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유에서 맛보는 생활의 달인 만두, 만두향에서 피어나는 추억의 맛집 순례기

수유역에서 발걸음을 옮겨 5분 남짓, 시장 골목 어귀에 자리 잡은 ‘만두향’은 간판에서부터 느껴지는 정겨움이 있는 곳이었다. 낡은 듯하지만 깔끔하게 정돈된 외관, 큼지막하게 쓰인 ‘만두’ 두 글자가 왠지 모르게 발길을 잡아끌었다.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손님들로 북적였다. ‘생활의 달인’에 출연했다는 팻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자리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훑어보았다. 만두국, 만두전골, 튀김만두 등 만두를 주력으로 하는 메뉴들이 눈에 띄었고, 불고기비빔밥이나 칼국수 같은 식사 메뉴도 있었다. 고민 끝에, 이곳의 시그니처라는 튀김만두와, 뜨끈한 국물이 당겨 만두칼국수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 안을 둘러보니, 테이블은 8개 정도로 아담한 규모였다. 좌식 테이블은 없고 모두 입식 테이블로 되어 있었는데, 테이블 간 간격이 좁아 약간은 비좁게 느껴지기도 했다.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께서 능숙하게 서빙을 하고 계셨는데, 빠르고 정확한 손놀림에서 오랜 내공이 느껴졌다. 테이블 한쪽에는 할라피뇨처럼 생긴 절임 고추가 놓여 있었는데, 묘하게 끌리는 비주얼이었다.

만두향 외관
정겨운 느낌의 만두향 외관

가장 먼저 튀김만두가 나왔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튀김만두는 보기만 해도 바삭함이 느껴졌다. 겉은 노릇하게 튀겨져 있었고, 만두피는 마치 종이처럼 얇았다. 한 입 베어 무니, 바삭하는 소리와 함께 뜨거운 김이 입안 가득 퍼졌다. 만두소는 두부와 숙주가 듬뿍 들어가 담백하면서도 고소했다. 특히, 만두피의 쫄깃함과 바삭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흔히 먹는 중국집 튀김만두와는 차원이 다른,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튀김옷은 과하지 않고, 속은 꽉 차 있어서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즐길 수 있었다. 짭짤하면서도 매콤한 양념장에 살짝 찍어 먹으니, 그 맛이 더욱 풍성해졌다.

튀김만두
겉바속촉의 정석, 튀김만두

이어서 만두칼국수가 나왔다.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온 만두칼국수는 보기만 해도 푸짐했다. 뽀얀 국물 위로 김 가루와 계란 지단이 듬뿍 올려져 있었고, 쫄깃해 보이는 칼국수 면발과 커다란 만두가 넉넉하게 들어 있었다. 국물을 한 입 맛보니, 멸치 육수 특유의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다. 조미료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었다.

만두칼국수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만두칼국수

칼국수 면은 직접 손으로 빚은 듯 찰지고 쫄깃했다. 시판 면과는 확연히 다른,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었다. 만두는 튀김만두와 마찬가지로 두부와 숙주가 주재료로 사용되어 담백했다. 만두피는 적당히 두꺼워 씹는 맛이 있었고, 만두소는 부드러워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했다. 칼국수와 만두를 함께 먹으니, 든든하면서도 행복한 기분이 들었다.

만두칼국수와 함께 나온 김치와 깍두기도 인상적이었다. 특히 깍두기는 시원하면서도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었다. 만두의 담백한 맛과 깍두기의 시원한 맛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김치는 내 입맛에는 조금 아쉬웠다. 겉절이처럼 신선한 김치가 있었다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벽 한쪽에는 이인영 장관이 방문했던 사진이 걸려 있었다. 유명 인사도 즐겨 찾는 맛집이라니, 왠지 모르게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혼자 방문했지만, 다음에는 만두전골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큰한 국물에 만두와 칼국수, 야채, 김치의 조화라니, 상상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개성순대
야채와 선지가 가득한 개성순대

개성순대 또한 이곳의 인기 메뉴 중 하나라고 한다. 당면 순대가 아닌 야채와 선지가 듬뿍 들어간 순대라고 하는데, 흔한 순대와는 차별화된 맛이라고 한다. 순대피도 꽤 두꺼워 씹는 맛과 풍미가 좋다고 하니, 순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맛봐야 할 메뉴일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하려고 보니, 주방에서는 연신 만두를 빚고 있었다. 매일 직접 손으로 만두를 빚는다고 하니, 그 정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만두는 포장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집에서 끓여 먹을 수 있도록 조리되지 않은 만두도 판매하고 있었다.

‘만두향’은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어 주차는 다소 어려운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다. 가게는 아담한 편이지만, 테이블 간 간격이 좁은 것을 제외하면 깔끔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만두향’에서 맛본 만두는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만두와 맛이 비슷했다. 슴슴하면서도 담백한 맛, 자극적이지 않아 먹어도 속이 편안한 맛이었다. 화려하거나 특별한 맛은 아니었지만, 정겹고 푸근한 느낌이 드는 맛이었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생활의 달인’에 나올 정도의 엄청난 맛집이라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며, 무엇보다 정성이 느껴지는 맛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게는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담백하고 깔끔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이 될 것이다.

메뉴
다양한 만두 메뉴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수유 지역 주민들에게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만두 맛집 ‘만두향’. 멀리서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한번쯤 들러볼 만한 곳이다. 특히, 튀김만두는 꼭 한번 맛보기를 추천한다. 바삭하고 쫄깃한 만두피와 담백한 만두소의 조화는 정말 훌륭하다. 추억을 되살리는 소박한 맛과 푸근한 인심은 덤이다.

문을 열고 가게를 나서는 순간, 따뜻한 만두의 온기와 푸근한 정이 가슴 한 켠에 오래도록 남았다. 다음에는 꼭 만두전골을 먹으러 다시 와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발걸음을 옮겼다. 수유 맛집 ‘만두향’, 그곳에는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따뜻한 이야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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