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멍 손맛 그대로, 용두암 갈치구이 맛집에서 만나는 제주 고향의 맛

아이고, 제주도 간다고 설레는 맘으로 며칠 밤을 잠도 설쳤지 뭐. 뱅기에서 내리자마자 제일 먼저 생각난 게 뭔 줄 아나? 바로 따끈한 밥에 갓 구운 갈치 한 점 얹어 먹는 거였어. 제주공항 근처에 갈치 맛나게 하는 집이 있다길래, 렌트카 잽싸게 빌려 곧장 달려갔지. 이름하여 ‘충민정’. 간판부터가 정겹고 믿음직스럽더라니.

충민정 식당 외부 간판
저 멀리서도 한눈에 보이는 “충민정” 간판. 맛있는 갈치 먹을 생각에 발걸음이 절로 빨라진다니까.

문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었지만,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 참 맘에 들었어. 벽에 큼지막하게 그려진 그림이 눈에 띄는데, 짐을 한가득 짊어진 어부의 모습과 함께 “내 어깨와 세월에 지고 온 것은 꽃이었더라”라는 문구가 쓰여 있더라. 왠지 모르게 뭉클해지는 것이, 이 집 갈치 맛은 분명 보통이 아닐 거란 예감이 들었지.

충민정 식당 내부 벽화
벽에 쓰인 글귀처럼, 충민정 갈치에는 세월의 깊은 맛이 느껴지는 듯해.

자리에 앉자마자 고민할 것도 없이 통갈치구이 2인분을 시켰어. 제주까지 왔으니, 이 정도는 먹어줘야 쓰겄지? 메뉴판을 보니 갈치조림도 맛있다 캄서. 다음에는 꼭 조림도 먹어봐야겠다 생각했지. 잠시 기다리니 밑반찬들이 촤라락 깔리는데, 이야, 이것만으로도 밥 한 그릇 뚝딱하겠더라.

통갈치구이 정식 밑반찬
소박하지만 정갈한 밑반찬들. 하나하나 맛깔스러워서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인다니까.

특히 톳 무침이랑 토마토김치가 특이했는데, 둘 다 입맛 돋우는 데는 아주 그만이었어. 짭짤한 톳에 새콤달콤한 토마토김치라니, 어멍의 손맛이 느껴지는 맛이랄까. 미역 대신 보말이 들어간 보말국도 시원하니 속을 확 풀어주는 것이, 밥 말아 먹으니 꿀맛이더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통갈치구이가 나왔어. 어찌나 크던지, 상다리가 휘청거릴 정도였지. 은빛 자태를 뽐내는 갈치,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게 보기만 해도 군침이 꼴깍 넘어갔어. 사장님께서 직접 갈치 뼈를 발라주시는데, 어찌나 능숙하신지 순식간에 먹기 좋게 만들어주시더라. 사진 찍을 시간도 넉넉하게 주시니, 인스타에 자랑할 사진 백만 장은 찍어놨지. 갈치 알은 따로 가져가셔서 더 노릇하게 구워다 주시는 센스까지!

통갈치구이와 메뉴판
두툼한 갈치 살 좀 보소! 저걸 밥 위에 턱 얹어 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잘 발라진 갈치 살 한 점을 흰 쌀밥 위에 턱 얹어서 먹으니, 이야… 입에서 살살 녹는다는 게 바로 이런 거구나 싶더라. 어찌나 담백하고 고소한지,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었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정말이지 환상의 맛이었어. 간도 딱 맞게 되어 있어서, 밥이랑 먹으니 정말 꿀떡꿀떡 잘 넘어가더라.

뼈가 발라진 통갈치구이
사장님의 능숙한 솜씨로 갈치가 순식간에 해체되는 광경. 뼈 발라 먹을 걱정은 뚝!

갈치 살 발라먹고 남은 뼈는 어쩌냐고? 걱정할 필요 없어. 사장님께 부탁드리면, 뼈도 바삭하게 구워주시거든. 뼈에 붙은 살 발라 먹는 재미도 쏠쏠하고, 과자처럼 바삭해서 자꾸만 손이 가더라.

정신없이 갈치를 해치우고 나니, 배가 빵빵해졌어. 아무리 배불러도 좁쌀 막걸리는 포기할 수 없지.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켜니, 갈치의 느끼함도 싹 가시는 것이, 정말이지 천국이 따로 없더라.

충민정 식당 외부
밤에 본 충민정은 또 다른 느낌. 따뜻한 불빛이 왠지 모르게 포근하게 느껴진다.

계산하면서 사장님께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인사드리니, 환하게 웃으시면서 “다음에 또 오세요” 하시는데, 그 인심에 또 한 번 감동했지. 나오면서 보니 갈치, 고등어, 옥돔, 자리젓 등 택배 판매도 하시더라. 집에 있는 가족들 생각나서 갈치 한 상자 얼른 주문했지.

아, 주차는 가게 앞에 갓길에 해야 하는데, 자리가 없을 수도 있어. 근처 골목에 알아서 잘 대야 한다. 이 점은 좀 아쉽지만, 갈치 맛 하나만으로도 모든 게 용서된다는 거!

제주도 여행 가서 싱싱한 갈치구이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용두암 근처 “충민정”에 꼭 한번 들러보라고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후회는 절대 없을 거다. 나도 다음에 제주도 가면 또 들러서, 이번엔 갈치조림 꼭 먹어볼 거라 다짐했지. 아이고, 쓰다 보니 또 먹고 싶네. 조만간 택배 시켜서 밥상에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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