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 사실 그렇게 즐겨 먹는 음식은 아니었어. 어릴 땐 밍밍한 콩 맛이 싫었고, 커서는 특유의 비린내가 영 내키지 않았거든. 근데, 있잖아. 이번에 안성 갔다가 완전 생각이 바뀌었어. 친구가 그렇게 칭찬하는 “두향”이라는 콩국수집에 반강제로 끌려갔는데, 와… 여기 진짜 찐이다.
대로변에 떡 하니 자리 잡은 “두향”은 딱 봐도 내공이 느껴지는 맛집 포스를 풍겼어. 가게 앞에 주차장이 있긴 한데, 워낙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점심시간에는 주차하기가 쪼-끔 힘들 수도 있겠다 싶더라. 내가 갔을 땐 다행히 자리가 있어서 바로 주차 성공! 평일 11시쯤 도착했는데도 이미 세 팀 정도가 기다리고 있는 거 있지?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봐.

홀은 테이블이 열여덟 개 정도 놓여 있는 아담한 규모였어. 왁자지껄한 분위기는 아니고, 차분하게 식사하기 좋은 느낌? 벽에는 유명인들 사인이 쫙 붙어있는 걸 보니, 진짜 유명한 곳은 맞나 보더라고. 자리에 앉자마자 콩국수(9,000원)를 주문했지. 메뉴가 콩국수, 팥칼국수, 만두 정도로 단촐한데, 콩국수 전문점답게 여름에는 콩국수, 만두만 주문을 받는대. 겨울에는 칼국수도 판매한다니, 겨울에 따끈한 칼국수 먹으러 다시 와야겠어.
주문하고 5분 정도 기다리니, 드디어 콩국수가 나왔어! 뽀얀 아이보리 색깔의 콩국물이 진짜 먹음직스러워 보이더라. 사진으로 봤을 때도 색감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더 황홀한 거 있지. 콩국수와 함께 김치, 양파 피클 절임이 밑반찬으로 나왔어. 콩국수에 소금이나 설탕을 넣어 먹는 사람들도 있던데, 나는 일단 기본 맛을 느껴보고 싶어서 아무것도 넣지 않고 먹어봤어.

한 입 딱 먹는 순간,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콩국수는 다 가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 콩물이 진짜 진하고 고소해! 콩 특유의 풋내나 비린 맛은 전혀 없고, 크리미하면서 깔끔한 맛만 남아있어. 면도 어찌나 쫄깃쫄깃한지, 콩국물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더라. 솔직히 말하면, 콩국수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여기 콩국수는 진짜 인생 콩국수라고 할 수 있을 정도야.

같이 나온 김치랑 양파 피클 절임도 콩국수랑 너무 잘 어울렸어. 특히 양파 피클 절임은 콩국수의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더라. 솔직히 콩국수 양이 꽤 많았는데, 너무 맛있어서 국물까지 싹싹 비웠지 뭐야. 콩국수를 다 먹고 나니, 몸 속까지 시원해지는 느낌이었어. 진짜 여름에 이만한 보양식이 없겠다 싶더라.
계산하면서 보니까 콩물도 따로 판매하고 있더라고. 콩국물이 너무 맛있어서 콩물만 따로 사가는 손님들도 많대. 나도 콩물 포장해갈까 엄청 고민했는데, 집까지 거리가 너무 멀어서 포기했어. 아, 그리고 홀서빙 구한다고 붙어있었는데, 사장님으로 보이는 두 분이서 서빙이랑 계산을 다 하시느라 엄청 정신 없어 보이셨어. 빨리 홀서빙 구하시길 응원합니다!

아, 콩국수 말고 팥칼국수도 맛있다는 후기가 많더라. 팥죽을 즐겨 먹는 편은 아닌데, 여기 팥죽은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이래. 팥칼국수를 다 먹고 나서 설탕을 뿌려 먹으면 디저트 같은 느낌도 난다니까, 다음에 가면 꼭 팥칼국수도 먹어봐야겠어. 바지락 칼국수도 시원한 국물 맛이 끝내준다고 하니, 겨울에 칼국수 먹으러 꼭 다시 와야겠다 다짐했지.
솔직히 “두향”은 서비스가 엄청 친절한 편은 아니야. 메뉴도 적은데 주문이 밀리는 현상도 있고, 메뉴 서빙 순서도 약간 복불복인 것 같아. 하지만, 음식 맛 하나는 진짜 보장할 수 있어. 콩국수 맛은 정말 진하고, 콩의 향이 그대로 느껴지거든. 맛소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지.

혹시 안성 근처에 갈 일 있다면, “두향” 콩국수는 꼭 한번 먹어봐. 콩국수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히 반하게 될 거야. 나처럼 콩국수 맛집 불모지에서 헤매던 유목민 생활을 청산하고, 콩국수에 정착하게 될지도 몰라! 진짜, 여기 콩국수는 안성 시민들의 자부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니까.
아, 그리고 “두향”은 15시부터 17시까지 브레이크 타임이니까, 시간 잘 맞춰서 가야 해. 주말에는 휴무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미리 전화해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는 점도 참고하고!
“두향”에서 콩국수 한 그릇 뚝딱하고 나오니, 세상이 다 아름다워 보이는 거 있지?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든다는 말을 실감했어. 안성 지역명에 이런 콩국수 맛집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인지 몰라. 앞으로 여름마다 “두향” 콩국수 먹으러 안성에 와야겠어.

집에 와서도 “두향” 콩국수 생각이 계속 나는 거 있지. 조만간 콩물 택배 서비스라도 시작하면 좋겠다. ㅠㅠ “두향” 사장님, 제발 콩물 택배 서비스 좀…!! 진짜 콩국수 좋아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두향” 가봐야 해. 후회는 절대 없을 거야. 내 돈 주고 사 먹은 찐 후기, 강력 추천한다!

아, 그리고 내가 갔을 때는 식당 앞 도로가 공사 중이었어. 혹시 차 가지고 가는 사람들은 참고해! 공사 때문에 조금 복잡할 수도 있어. 그래도 콩국수 맛 하나 보고 모든 불편함이 싹 잊혀졌다는 거! 진짜, 안성 “두향”은 사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