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골목에서 만난 대만 향기, 양밍산에서 맛보는 특별한 중식 맛집 탐험기

어느 토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브런치를 먹으러 나섰다. 목적지는 서대문구 연희동. 홍제천을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오늘의 목적지, ‘양밍산’이 눈앞에 나타났다. 간판에 쓰인 陽明山 세 글자가 왠지 모르게 설레게 했다. 대만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기분.

양밍산은 타이베이 근교의 국립공원 이름인데, 그걸 상호로 쓰다니! 사장님 센스에 감탄하며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노란색으로 포인트를 준 외관이 멀리서도 눈에 띄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더욱 아기자기하고 정감 있었다. 에서 보이는 것처럼, 빨간색 간판에 금색 글씨로 쓰인 ‘陽明山’이 강렬하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향수를 자극하는 느낌.

12시쯤 도착했는데, 이미 테이블은 거의 만석이었다. 다행히 딱 한 자리가 남아있어서 웨이팅 없이 바로 앉을 수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테이블 수는 대략 5개 정도로 아담한 편. 테이블링 시스템은 따로 없는 듯했다. 가게 앞에 잠시 서서 기다려야 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양밍산 외부 전경
멀리서도 눈에 띄는 양밍산의 외관. 노란색과 빨간색의 조화가 인상적이다.

메뉴를 보니 짜장면, 짬뽕 같은 흔한 메뉴 외에 우육면, 어향동고 같은 대만, 중식 요리들이 눈에 띄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가지튀김과 오랜만에 유니짜장, 그리고 대만 음식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우육면을 주문했다. 중국집에서 흔치 않게 생맥주를 팔고 있길래, 시원하게 생맥주도 한 잔 추가했다.

주문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맥주가 먼저 나왔다. 살얼음이 살짝 낀 잔에 담긴 맥주를 보니 절로 갈증이 해소되는 기분이었다. 첫 모금을 들이켜니, 톡 쏘는 탄산과 시원함이 온몸을 감쌌다. 역시 튀김 요리에는 맥주가 빠질 수 없지.

맥주를 홀짝이고 있으니,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군만두가 나왔다. 딱 봐도 시판용 만두가 아닌, 직접 손으로 빚은 듯한 비주얼이었다. 만두피는 얇은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두툼했고, 겉면은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있었다. 를 보면 알겠지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젓가락으로 하나를 집어 들고 조심스럽게 베어 물었다. 겉은 바삭하면서도 쫄깃했고, 안에서는 육즙이 팡 터져 나왔다. 돼지고기와 파로 속을 채운 만두소는 간간하면서도 풍미가 깊었다. 특히, 씹을 때마다 느껴지는 파의 향긋함이 인상적이었다. 튀기듯이 구워낸 만두피에서는 은은하게 밀가루 향이 느껴졌다.

곧이어 반반 튀김이 나왔다. 반반 튀김은 고기튀김과 가지튀김을 함께 맛볼 수 있는 메뉴였다. 둘 다 먹어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반반 메뉴가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직원분께서 고기튀김은 소금에, 가지튀김은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먼저 고기튀김을 소금에 콕 찍어 먹어봤다. 튀김옷은 바삭하기보다는 폭신한 식감이었고, 얇게 썬 돼지고기는 튀김옷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짭조름하게 간이 되어 있어서, 맥주 안주로 딱이었다.

하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이 가지튀김이었다.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 순간부터, 묵직함이 느껴졌다. 을 보면 알겠지만, 큼지막한 가지 안에 고기소를 듬뿍 채워 넣고 튀겨낸 것 같았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물자, 뜨거운 육즙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튀김옷은 정말 바삭했고, 가지 안에는 돼지고기 소가 듬뿍 들어있었다. 마치 소룡포를 먹는 것처럼, 기름진 풍미가 입안 가득 퍼졌다. 특히, 가지 특유의 은은한 단맛과 돼지고기의 고소함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가지튀김은 정말 지금까지 먹어본 가지튀김과는 차원이 다른 맛이었다. 단순한 가지튀김이 아니라, 마치 고급 요리를 먹는 듯한 느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튀김옷, 육즙 가득한 돼지고기 소, 그리고 은은한 가지의 향까지, 모든 요소가 완벽하게 어우러졌다. 왜 다들 가지튀김, 가지튀김 하는지 먹어보니 알 것 같았다. 솔직히 가지튀김 때문에 이 집은 무조건 재방문이다.

