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의 추천은 늘 옳았다. 이번 제주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언니는 내 미식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여기, 고등어가 진짜 단단하고 맛있어. 쌈으로 싸 먹으면 더 최고고!” 언니의 말에 이끌려 도착한 곳은 애월읍, 눈부신 햇살 아래 반짝이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이춘옥원조고등어쌈밥이었다.
여행 전부터 설렜던 마음은 식당 문을 여는 순간 더욱 증폭되었다. 넓고 깨끗한 매장 안, 테이블마다 은은하게 흐르는 BTS의 영상은 이곳이 단순한 밥집 이상의 ‘성지’임을 알려주는 듯했다. 언니는 BTS의 열렬한 팬이었기에, 이곳 방문은 여행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였다.

BTS 멤버들이 앉았던 창가 자리는 이미 예약이 꽉 차 있었지만, 운 좋게도 창밖으로 애월의 푸른 바다가 펼쳐지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햇살에 반짝이는 윤슬, 시원한 바닷바람… 눈과 귀, 코끝까지 제주의 자연을 만끽하며 주문을 기다리는 시간마저 행복했다.
메뉴는 묵은지 고등어 쌈밥 2인분과 전복뚝배기로 결정했다. 잠시 후, 커다란 냄비에 묵은지 반 포기가 통째로 들어간 고등어 쌈밥이 등장했다. 보글보글 끓는 묵은지의 매콤한 향이 코를 자극했고,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은 저절로 침샘을 자극했다.

고등어는 노르웨이산이라고 해서 살짝 아쉬웠지만, 한 입 맛보는 순간 그런 생각은 싹 사라졌다. 고등어 특유의 비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살은 어찌나 단단하고 고소한지! 묵은지는 깊은 맛이 제대로 배어 밥 위에 척 올려 먹으니 꿀맛이었다. 특히 좋았던 건 쌈 채소로 깻잎과 상추만 제공되는 점이었다. 쌈 문화에 익숙한 내겐 다양한 채소보다 딱 먹기 좋은 것들만 나오는 게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언니는 뷔가 앉았던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며 소녀처럼 기뻐했다. 나는 그런 언니를 보며 흐뭇하게 웃었다. 쌈밥을 먹는 동안 테이블에 놓인 작은 화면에서는 계속해서 BTS 영상이 흘러나왔다. 식당 자체가 BTS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작은 팬미팅 장소 같은 느낌이었다.
전복뚝배기는 묵은지 고등어 쌈밥과는 또 다른 매력이었다. 뚝배기 안에는 딱새우, 전복, 꽃게 등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들어 있었다. 국물은 어찌나 시원하고 깊은지! 전날 과음했던 탓에 속이 불편했는데, 전복뚝배기 국물로 속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기분이었다. 탱글탱글한 전복은 씹을수록 단맛이 느껴졌고, 꽃게는 살이 꽉 차 있어 발라 먹는 재미가 있었다.

창밖으로 펼쳐진 애월 바다는 식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요소였다. 파도가 철썩이는 모습, 하늘을 가득 채운 구름, 그 모든 풍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묵은지 고등어 쌈밥의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맛, 분위기, 서비스 모든 면에서 만족스러웠기에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넓은 주차장 덕분에 주차도 편했고, 직원분들도 친절해서 기분 좋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계산을 마치고 나오니 바로 옆에 투썸플레이스가 있었다. 이춘옥원조고등어쌈밥 영수증을 제시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망설임 없이 커피를 주문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다시 한번 애월 바다를 눈에 담았다.
이춘옥원조고등어쌈밥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한 끼 식사를 넘어, 제주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언니 덕분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BTS의 흔적도 느낄 수 있었던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제주에 다시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방문하고 싶은 곳이다. 그때는 꼭 창가 자리를 예약해서 더 여유롭게 식사를 즐겨야지.
아,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이라면 돈까스 메뉴도 좋을 것 같다. 큼지막한 돈까스가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것 같았다.

여행에서 돌아온 지금도, 이춘옥원조고등어쌈밥의 묵은지 고등어찜과 전복뚝배기 맛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제주 애월의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맛집에서의 식사는, 오랫동안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