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 곁에서 즐기는 특별한 닭 요리, 청송 맛집 ‘양항약수식당’에서 맛보는 고향의 맛

어릴 적 기억 속 외할머니 댁은 늘 왁자지껄했다. 마당 한켠 평상에 둘러앉아 먹던 닭백숙의 따뜻한 온기와 구수한 냄새는,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향수 같은 기억이다. 문득 그 시절의 정겨움이 그리워, 닭 요리 전문점을 찾아 청송으로 향했다. 오늘 방문할 곳은 ‘양항약수식당’. 닭불백과 닭백숙으로 유명한 곳인데, 특히 이곳만의 특별한 닭불고기가 궁금했다.

청송으로 향하는 길은 굽이굽이 산길의 연속이었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초록색으로 가득했고, 맑은 공기가 폐 속 깊숙이 스며드는 듯했다. 드디어 도착한 ‘양항약수식당’은 소박하고 정겨운 분위기를 풍겼다. 식당 옆에는 약수탕이 자리하고 있어, 식사 전 시원한 약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일 수 있었다. 톡 쏘는 탄산 맛이 느껴지는 약수는, 왠지 모르게 소화를 돕는 듯한 기분이었다. 식당 옆 약수탕에는 거북이 조형물이 놓여있는데, 그 입에서 약수가 흘러나오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양항약수탕
식당 옆에 위치한 양항약수탕. 시원한 약수 한 모금으로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메뉴판을 살펴보니 닭불백, 닭백숙, 닭불고기 등 다양한 닭 요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고민 끝에 닭불백 2인분을 주문했다. 잠시 후, 테이블 위로 푸짐한 한 상이 차려졌다. 닭불고기를 중심으로, 정갈한 밑반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이 마치 고향집 밥상을 떠올리게 했다.

푸짐한 밑반찬
정갈하게 차려진 밑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역시 닭불고기였다. 잘게 다져진 닭고기를 양념에 버무려 구워낸 닭불고기는, 겉은 살짝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한 식감을 자랑했다. 한 입 맛보니, 은은한 불향과 함께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특히, 닭고기를 칼로 직접 다져서 만들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흔히 접하는 신촌식 닭갈비처럼 갈아서 만든 것이 아니라, 씹는 식감이 살아있어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과하지 않은 양념은 닭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입맛을 돋우는 데 충분했다.

매콤달콤한 닭불고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닭불고기는, 이곳만의 특별한 메뉴다.

함께 나온 밑반찬들도 훌륭했다. 특히, 제피가 들어간 김치는 독특한 풍미를 자랑했다. 알싸하면서도 향긋한 제피 향이 김치의 감칠맛을 한층 더 끌어올리는 듯했다. 푹 익은 김치는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졌고, 닭불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이 외에도, 호박 조림, 콩자반, 나물 등 다양한 밑반찬들이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왔다.

푸짐한 한 상 차림
닭불고기와 다양한 밑반찬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푸짐한 한 상 차림.

닭불백에는 닭백숙도 함께 제공된다. 뽀얀 국물에 닭고기와 녹두, 찹쌀 등이 듬뿍 들어간 닭백숙은 보기만 해도 든든했다. 국물 한 모금 맛보니, 깊고 진한 닭 육수의 풍미가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닭고기는 야들야들하고 부드러웠으며, 찹쌀과 녹두는 푹 퍼져 있어 소화도 잘 될 것 같았다. 닭백숙 안에는 큼지막한 닭고기 한 점이 푹 익혀져 들어가 있었다. 닭 요리 특유의 잡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뽀얀 닭백숙
깊고 진한 닭 육수의 풍미가 일품인 닭백숙.

닭불고기는 쌈 채소에 싸 먹어도 맛있었다. 신선한 상추에 닭불고기와 마늘, 고추를 올려 한 쌈 가득 입안에 넣으니, 다채로운 맛과 향이 어우러져 황홀경을 선사했다. 특히, 이곳에서 직접 담근 된장은 닭불고기의 풍미를 더욱 깊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쌈을 싸 먹을 때 된장을 조금 넣어주면, 짭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닭불고기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식사를 마치고 나니, 배가 든든하고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이었다. ‘양항약수식당’은 단순한 식당이 아닌, 고향의 따뜻한 정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닭불고기, 닭백숙, 밑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느껴졌고, 친절한 사장님의 미소는 더욱 기분 좋게 만들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신용카드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현금이나 계좌이체만 가능하니, 방문 전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과 푸근한 분위기는 이러한 불편함을 충분히 잊게 해줄 만큼 매력적이다.

청송은 예로부터 닭 요리로 유명한 지역이다. 특히, 닭불고기는 청송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 중 하나로 손꼽힌다. 하지만, 닭불고기의 맛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곳은 지나치게 달거나 짜고, 어떤 곳은 닭고기의 신선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양항약수식당’의 닭불고기는 달랐다. 신선한 닭고기를 사용하고, 과하지 않은 양념으로 맛을 내어 닭고기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살렸다.

닭불고기 외에도, 닭백숙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메뉴다. 뽀얀 국물에 닭고기와 녹두, 찹쌀 등이 듬뿍 들어간 닭백숙은,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닭 육수의 깊고 진한 풍미는, 추운 날씨에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것은 물론,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효과까지 있다.

메뉴판
다양한 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메뉴판.

‘양항약수식당’은 청송 지역 주민들은 물론, 외지인들에게도 사랑받는 청송 맛집이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만약, 닭 요리를 좋아한다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 될 것이다.

돌아오는 길,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청송의 풍경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 그리고 굽이굽이 이어진 산길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양항약수식당’에서 맛본 닭불고기의 여운은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을 것 같다. 다음에 또 청송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다시 한번 들러 닭불고기를 맛봐야겠다. 그때는 닭백숙과 함께 닭 요리의 진수를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 ‘양항약수식당’, 내 마음속의 맛집 리스트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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