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식당 같은 추억, 군산 별식당에서 맛보는 특별한 전통주 페어링 군산맛집

오랜만에 군산에 나들이를 나섰어. 예전부터 눈여겨봐뒀던 “별식당”이란 곳이 있었거든. 이름부터가 어찌나 정겹던지, 꼭 한번 가봐야겠다 맘먹고 있었지. 간판에 별이 콕 박혀있는 게, 어릴 적 밤하늘 보며 꿈을 키우던 때가 떠오르더라. 왠지 모르게 푸근한 느낌이랄까.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했던 것보다 아담하고 아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어. 은은한 조명 아래 LP 판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더라고. 벽 한쪽에는 사장님 부부의 캐리커처가 걸려있는데, 어찌나 닮았던지 혼자 피식 웃음이 났지. 두 분의 인상이 참 좋으시더라. 보자마자 ‘아, 이 집은 분명 맛집이겠구나’ 하는 확신이 들었어.

사장님 부부 캐리커처
사장님 부부의 따뜻한 미소가 담긴 캐리커처. 가게의 푸근한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하다.

자리에 앉으니 사장님께서 메뉴판을 가져다주시면서, 이것저것 설명을 덧붙여주셨어. 메뉴 하나하나에 얼마나 정성을 들이시는지 느껴지더라니까. 뭘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별식당의 대표 메뉴라는 바지락 파스타하고, 씹는 맛이 일품이라는 한우 함박스테이크를 시켰지. 그리고 이 집의 숨은 매력이라는 전통주 페어링도 빼놓을 수 없잖아? 사장님께 추천을 부탁드렸더니, 음식하고 어울리는 술을 척척 골라주시는데, 그 내공이 장난 아니더라.

주문을 하고 나니 기본 안주로 김치가 나왔는데, 이야… 이거 진짜 밥도둑이 따로 없더라. 어찌나 맛있던지, 파스타 나오기도 전에 밥 한 공기 시켜서 김치랑 뚝딱 해치웠어. 사장님 인심도 좋으셔서, 김치 더 드릴까 물어보시는데, 아주 넉넉하게 담아주시더라고. 역시 음식은 손맛이라더니, 김치에서 느껴지는 깊은 맛이, 딱 엄마가 해주던 그 맛이었어.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바지락 파스타가 나왔어. 커다란 냄비에 담겨 나오는데, 바지락 향이 코를 찌르더라. 면은 어찌나 탱글탱글한지, 입에 넣는 순간 행복감이 밀려왔어. 국물은 또 얼마나 시원한지, 마치 바지락 칼국수를 먹는 듯한 느낌도 들고. 이거 완전 술안주로 딱이겠다 싶었지.

바지락 파스타
싱싱한 바지락이 듬뿍 들어간 파스타.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사장님께서 추천해주신 전통주랑 같이 먹으니, 그 맛이 배가 되더라. 바지락 파스타의 시원한 맛과 전통주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지면서, 입안에서 아주 잔치가 벌어진다니까. 술이 술술 들어가더라고. 역시 음식에는 술이 빠질 수 없지.

파스타를 다 먹고 나니, 사장님께서 남은 국물에 밥을 볶아주시겠다고 하시더라고. 안 그래도 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아까웠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볶음밥은 또 얼마나 맛있게요? 참기름 향이 솔솔 나는 게, 정말 꿀맛이었어. 바닥에 살짝 눌어붙은 밥알까지 싹싹 긁어먹었지.

바지락 파스타 볶음밥
남은 바지락 파스타 국물에 볶아먹는 밥. 고소한 참기름 향이 식욕을 자극한다.

다음으로 나온 메뉴는 한우 함박스테이크. 뜨거운 철판 위에 올려져 나오는데, 지글거리는 소리부터가 아주 예술이었어. 함박스테이크 위에는 반숙 계란이 톡 터져 있었고, 샐러드하고 감자 샐러드도 같이 나왔어.

칼로 함박스테이크를 슥 가르니, 육즙이 좔좔 흐르는 게 보이더라. 냄새도 어찌나 좋던지, 얼른 한 입 먹어봤지. 이야…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어. 고기가 어찌나 부드러운지, 씹을 것도 없이 그냥 넘어가더라고. 소스도 너무 달거나 짜지 않고, 딱 적당해서 함박스테이크의 맛을 더 살려주는 것 같았어.

함께 나온 샐러드랑 감자 샐러드도 함박스테이크랑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특히 감자 샐러드는 달콤하면서도 부드러운 게,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었어. 느끼할 틈이 없더라니까.

함박스테이크에도 사장님 추천 전통주를 곁들였지. 이번에는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의 술이었는데, 함박스테이크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것 같았어. 술하고 음식의 조화가 이렇게 중요하구나, 새삼 깨달았지 뭐야.

옆 테이블에서는 스테이크에 오일 파스타, 명란 밥 볶음 세트를 시켰나 보더라고. 스테이크는 레어 상태로 나오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게, 정말 맛있어 보였어. 레어를 잘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미니 버너도 같이 주시는 세심함까지. 파스타도 담백하면서 깊은 맛이 난다고 칭찬이 자자하더라. 다음에는 저 세트로 한번 먹어봐야겠다 생각했지.

혼자서 술을 홀짝이고 있으니, 사장님께서 말벗도 해주시고, 전통주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시는데, 시간 가는 줄 몰랐어. 알고 보니 사장님께서 술에 대한 철학이 아주 깊으시더라고. 술 하나하나에 담긴 이야기며, 역사며, 어찌나 재미있게 설명해주시는지, 마치 심야 식당에 와 있는 기분이었어.

한 상 차림
정갈하게 차려진 한 상.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사장님께서 삭히지 않은 홍어회도 맛보라고 조금 내어주시더라고. 사실 홍어는 삭힌 것만 먹어봤지, 안 삭힌 건 처음이라 살짝 긴장했는데, 웬걸? 하나도 안 맵고, 담백하니 너무 맛있는 거야. 사모님표 김치랑 수육까지 더해서 삼합으로 먹으니, 이야… 이거 완전 천상의 맛이더라. 홍어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됐지 뭐야.

다 먹고 계산을 하려고 하는데, 사장님께서 술 한 잔을 서비스로 주시더라고. 인심이 어찌나 좋으신지. 덕분에 기분 좋게 가게 문을 나설 수 있었어. 나오면서 보니, 가게 앞에 작은 벤치도 있더라. 거기 앉아서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는데, 별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어. 왠지 모르게 알퐁스 도데의 ‘별’ 이야기가 떠오르더라.

별식당 외관
밤하늘 아래 빛나는 별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별식당.

군산 별식당은 정말 보물 같은 곳이었어. 맛있는 음식, 친절한 사장님 부부, 분위기 좋은 음악, 그리고 잊을 수 없는 전통주 페어링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곳이었지. 군산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야 할 맛집으로 내 마음속에 저장해뒀어.

아, 그리고 여기, 단골들만 안다는 김밥도 있다던데, 다음에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벌써부터 군산에 다시 갈 날이 기다려지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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