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아울렛에서 쇼핑하고, 남여주 IC를 지나 7분 정도 차를 달려 도착한 곳. 큰 길가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가니, 마치 숨겨진 정원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이런 곳에 이런 맛집이 있을 줄이야! 솔직히,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그 모든 의심은 기대로 바뀌었다.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꾸밈없이 소박한 인테리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는 분위기였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메뉴판을 펼쳐 들었다. 불고기 밥상도 땡겼지만, 오늘 나의 레이더망에 걸린 건 바로 이 집의 간판 메뉴, 어복쟁반! 거기에 진주냉면 세트까지, 풀코스로 즐겨보기로 결정했다.
주문 후, 밑반찬들이 하나둘씩 테이블에 놓이기 시작했다. 멸치볶음, 김치, 샐러드 등등… 하나하나 정갈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 일단 합격점을 줬다. 특히 김치는, 겉절이 스타일로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었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부터, 젓가락이 쉴 새 없이 움직였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 어복쟁반 등장! 놋으로 만든 쟁반에 푸짐하게 담겨 나온 모습에 입이 떡 벌어졌다.

소고기, 만두, 유부주머니, 각종 버섯과 채소들… 형형색색의 재료들이 놋쟁반 안에서 조화로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뽀얀 멸치 육수가 끓기 시작하자, 쟁반 안의 재료들이 더욱 먹음직스럽게 변해갔다. 냄새부터가 이미 게임 끝. 이건 맛이 없을 수가 없는 조합이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와… 진짜 미쳤다! 슴슴하면서도 깊은 맛이 느껴지는 육수. 간이 세지 않아서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유부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속 재료들이 예술이었다.
어복쟁반에 들어간 재료 하나하나가 전부 퀄리티가 남달랐다. 특히 표고버섯전은 진짜 레전드였다.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완벽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다.
소고기는 또 어떻고. 젓가락으로 살짝 들어 올려, 특제 소스에 콕 찍어 먹으니, 입 안에서 사르르 녹아내리는 듯했다. 잡내 하나 없이,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 진짜 좋은 재료를 썼다는 게 느껴졌다.

만두도 빼놓을 수 없지. 피는 얇고 속은 꽉 찬, 내가 딱 좋아하는 스타일의 만두였다. 육즙이 팡팡 터지는 게, 진짜 대박이었다. 어복쟁반 하나 시켰을 뿐인데, 이렇게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니, 완전 혜자 아니냐?!
어복쟁반을 어느 정도 먹어갈 때쯤, 진주냉면이 등장했다. 놋그릇에 담겨 나온 진주냉면은, 보기만 해도 시원함이 느껴졌다. 냉면 위에는 육전과 계란 지단이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진주냉면 특유의 슴슴한 육수. 하연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면발은 어찌나 쫄깃쫄깃하던지. 면치기를 하는 순간, 입 안 가득 퍼지는 행복감이란! 냉면과 함께 나온 열무김치도 진짜 꿀맛이었다. 살짝 익은 열무김치의 시원하고 아삭한 식감이, 냉면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육전도 빼놓을 수 없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육전은, 진주냉면의 화룡점정이었다. 육전만 따로 시켜 먹어도 후회하지 않을 맛이었다.
솔직히, 어복쟁반 먹을 때부터 이미 배가 불렀다. 하지만 진주냉면을 보는 순간,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건 무조건 먹어야 해! 라는 사명감으로, 마지막 면발까지 클리어했다.
다 먹고 나니, 진짜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음식을 먹으니, 속도 편안하고, 온몸에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었다.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갔는데, 사장님으로 보이는 분이 계산대에 있었다. 친절하다는 느낌보다는, 뭔가 FM적인 느낌? 하지만 음식 맛으로 모든 게 용서된다.
여주 그늘집은, 위치가 살짝 외진 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웨이팅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라고 한다. 내가 방문한 날도, 평일 점심시간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았다. 주말에는 얼마나 더 많을까?
가족 단위 손님들도 많이 보였다. 어복쟁반이나 불고기 밥상 같은 메뉴들이, 어른들이나 아이들 모두 좋아할 만한 맛이라 그런 것 같다. 실제로 옆 테이블에서는, 아이들이 어복쟁반에 들어있는 만두를 너무 맛있게 먹고 있었다.
나오는 길에, 뒤쪽에 있는 텃밭이랑 연못도 구경했다. 식당에서 직접 키우는 채소들로 음식을 만든다고 하니, 더욱 믿음이 갔다. 연못에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었는데, 밥 먹고 나와서 잠시 산책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여주 그늘집. 여주 아울렛이나 인근 골프장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꼭 한번 들러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특히, 추운 겨울에 따끈한 어복쟁반 국물 한 모금이면, 온몸이 사르르 녹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불고기 밥상도 꼭 한번 먹어봐야겠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복쟁반에 진주냉면 말고, 만두전골도 한번 추가해서 먹어볼까? 벌써부터 다음 방문이 기다려진다.
아, 그리고 여기, 주차장도 넓어서 주차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웨이팅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방문해도 좋을 듯!
진짜, 여긴 찐이다. 여주 맛집 찾는다면 무조건 여기 가세요. 두 번 가세요. 세 번 가세요! 후회 안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