다소 맵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니, 주문 시 미리 요청하면 될 것이다.
다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틀니를 하신 어머니께서도 부드럽게 드실 수 있도록, 코다리의 식감이 조금 더 부드러워지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도 가져본다.

어부네 코다리찜 군포본점. 수리산의 정기를 받아 탄생한 이 맛집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군포의 자랑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매콤한 코다리찜이 생각나는 날, 어김없이 이곳을 찾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