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고향 순창에 내려가는 날, 어머니께서 제일 먼저 “뭐 먹고 싶냐?” 물으시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뜨끈한 감자탕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라고. 서울에서는 잊고 살았던 그 푸근한 맛, 어릴 적 할머니 손맛이 그리워 찾아간 곳이 바로 ‘조마루감자탕’이었어. 순창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곳이라 기대감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지.
저녁 시간이라 그런지 가게 앞은 벌써부터 북적거리고 있었어. 파란색 네온사인으로 빛나는 “조마루 감자탕” 간판이 정겨웠어. 마치 어릴 적 동네 어귀에 있던 밥집 같은 푸근함이 느껴졌지.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홀이 눈에 들어왔어. 테이블 간 간격도 넉넉해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겠더라. 단체 손님들도 많이 찾는지, 한쪽에는 넉넉한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어.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보니 감자탕, 묵은지 감자탕, 뼈해장국 등 다양한 메뉴가 있었어. 감자탕도 땡겼지만, 왠지 오늘은 얼큰한 묵은지 감자탕이 더 끌리더라고. 어머니랑 둘이 갔으니, 묵은지 감자탕 小자를 시켰어. 가격은 34,000원! 서울 물가 생각하면 아주 혜자스러운 가격이지.
주문하고 나니,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이야… 시골 인심이 그대로 느껴지는 푸짐한 상차림이었어. 콩나물무침, 깍두기, 김치 등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지는 맛깔난 반찬들이었지. 특히 깍두기는 어찌나 시원하고 아삭한지, 감자탕 나오기도 전에 몇 번이나 리필해 먹었는지 몰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묵은지 감자탕이 등장했어. 큼지막한 냄비에 묵은지랑 돼지 등뼈가 듬뿍 들어가 있고, 팽이버섯과 쑥갓이 푸짐하게 올려져 있었어. 국물은 보기만 해도 얼큰해 보이는 붉은 빛깔이었지. “아이고, 이 비주얼 좀 봐라!” 어머니께서도 감탄하시며 사진을 찍으셨어.
불을 켜고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는데, 냄새가 아주 그냥… 온 동네 사람 다 불러 모을 냄새였어. 묵은지의 시큼하면서도 깊은 향이 코를 자극하고, 돼지 등뼈의 고소한 냄새가 식욕을 돋우더라.
드디어 국물이 끓기 시작하고, 묵은지가 흐물흐물해지니, 이제 먹어도 된다는 신호! 제일 먼저 묵은지 한 줄기를 집어 들었어. 젓가락으로 쭉 찢어서 입에 넣으니, 이야… 묵은지의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지는데, 진짜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 그대로였어. 시원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입맛은 확 돋우어주더라.
이번에는 돼지 등뼈를 공략할 차례! 큼지막한 등뼈 하나를 건져서 앞접시에 놓으니, 살점이 어찌나 많이 붙어 있는지. 젓가락으로 살살 발라서 먹으니, 이야… 고기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입에서 스르륵 녹는다는 표현이 딱 맞더라. 푹 삶아져서 그런지 뼈에서 쏙쏙 빠지는 것도 얼마나 편한지.
고기 한 점 먹고, 국물 한 숟갈 떠먹으니, 이야… 속이 다 편안해지는 느낌이었어. 얼큰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온몸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묵은지와 돼지 등뼈의 조화가 환상적이더라. 밥 한 공기 시켜서 국물에 슥슥 비벼 먹으니, 진짜 꿀맛이었어.
어머니께서도 “아이고, 맛있다! 진짜 맛집 맞네!” 하시면서 어찌나 잘 드시던지.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더라. 역시 고향에 오면 이런 푸근한 밥상을 받아야 힘이 나는 것 같아.
감자탕에는 역시 사리가 빠질 수 없지. 라면사리 하나 추가해서 넣으니, 이야… 국물이 걸쭉해지면서 더욱 진한 맛이 나더라. 꼬들꼬들한 라면을 묵은지랑 같이 먹으니, 진짜 환상의 조합이었어.
어느 정도 먹고 나니, 배가 불러왔지만, 볶음밥을 안 먹을 수는 없지. 남은 국물에 밥이랑 김치, 김가루 넣고 볶아주는데, 이야… 볶음밥 냄새가 또 사람 미치게 만들더라.
직원분께서 슥슥 볶아주신 볶음밥을 냄비 바닥에 얇게 펴서 살짝 눌러붙게 만들었어. 그리고 한 숟갈 크게 떠서 입에 넣으니, 이야… 살짝 탄 듯한 볶음밥의 고소함과 김치의 아삭함, 김가루의 짭짤함이 어우러져 정말 꿀맛이었어. 배가 부른데도 계속 숟가락이 가는 거 있지.
정신없이 먹다 보니, 냄비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어. 어머니랑 둘이서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진짜 배 두드리면서 나왔지.
조마루감자탕은 맛도 맛이지만, 사장님과 직원분들의 친절함도 인상적이었어. 반찬 떨어지면 바로바로 채워주시고, “맛있게 드세요”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주시는 모습에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지더라.
가끔 서울에서는 이런 푸근한 인심을 느끼기 어려운데, 고향에 오니 어릴 적 추억도 떠오르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
순창에서 감자탕 지역명 맛집을 찾는다면, 망설이지 말고 ‘조마루감자탕’에 가보라고 강력 추천하고 싶어. 푸짐한 양과 넉넉한 인심, 그리고 무엇보다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니까. 나도 다음에 순창에 내려오면 또 들러서 뜨끈한 감자탕 한 그릇 먹고 가야겠어.
아, 그리고 여기 감자탕 말고도 돈까스도 맛있다는 소문이 있더라. 다음에는 돈까스도 한번 먹어봐야겠어.
오늘도 배부르고 따뜻한 저녁 식사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어. 역시 고향은 언제나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