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 손맛이 그리울 때 있잖아. 왁자지껄한 도시의 화려함도 좋지만, 가끔은 소박하고 따뜻한 밥 한 끼가 간절할 때. 그런 날 있잖아, 괜히 시골 풍경이 보고 싶고, 정감 넘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지는 날. 얼마 전, 나는 마치 운명처럼 안동의 작은 식당, ‘성전식당’을 발견했지 뭐야.
사실 처음부터 엄청난 기대를 했던 건 아니야. 그냥 지나가다 배가 너무 고팠거든. 간판에 써진 ‘since 1989’라는 문구가 왠지 모르게 믿음직스럽더라고. 3대째 이어오는 식당이라는 글귀도 한몫했고.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시간 여행을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어.

낡은 문을 열고 들어서니, 따뜻한 온기가 확 느껴졌어. 테이블 몇 개 놓인 작은 공간이었는데,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였달까. 벽에는 손으로 쓴 메뉴판이 붙어 있었는데, 메뉴는 단 두 가지,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메뉴가 적으면 맛집이라는 공식, 다들 알잖아?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된장찌개(고등어구이 포함)를 주문했어. 가격도 8,000원이라니, 요즘 물가 생각하면 진짜 혜자스럽지 않아?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께서 직접 반찬을 가져다 주셨어. 할머니의 푸근한 인상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더라. 반찬은 콩나물, 시금치, 김치, 그리고 내가 진짜 좋아하는 배추생채!

된장찌개가 나오기 전에, 배추생채에 밥을 비벼 먹어봤어. 살짝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양념이 진짜 밥도둑이더라. 슥슥 비벼서 한 입 딱 먹는데, 입맛이 확 도는 거 있지? 알고 보니 이 집, 배추생채가 그렇게 유명하대. 어쩐지, 진짜 맛있더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된장찌개가 나왔어.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는 모습이 진짜 예술! 냄새도 장난 아니었어. 구수한 된장 냄새에 침이 꼴깍 넘어가더라니까.

된장찌개 안에는 두부, 호박, 감자 등 다양한 채소가 듬뿍 들어 있었어. 국물을 한 입 떠먹어 봤는데, 진짜 깊고 진한 맛이 느껴지더라. 살짝 짭짤하면서도 계속 땡기는 맛이랄까? 밥이랑 같이 먹으니까 진짜 꿀맛이었어.
된장찌개와 함께 나온 고등어구이! 겉은 살짝 탄 듯했지만, 속은 촉촉하고 부드러웠어.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서 밥 위에 올려 먹으니, 진짜 밥 한 공기 뚝딱 해치웠지 뭐야.

솔직히 말하면,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었어. 하지만 정말 정겹고 따뜻한 맛이었어. 마치 할머니가 해주는 밥처럼, 푸근하고 정이 느껴지는 맛. 그래서인지, 밥을 먹는 내내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었어.
밥을 다 먹고 계산하려고 하는데, 할머니께서 “맛있게 먹었냐”고 물어보시더라. “네, 진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라”고 하시는데, 왠지 모르게 뭉클하더라.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집이 백종원 님도 극찬하고, 허영만 님의 식객에도 나왔던 유명한 맛집이더라고. 역시, 내 입맛은 틀리지 않았어! 벽에 붙어있는 허영만 화백의 싸인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어. 식당 한쪽 벽에는 ‘배추생재레기’에 대한 극찬을 담은 손글씨도 액자에 넣어 걸려있었어. 2019년에 방문했던데, ‘아직도 입술이 화끈거립니다’라는 재치있는 문구가 눈에 띄었어.
성전식당은 화려하거나 세련된 분위기는 아니야. 오히려 허름하고 소박한 느낌이지. 하지만 그 안에는 따뜻한 정과 깊은 손맛이 살아 숨 쉬고 있어. 마치 고향집에 온 듯한 편안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곳.
솔직히, 서비스가 엄청 좋은 건 아니야. 할머니 혼자서 모든 걸 다 하시니까, 손님이 많을 때는 조금 기다려야 할 수도 있어. 하지만 그런 불편함마저도 정겹게 느껴지는 곳이 바로 성전식당이야.

벽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보니, 쌀, 돼지고기, 고등어, 팥, 김치, 된장, 고추장까지 모두 국내산을 사용한다고 쓰여 있더라. 역시,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은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심지어 두부는 미국, 중국, 껀동(광동?) 쪽은 잘 모르고 그냥 외사돈이라고 적혀 있는 위트까지!
안동에서 유명한 간고등어 전문점도 많지만, 나는 여기서 맛보는 고등어구이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가격도 착하고, 맛도 좋고, 무엇보다 정겹잖아.
성전식당은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와 정까지 느낄 수 있는 곳이야. 혼자 여행하는 사람, 조용히 식사하고 싶은 사람, 옛날 할머니 손맛이 그리운 사람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어.

아, 그리고 팁 하나! 밥에 배추생채를 듬뿍 넣고, 참기름 살짝 뿌려서 비벼 먹으면 진짜 꿀맛이야. 꼭 한번試해봐!
다음에 안동에 또 가게 된다면, 나는 주저 없이 성전식당에 다시 들를 거야. 할머니의 따뜻한 미소와 정겨운 손맛이 자꾸만 생각나거든. 혹시 안동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성전식당에서 진정한 로컬 밥집의 매력을 느껴보는 건 어때? 후회하지 않을 거야!
아, 그리고 혹시 방문하게 된다면, 할머니께 내 안부 좀 전해줘. “서울에서 온 걔, 밥 진짜 맛있게 먹고 갔다고 전해주세요!” 라고.
안동에서 만난 보석 같은 곳, 성전식당.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요! 안동 맛집 리스트에 저장 완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