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구 생활에 지쳐 잠시 뇌를 식힐 겸, 미뢰를 자극할 만한 강렬한 맛을 찾아 순천으로 향했다. 오늘 나의 실험 대상은 바로 ‘돈참’. 돈까스를 ‘참’ 잘하는 집이라니, 이 얼마나 직관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네이밍인가! 과거 학생 시절, 추억의 맛을 간직한 이들이 많다는 정보는 이미 입수 완료. 과연 이 곳의 돈까스가 내 혀를 얼마나 즐겁게 해줄지, 설레는 마음으로 차 문을 열었다.
‘돈까스가 맛있는 집’이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스테이크와 스파게티도 취급하는 듯 했지만, 오늘은 오직 돈까스에 집중하기로 한다. 가게 문을 열자, 은은하게 퍼지는 튀김 냄새가 후각 신경을 자극하며 식욕을 돋운다. 내부는 깔끔하고 넓었지만, 테이블 간 간격은 다소 좁게 느껴졌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스캔하기 시작했다. 돈까스 종류가 다양했는데, 가장 기본인 돈까스와 매운 치즈 돈까스, 그리고 볶음밥을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밑반찬이 빠르게 세팅되었다. 김치, 갓김치, 미역줄기 무침, 그리고 따뜻한 된장국과 밥. 특히 갓김치가 밑반찬으로 나오는 점이 인상적이다. 갓김치의 알싸한 맛은 돈까스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훌륭한 조력자가 될 것이다. 마치 실험을 위한 완벽한 세팅이 끝난 기분이랄까.

가장 먼저 기본 돈까스가 등장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이상적인 튀김옷의 질감이 눈으로도 느껴진다. 돈까스 소스는 머스타드 소스가 베이스인 듯, 일반적인 돈까스 소스와는 차별화된 독특한 풍미를 자랑한다. 한 입 베어 무니, 160도에서 마이야르 반응이 제대로 일어난 듯, 고기 표면에 형성된 갈색 크러스트가 바삭하게 부서지며 고소한 풍미를 폭발시킨다. 돼지 등심 특유의 담백함과 머스타드 소스의 자극적인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혀를 즐겁게 한다. 튀김옷과 고기의 비율도 적절하며, 느끼함 없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맛이 훌륭하다.
이어서 매운 치즈 돈까스가 나왔다. 돈까스 위에 듬뿍 올려진 치즈와 매콤한 소스가 시각적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준다. 캡사이신이 TRPV1 수용체를 자극하여 통증과 쾌감을 동시에 유발하는, 이른바 ‘매운 맛’의 과학이 제대로 구현된 듯하다. 치즈의 고소함과 매운 소스의 화끈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쉴 새 없이 젓가락을 움직이게 만든다. 특히, 매운 맛이 단순히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은은하게 단맛과 감칠맛이 느껴지는 복합적인 맛이라는 점이 놀라웠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볶음밥. 돈참에서는 볶음밥을 꼭 먹어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볶음밥은 돼지고기와 야채를 잘게 썰어 볶아낸, 평범해 보이는 비주얼이지만, 한 입 맛보는 순간 그 평범함은 특별함으로 바뀐다. 밥알 하나하나에 코팅된 기름은 고슬고슬한 식감을 선사하며, 은은하게 퍼지는 불향은 식욕을 더욱 자극한다. 과도한 MSG의 사용 없이도 글루타메이트 함량이 높아 감칠맛이 극대화된, 훌륭한 볶음밥이라고 평할 수 있겠다. 돈까스와 함께 먹으니, 느끼함은 사라지고 만족감은 증폭된다.
식사를 하는 동안, 혼밥을 즐기는 손님부터 가족 단위 손님, 그리고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까지 다양한 손님들을 볼 수 있었다. 돈까스라는 메뉴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이기도 하지만, 돈참만의 특별한 맛이 손님들을 끌어모으는 비결이 아닐까 생각했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돈까스에 겨자 소스가 뿌려져 나오는 점은 사전에 안내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특히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는 더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크림 파스타가 매운 맛이라는 점도 메뉴에 명시되어 있었다면 주문 시 혼란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돈참은 충분히 만족스러운 맛집이었다. 추억의 맛을 간직한 돈까스와 볶음밥은 내 미뢰를 완벽하게 사로잡았으며, 합리적인 가격 또한 매력적이다. 마치 잘 설계된 실험처럼, 모든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계산을 마치고 가게 문을 나서는 순간, 뇌 속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듯한 행복감을 느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단순한 식사 행위를 넘어,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훌륭한 활동이다. 오늘 나의 실험은 성공적이었다. 순천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돈참에 들러 추억의 맛을 경험해보는 것을 강력 추천한다. “실험 결과, 이 집 국물… 아니, 돈까스는 완벽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