반반 튀김 (가지튀김, 고기튀김)
겉바속촉의 정석, 양밍산의 시그니처 메뉴 반반 튀김. 특히 가지튀김은 꼭 먹어봐야 한다.

다만, 가지튀김에 함께 나오는 칠리소스는 조금 아쉬웠다. 내 입맛에는 칠리소스보다는 간장 베이스의 소스가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에서도 칠리 소스가 찍힌 가지튀김의 모습이 보이는데, 다음에는 간장을 요청해봐야겠다.

튀김을 어느 정도 먹고 나니, 식사가 나왔다. 먼저 유니짜장. 정말 오랜만에 먹는 유니짜장이었다. 면 위에 곱게 갈린 돼지고기, 양파, 짜장 소스가 듬뿍 올려져 있었다. 짜장 소스에서는 윤기가 좌르르 흘렀고, 고소한 향이 코를 자극했다.

젓가락으로 면과 짜장 소스를 잘 비벼서 한 입 먹어봤다. 짜장 소스는 면에 착 달라붙어 입안 가득 퍼져 나갔다. 다른 중국집 짜장면보다 덜 달고 덜 자극적인 맛이었다. 돼지고기는 곱게 갈려 있었지만, 풍미는 그대로 살아있었다. 면은 탱글탱글하고 쫄깃했고, 짜장 소스와의 조화도 훌륭했다.

다음은 우육면. 대만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우육면은 다른 중국집에서는 흔하게 볼 수 없는 메뉴라 더욱 기대가 컸다. 큼지막한 그릇에 담겨 나온 우육면은 뽀얀 국물과 큼지막한 소고기, 청경채, 그리고 고추기름이 먹음직스럽게 올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봤다. 타이베이에서 먹었던 우육면보다는 덜 기름지고 마일드한 맛이었다. 한국인 입맛에 맞춰서인지, 고추기름을 살짝 넣어 매콤한 맛을 더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덕분에 느끼함은 줄고, 시원한 맛이 더해져 계속 국물을 떠먹게 됐다.

면은 쫄깃했고, 국물과 잘 어우러졌다. 고기는 부드러웠고, 국물을 듬뿍 머금고 있어서 더욱 맛있었다. 양도 푸짐해서, 정말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다. 을 보면 메뉴판에 우육면이 12,000원으로 적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격은 조금 있는 편이지만, 맛과 양을 생각하면 아깝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양밍산의 음식들은 깔끔하고 정갈했다. 튀김 요리는 바삭했고, 면 요리는 쫄깃했다. 간도 적당했고, 느끼함도 덜했다. 마치 대만 현지에서 먹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어느새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역시 맛집은 맛집인가 보다. 처럼, 가게 앞에는 나무들이 우거져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잠시 쉬어갈 수도 있겠다 싶었다.

다음에 방문하면 가지튀김, 고기튀김 반반에 우육면을 꼭 다시 시켜 먹어야겠다. 그리고 오향장육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을 보면 오향장육의 비주얼이 꽤나 훌륭해 보인다. 짠슬 대신 졸인 달걀이 나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하니, 그 맛이 더욱 궁금해진다.

양밍산은 홍제천 근처에 있어서, 식사 후에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특히, 봄에는 홍제천로에 벚꽃이 활짝 핀다고 하니, 벚꽃 구경과 함께 양밍산에서 맛있는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아, 그리고 화장실은 가게 맞은편에 있는 공중화장실을 이용해야 한다. 이 점은 조금 아쉽지만, 맛있는 음식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

연희동에서 대만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양밍산에 꼭 한번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특히, 가지튀김은 정말 강력 추천이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군만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군만두. 직접 손으로 빚은 듯한 비주얼이 인상적이다.
프리미엄 백주 광고
가게 앞에 세워진 프리미엄 백주 광고. 튀김 요리와 함께 즐기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오향장육
다음에 꼭 먹어봐야 할 오향장육. 비주얼부터가 남다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