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날, 따뜻한 국물이 간절해졌다. 친구가 예전부터 극찬하던 옥자가 문득 떠올랐다. “야, 거기 쌀국수가 진짜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춘 곰탕st 국물이라는데, 안 가볼 수 없지!” 곧장 연남동으로 향했다. 좁다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저 멀리 ‘옥자’라고 쓰인 간판이 보였다. 드디어 찾았다! 뭔가 숨겨진 보물을 발견한 듯한 기분?
밖에서 언뜻 보이는 내부는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테이블은 많지 않았지만,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바 테이블 위주로 좌석이 배치되어 있었는데, 혼자 와서 조용히 식사하기에도 좋을 것 같았다. 실제로 혼밥하러 온 손님들도 꽤 보였다.

메뉴판을 보니 쌀국수 종류가 꽤 다양했다. 차돌양지 쌀국수, 사태비빔국수, 그리고 한정 메뉴인 참깨비빔국수까지! 뭘 먹어야 할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가장 기본인 차돌양지 쌀국수를 주문했다. 그리고 튀김도 포기할 수 없어서 모듬 튀김도 하나 추가했다. 겨울이니까 진도홍주 하이볼도 한 잔 시켜봤다.
주문을 마치고 가게를 둘러보니, 인테리어가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뻤다. 은은한 조명 아래 나무로 된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고, 벽에는 작은 그림들이 걸려 있었다. 배경음악도 잔잔하게 흘러나와 편안한 분위기를 더했다. 데이트 장소로도 손색없을 듯!
오픈 키친이라 요리하는 모습이 훤히 보였다. 셰프님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쌀국수를 만들고, 튀김을 튀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위생에도 신경 쓰는 듯, 깔끔하게 정돈된 주방이 믿음직스러웠다.
드디어 기다리던 쌀국수가 나왔다. 뽀얀 국물 위에 차돌박이와 양지가 듬뿍 올려져 있었고, 쪽파와 고추가 고명으로 더해져 먹음직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했다. 그릇도 뭔가 신경 쓴 느낌. 옥자라는 가게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일단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와… 진짜 이건 쌀국수가 아니라 곰탕인데? 맑고 깊은 국물 맛이 정말 끝내줬다. 흔히 먹는 베트남 쌀국수와는 전혀 다른, 한국인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이었다. 돼지 곰탕 스타일이라고 해야 하나? 암튼 진짜 술 안 마셨는데 해장되는 기분 뭔지 알지?
면도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해서 식감이 좋았다. 차돌박이와 양지도 야들야들하니 입에서 살살 녹았다. 고기 양도 넉넉해서 면이랑 같이 먹으니 정말 꿀맛이었다. 고수도 추가해서 먹을 수 있다니, 고수 러버들은 무조건 추가해야 한다.

쌀국수를 먹다가 살짝 느끼하다 싶을 땐, 같이 나온 다진 양파와 고추를 넣어 먹으면 된다. 매콤하면서도 알싸한 맛이 느끼함을 잡아줘서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테이블마다 해선장과 스리라차 소스도 준비되어 있으니, 취향에 따라 넣어 먹으면 된다.
모듬 튀김도 비주얼부터 장난 아니었다. 깻잎 튀김, 새우 튀김,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특이한 튀김까지! 갓 튀겨져 나와서 따끈따끈했고, 튀김옷도 바삭바삭했다. 특히 깻잎 튀김이 향긋하니 정말 맛있었다.

진도홍주 하이볼은 처음 마셔봤는데,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홍주의 은은한 향과 하이볼의 청량함이 어우러져 정말 상큼하고 맛있었다. 쌀국수랑도 잘 어울리고, 튀김이랑도 찰떡궁합이었다.
정신없이 쌀국수와 튀김을 먹다 보니 어느새 그릇이 텅 비어 있었다.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진짜 국물 한 방울 남기기 아까운 맛이었다. 배는 불렀지만, 뭔가 아쉬운 마음에 참깨비빔국수를 하나 더 시켜봤다.

참깨비빔국수는 차돌양지 쌀국수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고소한 참깨 향이 코를 자극했고, 쫄깃한 면발과 매콤달콤한 양념이 입맛을 돋우었다. 특히 톡 터지는 노른자를 비벼 먹으니 진짜 미친 맛이었다. 왜 한정 메뉴인지 알 것 같았다.
다 먹고 나니 정말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기분 좋은 포만감이었다. 옥자에서 정말 만족스러운 식사를 했다. 솔직히 연남동 주민으로서 여기 완전 인정한다. 찐 맛집임!
계산을 하려고 보니, 면 추가가 무료라고 쓰여 있었다. 대박! 게다가 밥도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사장님 인심 최고! 다음에 방문하면 면 추가해서 밥까지 말아 먹어야겠다.

옥자는 흔히 먹는 베트남 쌀국수와는 차별화된, 한국식 쌀국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곰탕 같은 깊은 국물과 쫄깃한 면발, 그리고 푸짐한 고명까지! 어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완벽한 쌀국수였다. 게다가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 친절한 서비스까지 더해져 더욱 만족스러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아, 그리고 여기 생활의 달인에도 나왔대!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괜히 더 뿌듯해지는 기분?
솔직히 옥자는 나만 알고 싶은 그런 곳이지만, 너무 맛있어서 공유하지 않을 수가 없다. 연남동에 간다면 꼭 한번 방문해 보길 추천한다. 특히 쌀쌀한 날씨에 따뜻한 국물이 생각난다면, 무조건 옥자로 달려가세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나오는 길에 보니, 가게 앞에 작은 입간판이 세워져 있었다. 옥자의 로고와 함께 ‘한국식 쌀국수’라고 쓰여 있었다. 그 문구를 다시 보니, 옥자의 쌀국수가 왜 그렇게 맛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 정성껏 만든 쌀국수, 그게 바로 옥자의 매력이 아닐까.
집에 돌아와서도 옥자의 쌀국수 맛이 계속 맴돌았다. 조만간 또 방문해야겠다. 다음에는 다른 메뉴도 먹어봐야지! 아, 그리고 홍대에서 데이트하고 나서 옥자에서 쌀국수 한 그릇 하는 코스도 완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