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여행, 혼자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오히려 혼자라서 더 여유롭게, 내 취향대로 움직일 수 있으니까. 이번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하나, 영월 서부시장의 명물 메밀전병을 맛보는 것! 혼밥 레벨 만렙인 나에게 시장 구경하며 맛있는 거 찾아 먹는 것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 영월역에서 내려 슬슬 걸어 서부시장으로 향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활기 넘치는 분위기가 나를 반겼다.
시장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유독 한 곳에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게 보였다. 직감적으로 ‘아, 저기가 미탄집이구나!’ 싶었다. 간판에는 “21 | 별빛품은 영월시장 | 미탄집 | 010 5375 5001 | 메밀전병 | 올챙이묵 | 메밀부치기” 라고 적혀있었다. 메뉴 이름이 정겹다. 평소 웨이팅 질색하는 나지만, 여기까지 왔으니 기다려보기로 했다. 다행히 혼자 온 덕분에, 테이블 회전이 빠른 덕분인지 생각보다 금방 자리가 났다. 혼밥, 오늘도 성공!

메뉴는 단촐하다. 메밀전병, 메밀부침, 그리고 올챙이국수. 혼자 왔으니 욕심부리지 않고 메밀전병 하나만 시켜볼까 하다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하는 생각에 메밀전병과 올챙이국수를 주문했다. (사실 메밀부침도 땡겼지만, 혼자 다 먹을 자신은 없었다.) 주문을 마치자마자,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철판 위에서 쉴 새 없이 메밀전을 부치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전병을 말아내는 모습이 마치 전병 공장을 연상케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메밀전병이 나왔다. 얇게 부쳐진 메밀전 안에 김치 속이 듬뿍 들어있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았다. 한 입 베어 무니, 고소한 메밀 향과 매콤한 김치 속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었다. 특히, 김치 속이 너무 짜거나 맵지 않고 딱 적당해서 좋았다. 겉은 쫄깃하고 속은 아삭한 식감도 일품이었다. 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지, 왜 영월에 오면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인지 알 것 같았다. 솔직히 살면서 먹어본 메밀전병 중에 제일 맛있었다.

메밀전병을 몇 입 먹으니, 곧이어 올챙이국수가 나왔다. 묵처럼 흐물흐물한 면발이 정말 올챙이처럼 생겼다. 육수에 김치가 송송 썰어져 있고, 김 가루가 듬뿍 뿌려져 있었다. 국물부터 한 입 맛보니,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쫄깃한 면발은 아니었지만, 혀로도 끊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러워서 먹기 편했다. 특히, 고소한 국물과 아삭한 김치의 조합이 정말 좋았다. 메밀전병의 매콤함을 올챙이국수가 시원하게 잡아주는 느낌이랄까.
혼자 여행을 하다 보면, 가끔 밥 먹는 게 망설여질 때가 있다. 특히, 2인분 이상 주문해야 하는 곳이나, 단체 손님 위주로 받는 곳은 혼자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미탄집은 혼자 와도 전혀 눈치 보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오히려 혼자 온 손님들이 꽤 많았고, 다들 맛있게 음식을 즐기고 있었다. 나처럼 혼자 여행 온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정신없이 메밀전병과 올챙이국수를 먹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다. 솔직히 배가 엄청 불렀지만, 왠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포장해갈까 잠시 고민했지만, 짐이 많아지는 게 싫어서 포기했다. 다음에 영월에 오게 된다면, 꼭 다시 들러서 메밀부침까지 섭렵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가게를 나섰다.
계산을 하려고 보니, 현금 또는 계좌이체만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 세상에 카드 안 받는 곳이라니! 당황했지만, 다행히 현금을 챙겨와서 무사히 계산할 수 있었다. 혹시 미탄집에 방문할 계획이라면, 현금을 꼭 챙겨가도록 하자. 참고로, 주차는 근처 서부주차장1에 하면 주차권을 받을 수 있다.
미탄집을 나와 다시 시장 구경에 나섰다. 갓 튀겨낸 닭강정, 갖가지 젓갈, 싱싱한 채소 등 다양한 먹거리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닭강정은 짭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정말 일품이었다. 메밀전병과 함께 먹으니 환상의 조합이었다. 시장 인심도 후해서, 이것저것 맛보라고 권하는 상인들 덕분에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영월 서부시장에서의 혼밥은 정말 성공적이었다. 맛있는 음식, 활기 넘치는 분위기, 그리고 친절한 사람들까지 모든 것이 완벽했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혼밥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영월 서부시장과 미탄집을 강력 추천한다. 혼자여도 괜찮아! 맛있는 음식과 함께라면, 어디든 천국이 될 수 있다.
미탄집에서는 메밀의 원산지에 대한 명확한 표기가 없다는 점,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들이 전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또한, 젓갈액이 들어간 소스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맛 하나만 놓고 보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곳이다. 특히, 갓 구워져 나오는 메밀전의 고소함은 정말 잊을 수 없다.

다만, 서비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불친절하다거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다는 평도 있었지만, 내가 방문했을 때는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바쁜 와중에도 친절하게 응대해주셔서 감사했다.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도록 하자.
영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영월 서부시장에 들러 미탄집의 메밀전병을 꼭 맛보길 바란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가성비 최고의 맛집이다. 혼자 여행하는 사람도,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사람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곳이다. 오늘도 혼밥 성공! 다음에는 또 어떤 맛집을 찾아 떠나볼까? 영월 지역의 숨겨진 맛집을 찾아다니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다.




