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친구들과 범계에서 만나기로 한 날, 어디를 갈까 고민이 많았어. 다들 입맛도 까다롭고, 분위기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그러다가 친구 하나가 “야, 내가 진짜 숨은 맛집 하나 알아놨다!” 하면서 ‘고집132’라는 고깃집을 추천하더라고. 이름부터가 왠지 정감이 가는 게,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온 기분이 들 것 같았지. 범계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어.
약속 장소에 도착하니, 고깃집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세련된 분위기가 눈에 띄었어. 은은한 조명이 따뜻하게 비추는 게, 마치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 온 듯한 느낌이었지. 테이블 간 간격도 넓어서 편안하게 이야기 나누기에도 좋겠더라고. 보통 고깃집 하면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떠올리는데, 여기는 조용하고 차분해서 마음에 쏙 들었어.

자리에 앉자마자 밑반찬이 쫙 깔리는데, 그 종류가 어찌나 다양한지! 놋그릇에 담겨 나온 반찬들은 하나하나 정성이 느껴졌어. 특히 내 눈길을 사로잡은 건 바로 명란젓갈이었어. 짭짤하면서도 고소한 명란젓갈은 삼겹살이랑 같이 먹으면 환상의 조합이라 하더라고. 다른 고깃집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조합이라 더욱 기대가 됐지.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고기가 나왔어. 우리는 제주 백돼지 숙성 삼겹살하고 꽃목살을 시켰는데, 고기 때깔이 어찌나 곱던지! 붉은 빛깔에 촘촘히 박힌 마블링을 보니, 입안에 침이 절로 고이더라니까. 사진으로 봤을 땐 양이 적어 보였는데, 실제로 보니 꽤 푸짐했어. 역시 고기는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

고기가 불판 위에 올려지는 순간, 치익- 소리와 함께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찔렀어. 직원분들이 직접 고기를 구워주시는 덕분에, 우리는 편안하게 이야기하면서 기다릴 수 있었지. 전문가의 손길로 구워지는 고기는 역시 다르더라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게, 딱 알맞게 익혀주시는데, 그 모습만 봐도 군침이 꿀꺽 넘어갔어.
다 익은 고기를 한 점 집어서 입에 넣으니, 아이고, 이 맛 좀 봐라! 육즙이 팡팡 터지면서 입안 가득 퍼지는 풍미가 정말 끝내줬어. 숙성된 고기라 그런지, 잡내 하나 없이 고소하고 담백했지. 특히 명란젓갈이랑 같이 먹으니, 짭짤한 맛이 더해져서 느끼함은 싹 잡아주고 감칠맛은 up! 정말 환상의 조합이 따로 없더라. 왜 다들 명란젓갈을 칭찬했는지 알겠더라고.

여기 ‘고집132’만의 특별한 점이 또 하나 있는데, 바로 고기를 굽는 방식이었어. 보통 고깃집에서는 고기를 한 점씩 구워 먹는데, 여기서는 어느 정도 익으면 야채랑 같이 볶듯이 구워주시더라고. 덕분에 고기에 야채의 향긋함이 배어들어 더욱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어. 특히 같이 구워 먹는 꽈리고추는 매콤한 맛이 더해져서 느끼함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지.
고기를 정신없이 먹고 있는데, 딱새우 된장찌개가 나왔어. 뚝배기 안에는 딱새우가 듬뿍 들어가 있었는데, 국물 맛이 정말 시원하고 깊더라. 옛날 엄마가 해주시던 그 맛이야! 된장찌개 한 숟갈 뜨면, 고향 생각도 나고, 왠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맛이었어. 안에 들어있는 딱새우는 껍질째 씹어 먹으니, 톡톡 터지는 식감도 좋고, 고소한 맛도 일품이었지.

솔직히 말하면, 고기 자체의 퀄리티가 엄청나게 뛰어나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어. 육즙이 부족하고 살짝 퍽퍽한 느낌이 드는 부분도 있었거든. 하지만 ‘고집132’는 맛보다는 서비스와 분위기로 승부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직원분들은 하나같이 친절하고, 세심하게 챙겨주시는 덕분에, 불편함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지. 게다가 어두운 조명 아래 은은하게 빛나는 인테리어는, 마치 고급 레스토랑에 온 듯한 기분을 선사해줬어.
범계는 주차하기가 정말 힘든 곳인데, ‘고집132’는 주차 공간도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고, 2시간 무료 주차도 지원해줘서 너무 편했어. 차를 가지고 오는 손님들에게는 정말 희소식이 아닐 수 없지.

다 먹고 나니, 배도 부르고 기분도 좋고,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였어.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니, 스트레스도 싹 풀리는 기분이었지. ‘고집132’는 맛도 맛이지만,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 덕분에, 누구와 함께 와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다음에 또 범계에 올 일이 있다면, ‘고집132’에 다시 방문할 의향이 있어. 그 때는 다른 메뉴도 한번 먹어봐야지. 특히 꽃게 된장찌개는 속이 꽉 찬 꽃게가 들어있다고 하니, 꼭 한번 맛보고 싶어. 물론 가격대가 조금 부담스럽긴 하지만, 퀄리티를 조금 낮추고 가격을 낮춰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고집132’, 처음에는 이름만 보고 왠지 고집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와보니 따뜻하고 정겨운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 범계에서 삼겹살 생각날 땐, 무조건 여기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숨겨진 보석 같은 범계 맛집을 발견한 것 같아서, 왠지 득템한 기분이었어.

아, 그리고 식당 입구가 주차장 쪽에 있어서, 처음에는 찾기가 조금 어려울 수도 있어. 하지만 한번 들어가 보면, 왜 이곳이 숨은 맛집인지 알게 될 거야. 나처럼 말이지. ‘고집132’는 한번 들어가기 어렵지, 한번 들어가면 단골 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걸 잊지 마!
오늘도 맛있는 음식 덕분에 행복한 하루를 보냈어. 역시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아.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갈까? 벌써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